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욱환 나이키 코리아 대표

키워드는‘변화’‘, 혁신’

직무가 일 년에 한 번 꼴로 바뀐다고 하면 어떨까? 대개는 이 정도로 변화가 심하면‘왜 나한테만 이런 일들이 생기지’하고 불만을 가질 것이다. 여기 이러한 잦은 변화를 즐기고 또 기회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나이키 코리아의 새 얼굴이 된 송욱환 대표의 이야기다. 실제로 송 대표는 인턴으로 나이키 코리아에 입사해 사장에 오르기까지 17년 동안 명함이 16번이나 바뀔 정도로 변화가 많았지만 단 한 번도 불만을 가진 적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회사에서 16가지의 다양한 일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엄청난 기회이자 크나큰 축복이었다고 말한다. 변화를 기회로 인식하는‘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소개하는 송 대표는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Glass Half Full’이야기를 꺼내들었다. “똑같은 잔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반이 찼다라고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은 반이 비었다고 말한다. 나는 항상 잔이 반이나 찼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반 밖에 차지 않았다는 말도 맞다. 그래서 더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제품, 영업, 전략기획, 물류 및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해 온 송 대표는“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역동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한국 시장의 대표를 맡게 되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그간의 다양한 경험과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나이키 브랜드의 성장세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송 대표와의 일문일답. 나이키 코리아 대표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말해 달라. ■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으로 시작한 첫 직장이 바로 나이키 코리아다. 그동안 미국 본사를 비롯해 중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경험을 쌓고, 대표라는 직함으로 다시 돌아오니 스스로 큰 꿈을이루었다는 생각에 감회가 남다르다. 그런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역동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한국 시장의 대표를 맡게 되어 큰 책임감도 느낀다. 그간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나이키 브랜드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취임한 지 두 달여가 지났다. 한창 바쁜 시간을 보냈을 것 같은데. ■ 지난 두 달여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참 바쁘게 보냈다. 지난 시간 역점을 두었던 부분이라 하면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대외적으로는 한국 시장의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Needs)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브랜드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소비자의 성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항상 가지고 있다. 외국생활을 오래해서 한국에 대해서는 8년 전 기억이 전부인 상황이라, 급변하고 있는 한국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내적으로는 의사결정 과정과 더불어 조직 구성원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다국적 기업이라는 특성상 나이키는 본사와의 조율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조율과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향후 경영 계획의 큰 줄기를 마련하는 시간을 보냈다. 구상 중인 경영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 나이키의 핵심 고객층은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젊은이들이다. 이러한 젊은 층의 변화는 디지털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에 나이키도 이 분야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변화를 선도하는 도시이자, 나이키 전체 매출에서도 놓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에서 나이키 브랜드 및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그리고 비즈니스 카테고리 측면에서는 나이키 러닝과 우먼스에 대한 반응이 특히 높게 나타나, 이 카테고리의 비중을 키워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향후 다가오는 전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에서 나이키의 혁신이 총동원된 제품과 스토리를 선보이며 브랜드 리더로서 입지를 더 강화할 계획이다. 17년 동안 나이키와 함께 했다. 나이키의 최대 경쟁력을 꼽는다면. ■ 나이키는 스포츠 산업군에 속한 브랜드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정말 좋은 제품들을 선수들에게 제공하여 그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비단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선수들이 사용하는 수준의 제품들을 공급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혁신’이다. 흔히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 기록이 깨지는 순간에 나이키가 함께 있기 위해서는 혁신은 불가결한 것이다. 약간의 진보가 아닌, 진짜 혁신을 해야만 하는 회사가 나이키이다. 또한 우리 제품을 소비하는 젊은 소비자층이 바뀌는 속도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계속해서 변화를 꾀해야 한다. 우리의 주요 소비자들은 새로운 세대를 거치며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나타나고 있다. 부모님들에게 쿨했던 브랜드였기 때문에 그 자녀 세대에서도 쿨한 브랜드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것은 뼈를 깎는 고통과 같은 변화가 없으면 결코 이뤄낼 수 없는 일이다. 나이키만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회사도 없는 것 같다. 나이키는 변화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다른 경쟁사를 보며 판단하지 않는다. 스스로 판단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 극도로 인색한 평가를 내린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물어보고, 더 변해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혁신과 변화, 이 두 단어가 나이키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질문이 될 것 같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 ■ 힘들었던 시간이 없지는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즐거웠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성격상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은 금방 잊는 편이다. 정말 힘들었던 경험도 돌이켜 보면 좋은 기억인 경우가 많다. 굳이 돌이켜 보자면, 나이키에 17년을 재직하는 동안 명함이 16번 바뀌었다. 직급이 단순히 대리에서 과장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일을 16가지 해본 셈이다. 나이키라는 회사가 굉장히 다이내믹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회사라 그런지 우연치 않게도 나에게 여러 번의 좋은 기회들이 찾아 온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라를 4번이나 옮겨 다니며 이사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이런 것들이 가족들에게는 힘든 부분일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변화를 추구하는 회사에서 16가지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은 변화가 많으면‘왜 나한테만 이런 일들이 생기지?’하고 불만이 생기기 쉬운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워낙 성향이 긍정적인 것 같다. ■ 좌우명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영어로 ‘Glass Half Full’이라는 말이 있다. 똑같은 잔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반이 찼다라고 이야기 하고, 어떤 사람은 반이 비었다고 말한다. 나는 항상 잔이 반이나 찼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반밖에 차지 않았다는 말도 맞다. 그래서 더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여지가 분명 있지만, 그래도 ‘반이나 찼다’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 직무가 16번이나 바뀌었다고 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직무는? ■ 우선, 한국에서 3년 동안 영업 총괄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영업이라는 직무를 처음 접했는데, 바로 총괄을 맡은 것이다. 10년 전이니 그땐 나이도 어릴 때였다. 