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사관리처/인사팀 팀장

비행기 조종사 자리에 금메달 마라토너가 적합할까?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직무적합성’ 기준에서 본다면 당연 적합하지 않다. 파일럿이 되고자 한다면 그에 대한 기술적 지식과 마음가짐을 필요로 하지, 그와 전혀 무관한 능력은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 무엇이든 많이, 최고로 준비해야 했던 기존의 채용방식은 각종 자격증 취득과 이력서 항목 채우기에 있어 구직자들의 평균 수준을 향상 시켰다는 점에 의의가 있을 수 있으나 정작,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지게 했다. 숨 가쁘게 변화하는 사회, 극심한 자리싸움 속에서 변별력이 떨어지는 스펙과 자기소개서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음을 구직자와 채용담당자 모두 인지한 지금, 우리는 스스로가 원하는 일에 맞게 미리 준비하고 역량을 집중해 시간과 비용, 무엇보다 마음의 낭비를 줄여야 한다. 위와 같은 맥락으로 정부가 내어놓은 국가직무능력표준(이하NCS)은 현장과 실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도구다. 이미 공사와 공기업은 2015년부터 필기 및 서류전형에 NCS를 기반으로 한 평가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일반기업을 포함해 점차 그 수와 적용범위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분야별 직업, 직무, 세부항목에 필요한 실무역량을 표준화해‘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요구되는 실제적인 수행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지만 시행 초기단계라 기업과 구직자 모두 헤매기는 마찬가지. 또 하나의 무의미한 시험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과 현장에 맞게 효율적으로 활용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 선두에서 공사와 공기업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숙명이다. 공사 입사를 준비하는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어렵기로 소문난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작년부터 NCS를 도입, 직무중심형 글로벌 인재를 뽑기 위한 체계를 다져나가고 있다. 전문성과 협업을 강조하는 인천공항공사는 NCS로 어떤 비전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이종구 인사팀장을 만나 채용 특성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NCS를 통해 직무에 적합한 인재 선발 ■ 세계공항서비스평가 10년 연속 1위, 12년 연속 흑자경영 달성을 만들어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NCS를 통한 인재 채용에 적극적이다. 개항 이후 15년 동안 고속성장을 이룬 현재와 앞으로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성장하기까지 꺼지지 않는 엔진의 힘은 우수한 인재로부터 나온다. 이종구 팀장은 대내외로 많은 변화를 겪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팀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의 기준이 많이 변했다. 기존의 무분별한 고스펙 대신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직무와 현장에 맞는 ‘자격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인턴 및 신입사원 채용 시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선발하도록 서류부터 면접까지 공사 특성을 반영한 직무역량 및 인성 테스트를 개발, 시행 중이다.” 이 팀장은 “심층면접을 통해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자 노력해 왔기 때문에 실제 채용담당자를 비롯해 지원자 역시도 NCS 도입을 통한 뚜렷한 변화는 체감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다. 다만,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직무중심형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준비는 꾸준히, 깊이 있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2016년 채용 계획에 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지원자가 입사 후 수행할 직무에 대한 지식, 기술, 역량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채용공고에 직무기술서를 추가 하였고 서류전형에는 입사지원서, 경력 및 경험기술서, 자기소개서 등을 직무 기반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항목을 삭제했다. 즉, 서류전형의 핵심은 과거 다양한 자격증이나 높은 점수, 장황한 자기소개보다는 본인이 지원하는 분야와 연관된 경험과 능력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천사례 위주로 평가 받게 된다. 필기전형은 NCS 기반의 직업기초능력평가를 실시하는데 이는 직무와 회사생활에 관한 문항으로 구성되는 일종의 인적성검사로 직무 적합성을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후 1차 실무진 면접과 2차 경영진 면접을 통해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해 지원자의 능력을 점검한다. 특히 1차 실무진 면접에서부터 외부 인성평가 전문가를 투입, 인적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2017년까지 연간 1,800만 명을 처리할 수 있는 제2여객터미널을 건설하는 3단계 공항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6,200만 명과 화물 580만 톤을 처리하는 글로벌 대형 공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 팀장은 “기존의 공항사업뿐만 아니라 영종도시개발과 해외사업 진출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보다 많은 곳에서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2016년도 채용부문 확대와 더불어 개방형 계약직 제도와 직무역량 중심의 교육훈련 강화도 고려 중”이라고 HR 이슈 전반을 정리했다.  

