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목표를 갖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린 시절엔 누구나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 꿈이 무엇이었든, 나이가 들면 어릴 적 꿈은 점점 작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가기 때문이다. 목표는 늘 현실보다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목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되고 싶은 사람’이 있고, ‘살고 싶은 인생’이 있다. 그것이 위대한 영웅이거나 초월적인 삶일 필요는 없다. 우리는 험난한 인생을 헤쳐가면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삶에 만족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존재다. 목표를 가진 존재와 그렇지 않은 존재의 삶은 확연히 다르다. 다른 동물들은 미래를 고민하지 않는다. 높은 지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돌고래는 바다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으며, 인간과 사촌 격인 침팬지도 사라져가는 밀림의 면적을 고민하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먼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이 예측에 따라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목표는 행동을 계획하고 선택하도록 한다.그러므로 미래를 바꾼다는 것은 목표를 가지고 현재의 행동을 계획하고 선택하는 것과 같다. 동물의 모든 행동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동물은 실시간으로 얻은 감각정보를 바탕으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기대하거나 예측한다. 감각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반사반응과 달리, 예측은 어떤 목표를 전제한다. 우리에게 발달된 뇌가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입력된 감각정보를 목적지향적인 운동으로 변환시키는 것이 뇌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가 얼마나 민감하게 목표에 반응하는지는 원숭이의 뇌와 비교할 때 금세 드러난다. 원숭이와 인간의 뇌는 모방과 공감의 신경세포로 알려진 거울뉴런(mirror neuron)을 가지고 있다. 원숭이의 거울뉴런은 아이스크림을 손으로 잡아 입으로 가져가는 모습을 볼 때처럼 목표 지향적인 행위가 있을 때만 활성화 된다. 그러나 인간의 거울뉴런은 아무렇게나 흔드는 손처럼 목표가 없어 보이는 행동에도 활성화된다. 인간의 뇌는 무의미한 움직임에서조차 어떤 의도나 목적을 예측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것이다. 뇌는 매 순간 상상하기 힘들 만큼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뇌는 반복적인 목표지향적 행동들을 자동화 해버린다. 밥을 먹기 위해 숟가락을 들어 올리는 행위가 그런 경우이다. 우리는 눈을 감고도 숟가락을 입에 집어넣을 수 있다. 운전이나 피아노 연주도 대단히 목표지향적인 행동이지만, 행동이 반복되면 뇌는 이를 습관화해 버린다. 평상시에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대부분의 목표지향적인 행동들은 별다른 노력 없이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행동은 결국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목표지향적인 시도라할 수 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의도’나 ‘의미’를 가진 독특한 목표를 설정한다. 가령 ‘내일 새벽 5시에 일어난다’는 목표에는 기대, 예측, 계획, 행동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여우는 들쥐가 땅굴에서 나올 때까지 참고 기다릴 수는 있지만, 새벽 5시에 일어나 기다리겠다는 목표를 세우지는 못한다. 한 분야에서 분명한 목표를 가진 사람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 1997년 악기 레슨에 참여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훌륭한 연주자가 되는 데 필요한 것은 지능이나 음감, 리듬감이 아니라 인생의 목표였다. 단순히 악기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 아이들 대부분은 중도에 탈락했지만, 평생 연주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아이들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문제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인간 사회에서 어떤 목표를 이룬다는 것은 여우가 땅굴 앞에서 무작정 들쥐를 기다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복잡한 조직사회에서 목표를 달성하려면 치밀한 전략과 실천이 필요하다. 목표는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행복한 인생을 살려면 적절한 목표와 전략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높은 목표는 오히려 성공 가능성을 낮춘다. 브로드허스트(Broadhurst)의 오래 전 연구에 의하면, 어려운 목표가 주어졌을 때는 동기가 크더라도 성공률이 감소한다. 이는 동기가 클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을 거라는 우리의 상식과 어긋난다. 실험에 투입된 쥐들은 쉬운 목표가 주어졌을 때 동기가 클수록 성공률이 높았지만, 어려운 목표일 때는 동기가 클수록 성공률이 줄어들었다. 어려운 목표가 부담감으로 작용하여 실패를 반복했던 것이다. 목표는 양날의 칼이다. 목표를 달성하려는 동기가 너무 강해도, 또 동기가 너무 약해도 성과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성취지향적인 사람들은 성공이 반복되면 열정도 강해진다. 반면 안정지향적인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열정이 강해지며, 성공했을 때 큰 감흥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조직에서의 목표는 사람마다 다르게 설정될 수 있고, 동기 부여의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 그 사람의 성향이 어떠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성공의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으며, 더 나은 목표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성공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달성 가능한 목표를 잘게 쪼개는 것이다. 작은 목표들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다 보면 불가능할 것 같은 큰 목표도 성취할 수 있다. 한 번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더 큰 목표를 달성하는 힘도 강해진다. 잘게 쪼갠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것은 행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뇌에는 보상과 관련된 두 가지 쾌락시스템, 즉 ‘욕망시스템(wanting system)’과 ‘쾌감시스템(liking system or pleasure system)’이 있다. 욕망시스템은 무언가를 기대하는 단계에서 활성화되고, 쾌감시스템은 무언가가 충족되었을 때 활성화 된다. 원하는 것이 충족되고 나면 모든 쾌감은 점차 사라진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행복감을 느끼려면, 목표를 기대하고 충족되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한다. 성취하기 어려운 큰 목표를 달성하면 즐거움은 크지만, 지속적으로 경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큰 목표를 작고 구체적인 목표로 나누면 성취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나씩 성취할 때마다 목표에 근접해간다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성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닮고 싶은 사람을 모델로 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2009년 연구에 의하면 닮고 싶은 모델을 따라 할 때,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동기가 활성화된다. 사람들은 존경하는 사람을 대할 때 감탄, 고취, 감사의 느낌을 갖는다. 또 닮고 싶은 사람의 좋은 행동을 보면, 자신도 주위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뛰어난 재능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을 볼 때에도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이 자극된다. 따라서 본받고 싶은 사람의 행동을 닮겠다는 목표는 정량화된 목표보다 훨씬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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