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INSIGHTⅢ
채용시즌이 되면 많은 기업들이 우수 인재 선발을 위해 인·적성검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조차도 채용에서 사용하는 인·적성검사가 과연 무엇을 측정하기 위함인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대부분은 “잘 모르겠는데요, 점수로 표시되어 나오는데 글쎄 무슨 의미인지…….”라고 하며 일부는 “지능검사 아닌가요?” 혹은 “조직 부합도 검사 아닌가요?”라고 되묻는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HR 담당자들이 HR관련 지식이 부족하다는 연구결과에 비추어보면 일반적인 현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고에서는 현재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인·적성검사의 기본 원리를 살펴보고 채용에 있어 올바른 기준으로 활용하도록 돕고자 한다. 인·적성검사에서 측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인·적성검사는 기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첫째, 주어진 일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둘째, 주어진 일을 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며 셋째, 일을 하는데 필요한 적합한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이들 중 능력과 동기는 사람의 개인차 영역이고 적합한 환경은 조직의 몫이다. 따라서 선발 시에 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조직 또는 해당 직무에 필요한 능력과 동기를 갖춘 지원자를 변별해내는 것이 중요한 이슈다. 바로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개발된 것이 선발 시 사용하는 인·적성검사인데, 주어진 직무를 할 수 있는 능력(Can Do)과 지속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이는 동기(Will Do)를 갖춘 지원자가 누구인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Can do와 Will do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가 먼저 ‘Can do’는 인지적 능력을 대표하는 지능을 통해서 측정하는데, 이는 산업 및 조직 심리학에서 ‘일반정신 능력’이라고 하는 것으로 정보와 기술을 습득, 기억, 인출하고 결합하여 새로운 환경에 적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맡고 있는 대부분의 일은 단순한 일이 아닌, 일정 수준 이상의 정보를 활용 및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 단순히 기존의 지식을 흡수해서 차곡차곡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이를 활용하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이다. 즉 저장된 정보들을 재구성해서 새로운 정보로 가공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인지적 능력이 중요한 경우는 특히 복잡한 일을 수행할 때이다. 실제 선발과정에서 직무성과를 예측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선택하라면 인지적 능력이 제1요소이다. 핵심은 바로 정보처리 능력이기 때문에 정보처리를 많이 요구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된다. 그럼 최상의 직무성과를 내려면 인지적 능력만으로 충분한 것인가? 그렇지만은 않다. 인지적 능력은 직무성과를 내는 데 있어서 중요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업무 매뉴얼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활용방법에 대해서도 훌륭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하자. 실제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이 항상 만족할까? 아닐 수도 있다. 고객 서비스는 업무의 효율성과 완벽도 포함하지만 그밖에 상냥한 웃음, 배려, 소통능력 등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점이 바로 업무에 있어서도 성격과 같은 개인 성향이 빠질 수 없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아마도 독자들 중 일부는 성격이 직무성과를 예측해준다는 점에 대해서 다소 의아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1980년대까지는 선발검사로 성격검사를 사용하는데 상당히 회의적이었다. 다시 말해, 성격이 직무성과를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발용 검사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어 국내외 기업들이 성격검사를 선발과정에 활용하고 있다. 인간의 성격을 구조화 시킬 수 있는 하나의 틀, ‘Big 5’는 간단히 말하자면 인간의 성격을 아래의 표에 제시된 5가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며, 대부분 인·적성검사에 포함된 성격 부분은 Big 5 모델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직무성과와 관련하여 성격의 역할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인간이 가진 성격적 특성과 지적 능력은 상호 보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능검사는 일반적으로 일정한 시간이 주어지고 그 주어진 시간 내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성과를 내는 최고 수행(Maximum Performance)이다. 하지만 성격검사는 평소에 습관적으로 자신이 어떤 행동을 보여주는지를 측정한다는 점에서 일상 수행(Typical Performance)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창의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개념적으로 알고 있다 하더라도(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람이 창의적 행동을 보인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창의적 행동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적 호기심이 강하고, 자연의 아름다움 등에 애정을 느끼고, 어떤 법칙이나 원리에 대한 갈구가 남달리 강해야 한다.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창의력이 필요하다면 창의력이 무엇인지를 개념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더불어 실제 창의적인 행동을 보이는지 여부를 성격검사를 통해 일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직무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이야기할 때 객관적 증명, 측정이 가능한 것도 있지만 끈기, 창의력, 지도력, 의사소통능력, 배려심 등과 같이 단적으로 파악이 어렵고 측정 불가능한 부분이 더 클 때도 있다. 그리하여 인·적성검사는 개인의 평소 심리, 습관, 행동의 패턴을 통해 부분적으로나마 해당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검증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적성검사의 의미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였다. 아마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다. HR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식과 학계의 연구결과 사이의 괴리감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분명한 것은 HR 담당자라면 인사 및 조직관리에서 사용되고 있는 검사들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이끌어야 함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해 나간다면 인·적성검사 그 이상의 선발 도구도 지속적으로 개발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