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물관리 전문가에서 전문 경영인이 된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이하 K-water) 사장이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최 사장은 “업무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하여 실제와는 괴리가 있는 극히 일부의 내용이 마치 전체인양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꼬집으며 “지난 시간 4대강 사업과 관련하여 하나부터 열까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야말로 ‘민낯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 것이 최근에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 보람을 느낀다.” 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K-water는 지금‘미생(未生)’에서 ‘완생(完生)’으로 가는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있다.”며 “지금까지는 K-water가 안고 있는 경영현안을 해결하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K-water 새로운 도약을 위해 초석을 다지는 데 집중했던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실행·혁신·성과’ 세 바퀴를 축으로 K-water의 재도약이 구체화되는 모습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전했다. 실제로 K-water는 기존의‘깨끗하고 안전한 물’에서‘인체에 건강한 물’로의 수돗물 패러다임을 전환하는‘스마트 신경영’에 정보통신 기술(ICT)을 활용한‘스마트한 물 관리’를 접목해 재도약의 밑그림 그리기는 끝마친 상태이다. 최계운 사장을 만나 K-water의 미래 모습을 들여다봤다. 다음은 최 사장과의 일문일답. K-water의 사장으로 취임한 지 어느새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소회와 더불어 그간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에 대해 말해 달라. ■ 지난 1년 여간 녹록치 않은 경영 여건 속에서 K-water CEO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경영에 임해왔다. 취임 당시 크게 두 가지 현안 이슈가 있었다. 하나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경영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불안했다는 점인데, 즉 K-water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보니 내부적으로도 사기가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 또 다른 이슈는, 4~5년 동안 국책 사업에 몰두하다 보니 미래성장 동력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취임 이후 이러한 현안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경주했는데, 먼저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국민들과의 소통의 노력을 강화했다. 즉 실체와는 괴리가 적지 않은 일부의 내용이 마치 전체인양 알려진 것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야말로 ‘민낯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국민들에게 먼저 다가간 것이다. 1년여가 지난 지금,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어느 정도는 불식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미래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도 K-water 본연의 업무인 물 공급에서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존의 ‘깨끗하고 안전한 물’에서 ‘인체에 건강한 물’로 수돗물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스마트 신경영’을 선포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Smart Water City’ 프로젝트를 시행하였다. 또한, 취수원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수질·수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기존의 상수도 처리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복합한 ‘스마트 물 관리’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녹록치 않은 경영 여건 속에서도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경영진에서부터 신입사원에까지 회사의 발전을 위한 동일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이 자리를 빌려 어렵고 힘든 와중에도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깨끗하고 건강한 물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K-water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 K-water는 1967년 창립 이래 지난 반세기 동안 수자원의 효율적인 개발 관리를 통해 국가 경제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 왔다. 35개의 다목적댐과 하구둑을 통해 홍수조절의 95%를, 국가 전체 용수 공급의 65%를 책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한 물 관리를 통해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국민들을 안전까지도 책임지고 있다. 또한 광역상수도를 통해 국내 수돗물의 51%를 공급하고 있으며, 22개 지방상수도 운영과 하수도사업 참여를 통해 국민들에게 더 나은 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하천 주변환경과 어우러지는 워터프런트 도시 조성으로 효율적 국토이용을 촉진하고 있으며, 국내 제1위 신재생에너지 공급자로서 수력·조력발전 등을 통해 국가 에너지 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K-water의 경영 키워드는 무엇인가? ■ 2014년이 혁신을 통해 경영현안을 해결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실행을 통해 성과를 이끌어내고 미래를 향해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올 초 모든 구성원들의 지혜와 역량을 하나로 모아 K-water의 비전 실현을 위한 실행과 혁신에 집중하자는 의미를 담아 새로운 비전 슬로건 ‘SMART K-water, START Together’를 발표하였다. 