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기회와 성장의 길 열어줘, 이정아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 상무

세계적인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여성인재의 중요성을 알고 여성인재 확보 및 유지 전략을 활용해 왔다. 일례로, 구글 공동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는 창업 초기에 엔지니어링 부문에 남자만 16명이 채용되자, 성비를 맞추지 않으면 고용계약서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한다. 결국 여성인력을 잘 활용한 구글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발굴해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GE, IBM, P&G 등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들의 성공 방정식에는 여성인력을 잘 활용하는 것을 인재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계적인 명품기업, 크리스챤 디올 또한 여성인재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알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이하 디올 코리아)의 HR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이정아 상무는“크리스챤 디올은 업종의 특성상 여성인력이 남성보다 많은 여초기업”이라며“여성임직원만을 위한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다기보다는‘우수 인재를 양성한다’라는 신념하에 남녀 구분 없이 능력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성을 따로 떨어트려 놓고 논한다는 것은 이미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것이다. 최근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을 통해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는 디올 코리아를 찾아가 봤다.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 크리스챤 디올 그룹의 100% 자회사 광고의 영향일까? ‘크리스챤 디올’ 하면 화장품이나 향수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런가 하면, 명품 좀 안다는 사람들은 크리스챤 디올을 루이비통으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명품기업 LVMH 그룹 중 하나의 브랜드 정도로 생각들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 상무는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챤 디올을 LVMH 그룹의 하나의 브랜드 정도로 잘못 알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크리스챤 디올이 LVMH 그룹의 하나의 브랜드가 아니라 실은 LVMH 그룹의 지주사가 크리스챤 디올 그룹이다. 본사가 있는 프랑스 현지의 스텝들은 이 부분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는데, 한국 시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이에 더해 그녀는 한국 내에서는 향수와 화장품 분야의 Perfume & Cosmetics of Christian Dior Korea와 옷이나 신발, 가방 등을 취급하는 Christian Dior Couture Korea로 두개의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 중에 있으며, 여기서 Christian Dior Couture Korea는 크리스챤 디올 그룹의 100% 자회사로, 향수와 화장품 분야의 Perfume & Cosmetics of Christian Dior가 LVMH 그룹의 하나의 브랜드라고 다소 복잡한 구조에 대해 소개를 분명히 했다.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 통해 성장세 견인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는 지난 1997년 갤러리아백화점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는 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로서의 위용을 갖췄다. 특히 최근 3년 사이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상무는 지난 10년간 크리스챤 디올 코리아로서의 브랜드 포지셔닝이 약했던 게 사실로 최근 몇 년간 브랜드 리포지셔닝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브랜드 가치 포지셔닝에 차별을 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에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그룹 설명회, 인턴십 프로그램, 산학협력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우수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경력직 선발 시에는 실제 업무환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문제해결능력, 직무적합성을 평가하고 있다. 가령, 고객이 서비스에 대한 불평불만을 제기했을 때 어떻게 응대하는지, 또는 문제가 있는 직원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 지원자의 잠재된 센스 능력과 리더십을 엿볼 수 있도록 면접 시 상황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디올이 원하는 인재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브랜드 리포지셔닝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외활동들도 이어오고 있는데, 지난해 6월 20일부터 8월 25일까지 두 달여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한 크리스챤 디올의 예술적인 삶의 지향성을 보여준‘Esprit Dior 디올 정신’ 전시회가 그것이다. 1947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크리스챤 디올이라는 인물과 작품에 영감을 불러일으킨 예술적, 문화적, 역사적 요소들을 12개의 장면으로 소개함으로써 크리스챤 디올의 정신을 대중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Esprit Dior 디올 정신’ 전시회 개장일과 맞추어 오픈한 ‘하우스 오브디올’도 디올의 리포지셔닝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중심부에 자리한 ‘하우스 오브 디올’은 세계적인 건축가 크리스챤 드 포잠박(Christian De Porzamparc)이 외관 디자인 설계를 담당하였고, 피터 마리노(Peter Marino)가 내부 인테리어에 참여했으며, 지하부터 5층까지 총 6개 층으로 이뤄져있다.” 