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강현의 마음경영
‘기대’라는 말, 참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이다.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기다린다’는 뜻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자신을 둘러싼 중요인물들(가족, 친구, 연인, 직장 동료 등)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된다. 많은 경우에서 기대는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사람은 무슨 이유에서건 누군가가 나를 밀어주고 지켜봐주면 자신의 한계치를 끌어올려서라도 그에 부합하고자 노력을 한다. 일례로, 스포츠 경기가 끝나고 운동선수가 소속팀 감독 이름을 거론하며 감독의 기대와 믿음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팀을 위해 헌신했다는 인터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이를 심리학에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부르며,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1960년대 로버트 로젠탈(Robert Rosenthal)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밝혀낸 것으로, 실제로는 능력에서 차이가 없는 쥐를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똑똑한 쥐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훈련과 보살핌을 통해 똑똑한 쥐로 만들었다는 데서 유래한 개념이다. 업무 현장에서 피그말리온 효과는 리더가 자신의 부하들에 가지는 기대가 부하들의 직무성과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다. 상사는 부하에 대해서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대를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표현하게 된다. 상사는 긍정적이고 높은 기대를 가진 부하들에게는 언어적으로 친근함을 표시하고 목소리 톤, 신체언어 등 비언어적인 방법을 통해서도 이를 표현한다. 놀랍게도 인간은 이러한 단서들에 대해서 상사의 자신에 대한 기대가 긍정적인지 혹은 부정적인지를 알아차리고, 그의 기대와 일치하는 행동을 한다. 결과적으로 리더가 부하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게 되면, 부하직원은 이에 걸맞는 성과를 내게 되고, 스스로 자기확신과 자신감을 형성하여, 다른 일을 할 때도 이전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내는 선순환 행동을 나타내게 된다. 그럼 조직에서 피그말리온 효과를 극대화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조직 구성원들에게 기대를 반영하는 높은 목표를 부여하는 것이다. 단, 무조건 높은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어야 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리더의 기대수준이 너무 낮은 경우(성공확률이 1.0)에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지만, 리더의 기대수준이 너무 높은 경우(성공 확률이 0)에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최근 성과주의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목표달성 및 그에 대한 기대가 중요시되고 있다. 기업현장에서도 경영계획 수립 시 ‘Stretch Goal’ 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인 용어로 반복 사용되고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자신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실제 달성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많은 리더들이 목표달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저 ‘목표를 높게 세워놓으면 어느 정도는 하니까 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의 안이한 판단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도한 기대에만 의존한 현실감 없는 목표는 직원들에게 불안감, 좌절감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유발하여 결과적으로 소기의 목표달성조차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리더는 목표부여 시 기존의 직원들이 해낼 수 있는 수준보다 약간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기대감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더불어 리더가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는 행동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 필요하다. 이는 크게 4가지로 제시될 수 있다. ● 자신감 고취 부하의 능력 발휘기회 제공 및 성과창출을 위한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행동 ● 인간적 대우 상사에 대해서 부하가 느끼는 정서적 교감 및 따스함을 보이는 행동 ● 사적인 교류 상사와 부하의 비공식적인 유대관계를 나타내는 행동 ● 업무 위임 상사가 높은 기대를 갖는 부하들에게 중요하고 도전적인 일을 믿고 맡기는 행동 정리하면, 부하직원에 대해서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는 피그말리온 효과가 중요함을 많은 리더들이 알고 있다. 다만, 머리로만 알고 있는 지식적인 측면에서의 지나친 과신이 오히려 실천적인 측면을 등한시 여기지 않았나 하는 문제가 보인다. 따라서 피그말리온 효과가 실제로 부하직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식적인 측면이 아니라 리더가 실제 리더십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행동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