평소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식과 정보를 접하는 것이 중요 ■ 여행과 마찬가지로 목적지가 정해져야 그에 알맞은 준비를 할 수 있는 법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현재를 잘 알고 그에 맞는 자격을 갖출 필요가 있다. 서류전형과 필기전형을 거치다 보면 자신이 지원하는 곳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때로는 타 공사, 기업의 내용을 복사한 듯 기술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이는 기존의 입사전형과 질문이 워낙 획일화된 탓도 있지만 그에 앞서 지원자의 관심과 노력이 목적지를 헷갈리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유능한 사람보다는 가장 적합한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앞으로의 채용기준이니만큼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대응력을 갖추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세계 각국의 사람과 국제화물이 오가는 곳으로 어느 부서, 보직에서 근무하든 정보와 관찰에 민감하다. 면접전형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자신만의 해결책을 묻는 것도 직무와 유관한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 “밀입국자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묻는 등 본인이 소관할 업무 범위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관해 질문한다. 하나의 정답을 바라기보다는 지원자 스스로 문제를 고민하고 대처방법을 찾는 과정을 보는 것도 NCS를 기반으로 한 시험절차다.” 서류나 필기전형은 본인이 아는 것을 단편적으로 기술하지만 면접은 그야말로 종합적인 평가를 받는 현장이다. 특히 상황면접, 경험면접, 구조화면접의 내용이 직무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는 것, 생각하는 것, 표현하는 것까지 일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준비하라고 이 팀장은 조언한다. 또한 “연초 수화물 대란, 조직개편 등 기사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슈를 그저 아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좀 더 나아가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로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본다면 상황면접에 대비할 수 있다. 홈페이지 역시 입사 전 고객의 입장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바라볼 수 있는 소통공간이자 다양한 소식과 변화하는 과정을 알 수 있는 채널이니 평소 관심을 가지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인내, 협업할 줄 아는 인재 기다려 ■ 빠른 진로결정을 통해 취업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 직무를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NCS의 핵심이다. 단순히 취업을 목적으로 준비했던 각종 자격증과 대내외 활동은 이제 무의미하다. 꿈을 꾸는 것을 넘어 학창시절부터 꿈을 위해 실천하고 도전하는 자세를 필요로 하는 시대다. 입사서류를 채우기 위한 토익점수가 아니라 공항라운지에서 외국인들을 실제로 응대할 수 있는 실무형 어학능력이 중시된다는 말이다. 들어가서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와 열정 대신 본인이 어떤 직업인, 사회인이 될지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이 팀장은 “글로벌 허브공항을 지향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가장 어울리는 인재상은 ‘글로벌 가치 창조형 인재’이며 이를 위해 현장에서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실무 인재를 찾는다."고 강조했다. 그에 관해 실질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서류와 필기전형은 채용공고와 NCS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고 1차 실무진 면접에서 실시되는 상황면접(제시된 상황에 대한 해결방안 발표), 경험면접(직무관련 경험과 활용사례 등 답변), 구조화면접(답변에 따른 추가 질문)은 본인의 직무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면 자연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개인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시켜나가는 협업에 있어서는 관심과 능력배양이 많이 부족하다. 우리 공사 입사를 준비하는 지원자라면 어려움을 참고 동료, 선후배와 협력해 앞으로 나아갈 줄 아는 사람이 유리하다.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의 안전을 보호하는 등 인천국제공항이 수행해야 하는 모든 일들에 열린 자세와 도전정신으로 임해주기를 바란다.” 이 팀장은 입사준비를 위한 당부로 “거짓과 과장은 들통 나기 마련이고, 설령 입사했다 하더라도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어려워 오래 버티지 못한다. NCS 도입으로 직무중심형 인재 채용을 강조하는 만큼 자신의 목표를 위해 기초를 다지고 꾸준히 관심을 가져 온 사람이 이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일원으로 함께하기 위한 진실하고 솔직한 지원자를 기다리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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