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창립 4주년을 맞던 2004년, 경기도의 한 연수원에서 1박2일간 임직원 워크숍을 개최한 적이 있다. 워크숍 첫날 저녁, 초청 가수의 공연을 마치고 직원들이 소감을 얘기하는 자리에서 한 신입사원이 대뜸 이런 말을 했다. “가수를 초청하려면 요즘 뜨고 있는 아이돌스타를 부르지, 왜 OOO입니까?” 신입사원의 거침없는 얘기에 나는 커다란 망치로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신입사원의 당돌한 말투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함께 해 왔던 임직원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갔기 때문이었다. 회사 설립 후 4년간은 긴박하고 초조한 심정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었다. 지치고 힘들어도 서로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하고, 도움의 손길 한 번 내밀지 못했다.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해 너무도 무관심했던 것이다. 워크숍에서 들었던 신입사원의 목소리는 두고두고 내 가슴 한켠에 박혀 자성의 계기가 되어 주었다. 그날 이후 나는 무엇이 올바른 경영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공학도로 출발한 나는 회사를 설립한 이후에도 경영이 무엇인지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나로서는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 오랜 고민 끝에 내가 얻은 결론은 경영의 핵심이 결국 ‘사람’ 이라는 사실이었다. 기업의 핵심은 사람이며, 경영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주체도 사람이다. 사람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를 구매하고 평가하는 주체다. 사람이 곧 기업의 성과이자 미래인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이란 무엇일까? 사람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사람이란 존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아야 했다. 생물학과 신경과학, 심리학 등에 대한 나의 관심과 공부는 이로부터 비롯되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믿고 있지만, 과학자들에 르면 인간은 자연히 기나긴 세월 동안 절차탁마로 빚어낸 진화의 산물이다. 따라서 우리의 몸은 자연의 한 부분이며,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경영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내가 깨달은 것은 모든 구성원이 자연이 빚은 결에 따라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발휘하고 그것이 나와 우리, 세상의 행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이다스아이티가 추구하고 있는 ‘자연주의 인본경영’은 이러한 인간 본성에 대한 자연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38억 년 전 지구에 처음 출현한 유기체를 조상으로 하고 있다. 인간은 진화의 과정에서 우연히 탄생한 하나의 생물 종인 셈이다. 안타깝게도 사람은 자연이 빚은 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 결은 우리의 뇌에 본능과 본성이라는 이름으로 새겨져 있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행복을 추구한다. 자연이 빚은 사람의 결은 단순하지만, 그것이 우리를 생존하게 하고 무엇인가를 추구하게 하며, 또 행복으로 이끈다. 사람은 안녕과 행복을 추구하고, 잘하기를 원하며, 스스로 하기를 원한다. 또 사람은 스스로 주인이기를 원하고, 성장하기를 원하며, 스스로 학습하는 존재다. 마이다스아이티가 추구하는 자연주의 인본경영은 이러한 사람의 결에 따라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경영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진화의 역사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생존과 종족보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환경에 적응해왔기 때문에, 우리는 이미 자연이 선물한 생존역량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사람은 자신의 생존역량을 세상에 발현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성격과 능력과 인격을 형성해 나간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사람 본성에 새겨진 자연의 결대로 구성원들을 ‘행복 인재’로 육성하는 데 집중한다. 행복 인재란 자신과 조직, 그리고 세상의 행복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다. 자본주의가 사람의 능력을 수단으로 삼아 이익의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면, 인본주의는 자연이 빚은 사람의 잠재적 역량을 계발하고 함양함으로써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자연주의 인본경영에서 말하는 역량이란 욕구와 욕망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힘과 그 힘을 구성하는 요소를 의미한다. 역량 육성의 출발점은 인간이 가진 욕망이다. 대개 사람들은 욕망을 제어하고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욕망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는 것도, 도덕적으로 살고자 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모두 욕망에 포함된다. 자연주의 인본경영은 긍정적인 욕망을 추동하여 행복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돕고, 부정적인 욕망을 제어함으로써 전인적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매슬로우(Abraham H.Maslow)가 통찰했듯이 사람은 하위 단계의 욕망이 충족되고 나면 상위 단계의 욕망을 추구하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위 욕망의 충족은 상위 욕망을 추구하는 동기가 된다. 우리가 ‘욕망에서 인격까지’를 논의하는 것도 인간의 추구성이 이기적 욕망에서 이타적 욕망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람을 키우는 것 역시 바람직한 욕망을 자극하여 역량과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우리의 욕망은 열정을 발화시키고, 열정이 발화되면 욕망의 충족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모색하고 행동을 선택하게 된다. 열정은 선택된 전략과 행동을 유지하고 지속시키는 힘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공이라는 성과를 얻게 되면, 이 성공경험은 더 큰 성취를 위한 기반이 된다. 성공경험은 역량을 강화시키고 행위의 원인인 욕망을 더욱 강화시킨다. 동시에 자신감이 고양되어 보다 높은 수준의 욕망을 성취하고자 하는 도전의식이 생겨난다.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성공 경험이 누적되면 긍정성이 강화되고,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욕망의 발전이 일어난다. 역량과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신뢰, 공감, 자발, 자율, 치열, 치밀이 필요하다. 구성원들 간에 신뢰가 형성되면 조직의 목적과 미션, 비전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을 공감하면 공동체 정신이 강화되며, 구성원들의 자발성과 자율성은 자연스레 높아진다. 자발과 자율은 일에 대한 열정과 몰입 수준을 높인다. 열정이 발화되면 치열(熾熱)하고 치밀(緻密)한 전략을 바탕으로 조직이 목표로 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신뢰의 구축에서부터 성과 달성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감과 책임감, 자부심을 경험한다. 이 성공 경험은 개인의 성장을 돕는 동시에 전인적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자연주의 인본경영은 이런 일련의 과정이 사람의 본성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발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마이다스아이티는 자연주의 인본경영의 밑그림을 차근차근 그려나가고 있으며, 머지않은 장래에 체계적인 모습을 갖춰 세상에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자연주의 인본경영이 추구하는 목표는 세상을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촛불은 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밝힌다. 촛불은 어둠을 탓하지 않고 빛을 나누어줌으로써 조용히 자신의 터전을 넓혀간다. 또한 빛은 나누어 가질수록 더 밝아진다. 진정한 경영자는 효용을 창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을 키워 세상을 밝힌다. 따라서 기업에도 품격이 있으며, 기업의 품격은 경영자의 품격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올바른 경영은 사람을 목적으로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사람을 목적으로 성장시킨다면 기업의 성과는 자연스레 따라오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고민하던 문제의 답은 ‘사람’에 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자연주의 인본경영이 개인과 조직은 물론 세상의 행복 총량을 늘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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