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동석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중앙공무원교육원(이하 중공교)이 국가인재개발원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중공교를 국가인재개발원으로 개편하는 공무원교육훈련법 개정(안)이 지난 5월에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현재 국회에 상정 중이다. 지난 5월 제26대 원장으로 취임한 옥동석 중공교 원장은 중공교가 국가인재개발원으로 개편하게 된 이유에 대해 기존의 교육훈련(Training)이 인재개발(HRD)로 전환되는 전 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사람을 노동력으로, 즉 수동적인 개념으로 바라봤었지만 지금은 사람을 조직과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주도적인 개념으로 이해한다. 수동적인 개념인 교육훈련(Training)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주도적인 개념의 인재개발(HRD)을 통해 보다 미래지향적인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변화를 택한 것이다.” 그는 이어“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패를 하게 되면 다음 승진을 기약할 수 없는 공무원 조직의 불편한 진실이 공무원을 더욱 더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며“장·차관급 정무직들이 책임지는 가운데 변화와 혁신을 단행해야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주도적인 공무원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옥 원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후 두 달여가 지났다. 소회를 말해 달라. ■ 사실, 중공교의 제26대 원장으로 선임된 데 대해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주어진 소임을 다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적지 않았었다. 이러한 걱정은 업무 파악을 하면서 ‘일조할 수 있겠다’ 싶은 기대감으로 바뀌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중공교의 핵심 어젠다가 공무원의 공직가치를 내재화하는 것으로, 이는 지난 25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내가 주로 연구하고 관심을 가졌던 ‘국가와 정부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시대적 변천’과 그대로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열정과 감성보다 논리와 이론으로 공무원의 공직 가치를 잘 세울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지난 11월에 인사혁신처가 출범하면서 중공교의 소속 상위기관이 행정안전부에서 인사혁신처로, 즉 국무 총리실로 바뀌게 되었는데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기능과 함께 새롭게 출발을 한다는 점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정부의 국정철학 구현을 뒷받침하는 핵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시간 주요 활동에 대해 말해 달라. ■ 업무파악을 해오면서 우리나라가 이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공직자들의 헌신과 그 속에서 공직자들의 국가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온 60여년 역사의 중공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공교가 공무원교육의 중추기관으로서 개선할 점 또한 많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난 두 달여 동안 중공교의 발전과 기능강화를 위해 인재개발자문단회의, 공직가치개발 표준모델개발회의, 외부 교육전문가들과의 회의, 교육원에 강의하러 오는 장·차관들과의 만남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 집중하였다. 여러 의견수렴 활동을 통해 공직사회 변화에 대한 국민과 공무원의 기대를 알 수 있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지를 분명히 할 수 있었다. 앞으로 공직사회 내외부의 요구를 반영하여 모두의 눈높이에 맞는 공직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 중공교를 뒤로 하고 국가인재개발원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중앙공무원교육원을 국가인재개발원으로 개편하는 공무원 교육훈련법 개정(안)이 지난 5월에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현재 국회에 상정 중이다. 중공교가 국가인재개발원으로 개편하게 된 이유에 대해 쉽게 설명하면, 기존의 교육훈련(Training)이 인재개발(HRD)로 전환되는 전 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한 변화로 이해하면 되겠다. 과거에는 사람을 노동력으로, 즉 수동적인 개념으로 바라봤었지만 지금 사람은 조직과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서, 즉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개념으로 바뀌었다. 수동적인 개념인 교육훈련(Training)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인재개발(HRD)을 통해 보다 미래지향적인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변화를 택한 것이다. 최근 들어 부쩍 공직가치 내재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 왜 지금 공직가치 내재화가 화두가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지난 발자취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어느덧 민주화가 시작된 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민주화 이전의 시기, 즉 1948년 이후부터 1987년까지는 국가를 건설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였다. 정부수립 이전에는 식민지, 미군정 시대를 겪었기 때문에, 다시 말해 주도적으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경험도 기회도 갖지 못했었기 때문에 국가라는 말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헌신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었다. 