올해 K-water의 목표는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과 정부3.0등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면서 ‘실행·혁신·성과’를 키워드로 제2의 창업에 버금가는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경인아라뱃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경인아라뱃길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말해 달라. ■ 경인아라뱃길은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유일한 관문이자, 동시에 홍수방지, 물류·운송, 문화· 관광 기능이 어우러진 국내 최초의 복합적인 사회기반 시설로 경인지역 경제발전에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2년 5월 개통 이후 홍수피해 경감 기능은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으나, 물류·운송은 당초 계획보다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문화·관광의 경우 누적 방문객이 900만 명에 달하는 등 수도권 친수여가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편의시설 부족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 K-water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아라뱃길 활성화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물류·운송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최근접 항만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중국 청도항로 재개, 제주-경인항 항로 개설, 특수화물 취급 확대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9월 시범운영을 목표로 서울 여의나루역에 3층 규모의 새 선착장을 건설, 한강~아라뱃길~서해를 오가는 중대형 여객선 운항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관광·레저 활성화를 위해서도 여러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18Km의 뱃길 구간에 ‘꽃군락’ 조성, 서해 5도의 신선한 수산물 제공과 판로지원을 통해어민소득 증대에 기여할 ‘서해 5도 수산물 복합센터’ 설치,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상시 가능한 수도권 지역 명품 ‘수변무대 공연장’ 조성 등을 금년 내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아라뱃길의 문화·관광·레저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물류·운송 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아라뱃길을 수도권 최고의 휴식 명소로 정착시키고 경인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다소 무거운 질문이 될 것 같다.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4대강 사업 투자비 회수 문제, K-water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별도의 투자비 회수 대책이 있는가? ■ K-water는 지난해에 부채감축계획을 수립하여, 사업조정, 자산매각, 원가절감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2017년까지 1.9조원의 부채를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다. 그간 부채감축계획을 체계적으로 이행한 결과 지난해 말 부채규모는 0.5조원 감소한 13.5조원, 부채비율이 8.2%p 감소한 112.4%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K-water의 자구노력만으로 4대강 부채 8조원 전체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4대강 사업은 정부가 추진한 비수익 공공사업으로 관련 법령 및 구분회계제도의 도입에 따라 물값으로 회수할 수 없으며, 연간 2~3천억 원 수준의 순이익 규모로는 약 3천억 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적정 수준의 정부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국회·정부 내 공감대 형성으로 모든 사업이 종료되는 올해 말까지 회수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라, 4대강 사업이 종료되는 금년도에 투자비 회수 문제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K-water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함으로써 4대강 투자비 회수에 동참하여 정부 재정부담을 경감하고자 한다. 지금과 같은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최근의 변화 흐름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는 사업이 있다면 말해 달라. ■ 물로 인한 국가 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 등 세계적으로 물 문제 심각성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는 기존의 물 관리를 보완할 수 있는 혁신적 물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물은 그동안 인류에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단순한 이용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자원이 되었다. 최근 물산업은 물 관리 전 과정을 ‘통합화’하는 추세이다. 또한 글로벌 물 시장에서의 성공 사례를 분석해 보면, 전략의 핵심을 접적인 마케팅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슈 및 아젠다를 선점하고 주도하는 간접 마케팅에도 두고 있다. K-water는 수원에서 수도꼭지까지 물 관리 전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하여 수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물 관리 체계인 ‘스마트 물 관리(Smart Water Management Initiative)’를 미래형 물 관리 방안으로 설정하고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스마트 물 관리는 취수원의 공급 능력에만 의존하는 기존의 물 공급방법에서 벗어나 지하수, 빗물, 바닷물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자원을 조합하여 최적의 활용 시스템을 제공하고, 대규모 수자원 시설의 건설 없이도 필요한 곳에 물을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의 물 소비패턴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수요 예측력을 높이고, 생산량과 공급량을 적절하게 운영할 수 있다. 물 관련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하여 사전 대비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인명과 재산을 재해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K-water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물 순환 전 과정의 종합 서비스가 가능한 기업이며,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정보통신 강국이다. K-water는 그 동안 축적한 물 관리 역량과 한국의 I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물 관리로 세계 물 관리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 오는 4월 대구·경북에서 ‘제7차 세계물포럼’이 열린다. 세계물포럼은 각국 정상과 장차관급, 국제기구 등 170여 개국에서 3만 여명이 참여하는, 지구촌 최대의 물 관련 행사로서 ‘물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K-water는 금번의 물 포럼을 통해 SWMI를 미래 물 관리 패러다임으로 선언하고 글로벌 아젠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 물 관리는 국내 물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한국의 물기업과 IT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도 넓혀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