학교 현장에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쓸 터

현재 필자는 부산자동차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이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2009년 11월, 부산 교육청으로부터 기업경영인 출신 인사를 학교장으로 영입하려고 하니 추천을 해달라는 공문을 접하면서, 이것이 바로 필자가 은퇴에 맞춰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생각되어 지원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그 나이에 그러한 도전을 결심한 것에 대한 격려도 있었지만, “급여 및 처우가 너무 차이가 날 텐데 괜찮겠느냐?”, “복지부동의 교육계를 변화시키려면 쉽지 않을 텐데 그 나이에 왜 뛰어 들려고 하는가?” 하는 우려 섞인 충고와 함께 만류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33년간 삼성그룹과 르노그룹에서 인사 전문가로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국내 최초’라는 조명을 받으며 마이스터고 부산자동차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느낀 소감은 한 마디로 왜 주변에서 우려하고, 만류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일부 교장들의 비리가 모든 교장이 그런 것처럼 신문에 연일 게재되어 학생들 앞에 서기가 쑥스럽게 만들고(물론 대우를 받으려고 교장이 된 것은 아니지만, 환갑 나이에 유럽 출장 시에도 이코노미 항공티켓이 지급된다), 기업에 제자들의 취업을 위해 방문요청을 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응답조차 없다. 한 마디로 교장의 권위는 땅에 떨어진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1년이 지난 현재 교장으로 전직을 결심한 필자의 선택은 훌륭한 것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우리학교 학생들과 하루하루의 생활은 정말로 행복하고 보람되며, 또한 젊은 학생들과의 생활을 통해 더 젊어지는 느낌이다. 참고로 마이스터고에 대해 언론에 많이 소개되었지만, 그래도 모르는 분이 대부분인 것 같아 소개해 본다. 특성화고(과거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설립목적과는 다르게 취업은 하지 않고, 80%가 대학(대부분이 전문대)에 진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현 정부에서는 교육의 Bubble을 없애고, 특성화고의 당초 설립취지에 맞도록 전원 취업을 목표로 “마이스터고”라는 명칭을 새롭게 만들었다. 개교식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독려하는 등 야심차게 추진하는 프로젝트이다. 현재 전국에서 우수 특성화고 중 21개교를 마이스터고로 선정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2015년까지 50개교로 확대할 계획). 2010학년도 신입생부터 마이스터고로 재탄생한 우리학교의 예를 들면, 시설과 기자재 등에 210억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최고 수준의 실습장을 만들었다. 또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함으로써 1일 10시간 이상의 교육시간을 확보했으며, 학급당 학생수는 과학고와 같은 수준인 20명으로 구성해 최고 품질의 교육이 제공되고 있다. 이 외에도 기업의 인사출신인 필자를 영입해 기업, 즉 고객이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을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학교에 대한 홍보를 기업식으로 해 금년도 입시 경쟁률이 마이스터고 중 최고인 5.3대 1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중학교 석차상위 40% 이내 수준의 좋은 학생들이 몰려왔다. 작년 여름 갓 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방학도 반납하고 열심히 노력해 <자동차 검사 및 정비 기능사 자격증>을 97%가 취득하는 쾌거를 이룩했다(일반 합격률 34%). 2학기부터는 부품기계, 생산자동화, 자동차정비 분야로 분류해 기능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매진하는 한 편, 글로벌화에 대비해 시사영어사와 계약을 맺고 주 5시간의 TOEIC 수업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어, 아마도 금년도에 TOEIC 600점 이상 학생이 30%(35명)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사에서의 경험을 살려 매일 저녁 식사 시간에10명의 학생들과 ‘교장과 대화시간’을 운영해 학생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 세부 전공이 확정되는 2학년부터는 지도교사제도(교사당 8명 지도)를 도입해 개별 지도가 되도록 운영함으로써 기능교육 뿐 아니라 인성교육까지도 책임지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우리학교를 방문한 분들이 모두 칭찬하는 우리 학생들의 장점을 살려 “세계에서 가장 인사 잘 하는 고등학교”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며, 이미 그 수준에 와 있다. 실제 학교운영도 기업운영 특히 인사관리와 유사하며, “좋은 인력양성은 얼마나 정성을 들였느냐”와 직접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았으며, 자신감도 생겼다. 이제부터 할 일은 잘 양성한 우리학생들을 좋은 처우를 받을 수 있는 직장에 취업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요즘 적극적으로 기업을 방문하고 있으며, 학교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1차로 삼성전자가 교과부(마이스터고 대표격)와 채용약정을 맺고, 마이스터고 학생 100여명을 선확보하도록 가교 역할을 했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양궁, 스케이팅, 골프 등 스포츠선수들이 대한민국을 빛 낸 것처럼 기능분야 세계 제패를 위해 마이스터고가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이승희 부산자동차고등학교 교장/前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 shlee5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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