회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직책을 맡긴 것이라, 스스로 고민도 많이 하고, 배우기도 많이 했다. 분명 실수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런데 변화를 생각하고, 만들고, 직원들과 함께 이뤄내는 3년의 과정을 겪으면서 영업이 정말 재미있는 분야라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한 것을 실행했을 때 그 결과가 바로 눈에 보이는 분야가 영업이라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더군다나 나이키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서 이를 고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세일즈와 마케팅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다.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유지하고 세일즈를 통해서 판매를 이뤄내는 이유로 존재하는 회사이다. 처음에는 고생도 많았지만 회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에서 성과를 낸 것 자체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또 하나는 한국으로 오기 직전인 중국 북경에서 겪은 경험이다. 나이키 북중국에서 3년간 사장을 맡았다. 중국에서 근무할 때는 중국어를 능통하게 사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들이 종종 있었다. 대부분의 나이키 내부 직원들과는 영어로 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우리의 중요한 고객 중 한 파트인 소매업자들과 이야기 할 때는 중국어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늘 통역과 함께 다니곤 했었다. 소통에 있어서 일부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중국에서 보낸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좋은 기억들만 남아 있고, 비즈니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북경으로 가면 그곳 직원들이 환대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리더로서 직원들에게 특별히 주문하거나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면. ■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은 주인의식(ownership)이다. 한 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조직의 성공과 본인의 성공을 동일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0여 년 전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금의 나이키를 만들었다. 그때 그런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나와 우리 직원들이 후광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해서, 향후 나이키 직원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물려줘야 한다. 나이키는 단순히 회사가 아니고 세상을 좀 더 좋게 바꾸고자 하는 미션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회사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나이키에서는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 앞서 이야기한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변화의 불편함을 감수해 내는 노력이 나이키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변화를 계속 준비해서 앞서 가야 한다. 변화를 쫓기만 해서는 원하는 곳에 갈 수가 없다. 1위를 지키는 것이 1위를 쫓아가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가지고 있는 것이 있으니 안주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1등에 안주했던 기업들 중 살아남은 기업이 몇이나 있을지 생각해 보면 답은 간단하다. ‘생존’이 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다. 본지의 주 구독자인 CEO들에게 어려운 시기에 생존하는, 더 나아가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면. ■ 제일 중요한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많은 비즈니스라는 것이 로켓공학처럼 어려운 것이 아니고 사실은 답을 도출하기 굉장히 쉬운 일이다. 비즈니스가 어려운 이유는 그 답을 내기 위한 질문을 하지 않아서이다. 결국은 내 월급이 어디서 오는지를 찾아보면 거기에 가장 큰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월급은 나이키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에게서 나온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용돈으로 쉽게 제품을 사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용돈을 한푼 두푼 모아 우리의 제품을 사기도 한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각자 자신의 돈을 어디에라도 쓸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키 제품을 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분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그분들이 원하는 것을 드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또 다시 변화가 중요하다. 굉장히 진부한 이야기지만 우리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제일 기본이고, 이에 충실해야 한다. 또 나이키와 같은 회사는 브랜드를 다루는 회사이기 때문에 우리가 누구인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스포츠 혁신을 통해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니 그 범위 안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스포츠와 관계없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해서 그 제품을 만들 필요까지는 없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되 스포츠와 혁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그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위해서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지 인식을 할 수 있으려면 우리가 누구인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인재 확보와 육성은 개인의 의지를 넘어선 전 세계 모든 리더들의 책무이다. 나이키 코리아는 인재확보와 육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 뉴욕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나이키는 주주들에게 ‘나이키는 성장하고 있는 회사(NIKE IS A GROWTH COMPANY)’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론 우리는 이익을 쫓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계속 투자를 해 달라고 요청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놀라울 만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나이키의 미래를 이야기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눈에 띄는 성장 목표를 주주들에게 제시한다. 나이키의 글로벌 리더들은 조직의 성장은 결국 사람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하고 있다. 즉, 어느 기업보다도 인재 확보나 육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나이키의 인재육성 철학은 ‘70-20-10’이라는 표현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이는 회사에서 교육을 제공 받는 것을 100이라고 봤을 때 그 교육의 경로를 나눈 것으로, 첫 번째 70은 ‘온 더 잡 트레이닝(On The Job Training)’으로 실제 업무를 하면서 배우고 발전시키는 것이고, 두 번째 20은 ‘코칭(coaching)’과 ‘멘토링(mentoring)’으로 직원 간 교류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습득해 가는 과정이다. 나머지 10은 ‘스트럭쳐 러닝(Structure Learning)’으로 시스템이나 규정된 교육 과정을 통해서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교육이라고 하면 마지막 10에 해당 되는 것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은데, 정해진 수업만으로는 인재를 성장시키고 조직을 발전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 매일 배워야 한다는 차원에서 ‘70-20-10’이라는 이야기를 강조하는 편이다. 성장이 이어지는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중간 관리자이다. 나이키에서는 ‘매니저 엑설런스(Manager Excellenc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중간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가능성을 이끌어 내고 극대화하여 개인과 회사의 성장을 견인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유료회원전용기사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을 해주세요. (유료회원만 열람가능)

로그인 회원가입
저작권자 © 월간 인재경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