그러다 경제개발이 이루어지고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왜 우리는 국가에 헌신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의문에 대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시키지 못하면 공무원으로서 마땅한 희생을 강요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왜 우리는 국가에 헌신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공직가치 내재화를 통해서만 풀어나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직가치를 새로이 정하고 전파하는 것이 우리 중공교의 역할인 것이고, 또한 중공교의 수장으로서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울러 민주화가 시작된 지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절차의 민주성을 넘어 ‘국민행복’이 시대정신이 되었기에 지금이 공직 가치를 새로이 정립해야 하는 역사적인 전기라는 생각이 든다. 2016년에 진천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변화가 많을 것 같다. ■ 본원이 진천으로 이전함에 따라 앞으로는 진천과 과천의 이원적 체계로 운영될 예정이다. 진천으로 이전하게 되면 당장은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컨대, 지역적인 문제로 강사 섭외가 전보다 쉽지 않을 것이고, 교육생들도 교통 문제 등으로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변화가 중공교의 엄청난 경쟁력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천의 경우 기숙사의 수용인원이 많지 않아 기숙형 교육과정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는 과천과 진천으로 교과과정을 기능별로 분할해서, 진천에서는 주로 기숙형 교육을 맡아서 하고, 과천 분원은 고위정책과 정과 함께 주로 공직가치에 대한 연구·개발의 중심지인 메카로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중공교가 외국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도 글로벌 교육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는 서울이라는 입지적인 조건을 갖춘 과천 분원에서 소화할 것이다. 요컨대, 기능별 분담을 통해서 지금까지 여건상 하지 못했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 공무원 교육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 외국교육기관과의 교류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여기에 와서 놀란 것 중의 하나가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국 부담으로 한국에서 자국 공무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도 한두 해가 아니라 31년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외국의 공무원을 우리나라에서 교육시키는 경우는 KOICA를 통한 이른바 ODA 과정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말레이시아처럼 자국의 경비로 여기까지 와서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개발도상국들에게 한국의 공무원 교육훈련 내용이 상당히 비교우위가 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아닌 게 아니라 말레이시아 외에도 외국 정부의 요청으로 이루어지는 단편적이고 간헐적인 주문형 과정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과정들은 대개 ODA 과정이긴 하지만 이 과정을 마중물로 삼아서 말레이시아와 같은 지속적인 주문형 교육을 더욱 확대·강화해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취임한 지 두 달여 밖에는 되지 않아서 아직까지 말레이시아를 방문하지는 못했는데, 가게 되면 국빈 대접을 해준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웃음). 조직의 최고 리더로서 직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거나 주문하는 내용이 있다면. ■ 중앙공무원교육에서 국가인재개발원으로 개편된다는 것은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직원들에게 공직가치를 교육하는 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 즉 공직가치에 대한 교과과정을 보다 충실하게 만들어 내고, 아울러 교과과정도 좀 더 체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빨리 갈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상기하고 싶다. 교육은 100년을 계획하고 가야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도움이 그 어떤 것보다도 절실하다. 직원들에게 각자의 미션을 점검하고, 재정비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재확보와 육성에 힘쓰고 있는 인재경영의 담당자이기도 한 기업 CEO와 인사/교육담당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한다면? ■ 교육은 백년지계라는 말이 있듯이 바른 교육은 한 나라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다. 다시 말해, 교육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첫째가 민간 기업의 우수한 역량이었고, 둘째가 민간의 창의와 효율을 북돋아준 정부의 우수한 역량이었다고 본다. 인재 확보와 육성은 이러한 역량을 제고하는 핵심으로 그 자체가 큰 축복임을 알고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임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중공교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더불어 포부를 말해 달라. ■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쳐 오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적인 갈등은 더욱 첨예해졌다. 이러한 갈등은 올바른 국가관, 공직관, 윤리관으로 표현되는 공직가치의 내재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 공직가치 내재화는 공무원들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사회 전반에 전파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무원들의 공직가치 내재화를 통해 우리나라 공무원의 자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최근에 이전할 진천 부지를 살펴보고 돌아왔는데 그야말로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이는 1981년 대전에서 이전한 직후 과천 초창기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선대 원장들의 노고가 많았겠구나’라는 것이었다. 25명의 선대 원장들이 매 단계마다 시대적 사명을 잘 수행해 온 것처럼 나 또한 다음 원장이 바통을 잘 이어받을 수 있도록 26대 원장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