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규 코트라 인재경영실/인사팀 부장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채용동향은‘직무적합성’이라는 말로 요약이 가능하다. 실제로 삼성그룹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학점제한(4.5만점에 3.0이상)을 없앴고,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상반기 채용부터 동아리, 봉사, 학회활동 기입란을 삭제했다. 삼성, 현대차뿐 아니라 SK그룹 또한 지난해 상반기 공채 때부터 지원서류에 사진, 어학성적, IT활용능력, 해외경험, 수상경력, 주민번호, 가족관계 등의 기입란을 삭제하고, 자기소개서 위주의 서류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LG그룹, 롯데그룹 등도 마찬가지이다. 즉, 기업들이‘탈스펙’을 통해 지원직무에 준비된 지원자를 뽑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민간기업들이‘탈스펙’채용에 나섰다면 공공기관들은 이와 궤를 같이 하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채용과정에 속속 도입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100여 개 기관이 지난해 NCS기반으로 채용을 진행했고, 올해는 230개 공공기관들이 이에 동참할 예정이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해서, 또 구직자들의 불필요한 노력과 사회적 비용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착되어야 할 과제이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취지와는 다르게 구직자들 입장에서는 당장 달라진 채용제도로 혼란스럽다고 토로한다. 많은 구직자들이‘NCS’가 무엇을 말하는지 정도는 알겠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본지에서는‘취업성공전략, ‘NCS를 정복하라!’코너를 신설하여‘NCS’가 구체적으로 채용단계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기업들의 실 사례를 통해 살펴봄으로써 혼란스러워 하는 구직자들에게 취업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주자가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 NCS를 도입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이다. 코트라의 채용을 총괄하고 있는 정준규 인사팀 부장은“NCS 기반의 직무기술서를 통해 어떤 직무에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수험생들에게 고지함으로써 수험생들이 보다 원활하게 취업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구직자들은 자연히 왜 이 시험이 필요한지를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그 취지와 함께 효과를 설명했다. 코트라를 찾아가 봤다. 2015년 하반기 공채부터 NCS 기반 채용 본격 도입 ■ 정부의 공기업 경영정상화 추진 정책에 따라 많은 공기업들이 채용 인원을 축소하고 있는 최근의 움직임과는 달리 코트라는 최근 채용 인원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정 부장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길에 경제사절단을 잇따라 대동하면서 수출, 투자진출, 프로젝트 등에 성과가 크게 나타났기 때문으로, 즉 순방외교의 지속적인 성과창출을 위해서 사절단 행사 및 정상외교 지원조직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경제계의 판단이 있어서 ‘정상외교 경제활용 지원센터’가 코트라에 신설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연 1회 신입사원 채용을 하는 코트라가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여름에 한 번 더 신입사원을 채용하게 된 사연이면서 동시에 최근에 채용인원수가 늘어나게 된 배경이다.  정 부장은 올해에도 지역조직망들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채용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많은 공기업들이 앞다투어 'NCS' 기반으로 채용 기준을 바꾸고 있는 것처럼 코트라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NCS 기반의 채용전형을 도입했다.  정 부장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본격적으로 NCS 기반의 채용전형을 도입했지만, 코트라는 사실 그 이전에도 직무중심의 NCS 채용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다만, 다소 불분명했던 프로세스들이 있어 그러한 부분들을 직무중심으로 보다 구체화하고 세분화하는 작업들이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서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트라는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NCS 기반 직무기술서를 채용홈페이지에 게시함으로써, 즉 어떤 직무에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수험생들에게 고지함으로써 수험생들이 보다 원활하게 취업준비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자연히 왜 이 시험이 필요한지를 인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원 직무에 적합한 사람인지를 어필하는 게 포인트 ■ 코트라의 채용전형은 서류 → 필기시험 → 인적성검사 → 면접 순이다.  정 부장은 채용전형별로 지원자들이 주안을 두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먼저 서류의 경우, 종전의 입사원서 대신에 직무기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때는 지원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나 교육 등 자신이 지원 직무에 어떠한 능력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서술해야 한다. 아직도 직무와 상관없는 경험이나 능력들을 무분별하게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지원자들이 있는데, 이는 인사담당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 것으로 반드시 지양해야 할 사항이다.”  그는 또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역량이나 자질 이외에도 코트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위해 노력을 충실히 해왔다는 점, 그리고 회사에 입사해 어떤 부문에서 어떠한 일로서 노력하겠다고 하는 개인의 비전을 진정성 있게 제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컨대, 직무기술서 작성에 있어 ‘진실성’과 ‘성실성’을 무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기시험은 영어, 경제논술, 직무역량평가 세 가지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 부장은 “코트라에서 하는 일은 무역·투자와 관련한 일을 하는 것으로, 영어와 경제논술은 전공과 상관없는 공통 필수과목이다. 즉, 영어는 말 그대로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을 할 수 있는 어학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고, 경제논술은 경제적 안목, 다시 말해 경제관련 지식들과 기초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직무역량평가는 지원자의 전공별, 즉 인문, 이공, 어문 세 가지 계열로 나뉘어져 있는 선택과목이다. 인문이나 이공은 직무에 있어서 인문학적인 또는 이공학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고, 어문 계열은 제2외국어 시험을 봄으로써 또 한 번 외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결국은 이 모든 과정이 글로벌 비즈니스와 관련해서 얼마나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크게 지원자의 경제적인 지식, 외국어 능력, 업무처리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접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보다 자세한 조언을 이어갔다 .  코트라의 면접은 실무면접 → 외국어면접 → 임원면접 순이다. 이 또한 필기시험과 마찬가지로 재차 지원자의 경제적인 지식, 외국어 능력, 업무처리 능력을 검증하는 절차다.  정 부장은 면접에 임하는 지원자에 대해 “아무리 가지고 있는 능력이 우수하다 한들 면접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며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말하기 능력이 최상으로 발휘되어야 할 중요한 순간에 스스로 만족할 만한 스피치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되는 나만의 경쟁력을 보여주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단점을 메꾸기보다 장점을 부각하는 쪽으로 준비를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면접장에서 지양해야 할 행동으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질문에 대해 틀에 박힌 대답으로 일관하는 정형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지원자들이 있는데, 이는 면접관들에게 평가할 여지를 주지 않는 행동으로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부장은 “모든 채용 전형은 지원자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나 자질, 즉 우리 기업들의 무역·투자와 관련해서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자를 뽑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NCS 기반의 채용을 오히려 특별한 스펙을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구직자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정 부장은 “NCS 기반의 채용이라는 것은 직무역량과 상관없는 무분별한 스펙 쌓기를 지양해야 한다는 것으로 원하는 직무, 예컨대 무역업에 입사하고자 한다면 무역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련된 경험을 쌓고, 또 이러한 것들을 채용 과정에서 잘 보여주는 지원자를 채용하겠다는 의미”라고 조언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직자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정 부장은 “한정된 자리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되는 상황이다. 이럴 때에는 무엇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즉,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과 직무의 가치와 비전, 그리고 미션을 잘 살펴보고, 해당 기업이 자신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인지, 또한 자신이 그 기업의 성장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목표 의식을 분명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무에서 요구하는 핵심 역량, 즉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의자에 앉아서만 준비하기보다는 원하는 직무와 관련된 분야에서 직접 발로 뛰어볼 것” 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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