인재경영에 그 어느 때보다 신경 쓰고 있는 디올 코리아는 최근 경쟁 브랜드 간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채용방식을 새로이 하고, 직무에 최적화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현장 및 직무 역량 교육에 신경 쓰다 보니 다른 경쟁 매체들의 인력사냥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명품 경쟁 브랜드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한 매장의 직급을 주니어, 시니어, 팀장, 점장으로 구분한다면, 시니어급 직원들을 팀장으로 모셔가거나 혹은 팀장들을 점장으로 모셔가는 일들이 빈번하다. 디올 코리아의 HR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우리 직원들의 능력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에서 뿌듯하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여성이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고 있어 여성이 중간관리자 이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여성 임원을 더 많이 배출시키기 위해서는 중간 관리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시스템이 필요하다. LVMH 브랜드 간 이동이 가능하도록 각사의 인재 정보 공유 디올 코리아는 매년 여성인재 발굴 목표지수를 설정하고 관리 할 정도로 여성인재 육성에 적극적이다. 정기적인 여성인재 리뷰를 통해 경력개발을 도울 뿐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인터널 모바일리티’라는 그룹내 브랜드 간 경력 전환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 상무는 “브랜드 간 정기적인 인사 미팅에서 각사의 인재 정보를 공유한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우수인재풀을 확보하는 취지도 있지만 임직원 개개인의 경력개발루트를 공유함으로써 개개인별로 타 브랜드로 혹은 타 브랜드의 타 직무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돕고자 하는 역할이 크다. 실제로 여성 중간층 리더의 경우 LVMH그룹 내 루이비통, PCD, 펜디, 불가리, 모네헤네시 등의 브랜드 간 이동이 가능하며 디올 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등 지역적 이동이 가능하다. 이는 보다 폭넓고 다양한 직무 전환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과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가고자 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고성과자 여성 리더의 경우에 LVMH 브랜드 내 트레이닝 센터에서 Core program을 등록해 이수할 수 있다. 직무 및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연간 스케줄에 따라 영국, 싱가포르 등지에 소재한 인재 육성 센터에서 교육을 받는데, 참석자들은 전 세계의 LVMH그룹 내 직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고 또, 서로 베스트 프렉티스를 공유함으로써 간접 코칭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LVMH 브랜드 간 여성 리더를 초청하여 성공 스토리를 공유하고, 여성 리더로서 어려운 점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 해결 스토리를 듣는 Global Forum, 한국 법인 내부적으로는 Elles Forum 등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성’아닌‘인재’관점에서 접근해야 디올은 월드 와이드 차원에서 구성원의 성비 균형, 여성 리더 육성을 중요 KPI로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여직원 비율이 아시아의 경우 70%, 코리아의 경우는 80%에 달한다. 또한 65% 정도가 여성 매니저일 정도로 여성 인력에 대한 활용과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상무는 “산전후휴가, 육아휴직, 패밀리데이 등 여직원, 특히 워킹맘들의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 있기는 하나 그렇다고 여성만을 위한 제도가 특별할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디올은 여성이라고 따로 떨어트려 놓고 접근하기보다는 남녀 구분 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사실 오히려 여성 인력이 압도적으로 많은 조직이다 보니 역차별을 걱정할 정도”라고 말했다. ‘여인천하’라는 말을 참 자주 보고 듣는 요즘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고위직 진출에 방해가 되는 이른바 '유리천장'이 여전히 두텁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한국 기업의 여성의 고위직 비율은 초라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상무는 “한국에서는 여성이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 하도록 강요받고 있어 여성이 중간관리자 이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여성 임원을 더 많이 배출시키기 위해서는 중간 관리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성 개인의 경력개발 관점에서 이야기 한다면, 여성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친화력은 극대화하고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리더십은 키우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이 상무는 “여성 친화적 제도 운영은 조직 내 성과 몰입도와 포용성을 확보하여 긍정적인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는 효과가 있다”라며 “이는 하고 안하고의 선택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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