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민의 세상보기

예나 지금이나 비즈니스 경쟁력의 관건은 천지인(天地人: 시간과 공간, 사람)에서 생긴 차이(Gap)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서 오는 것 같다.

상인(商人)이라는 한자어는 중국 고대에 있었던 ‘상(商)’이라는 나라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은(殷)이라고 배운 그 나라인데, 은(殷)은 상나라의 마지막 수도의 이름일 뿐이고 나라 이름은 원래 상(商)이었다고 한다. 그걸 중국인들이 폄하해서 은(殷)이라고 불렀던 거다.

중국 고대에는 하(夏)-상(商)–주(周)의 왕조가 잇달아 중국 본토를 지배했다고 전해지는데, 하(夏)왕조는 아직 고고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고, 상(商)은 수도였다는 은허(殷墟)가 발굴되면서 화북(華北)지역을 지배하던 실재 왕조였음이 판명되었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상나라는 기원전 1600~1046년까지 600년간 존속했던 국가라고 한다.

전설상에 존재하는 하(夏)나라는 요와 순임금으로, 주나라는 문왕과 무왕으로 중국인들로부터 숭상을 받지만 상나라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유학의 근원이 되는 주나라의 역사가들이 정벌한 국가를 폄하한 탓도 있었을 거다. 그런데, 많은 학자들이 상나라가 우리 선조(중국인들은 東夷라고 부름)들과 관련이 있는 국가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발굴된 유적지에서 나온 문화적 성향도 그렇지만, 유골들이 고조선이 기틀을 삼고 있던 만주지역의 사람들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폄하를 더 세게 한 걸까? 상인은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생산자와 소비자 중간에서 전달하는 매개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시간과 공간의 격차를 축소해서 사람들의 풍요를 창출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영어에서 상인을 말하는 Merchant는 신들의 심부름꾼인 헤르메스(로마명, 머큐리)라는 신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그걸 왜 망해버린 나라의 이름을 따서 상(商)인이라고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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