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의 인재경영

중국 고사에 “심전위상(心战为上), 병전위하(兵战为下)”라는 말이 있다. 마음으로 하는 전쟁을 먼저 하고, 군대로 하는 전쟁은 나중에 하라는 뜻으로 구성원들의 사기가 충만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저성장이 일상이 되면서 기업들 저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신사업 진출, 신시장 개척, 신제품 개발 등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 모든 노력의 근간에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점이 구성원들의 사기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사기 진작, 구성원 몰입의 다양한 측면의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구성원 몰입은 실제로 다양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앤런과 메이어라는 조직심리학자는 구성원들의 몰입을 정서적(Affective), 유지적(Continuance), 규범적(Normative) 몰입으로 나누어 제시한 바 있다. 정서적 몰입은 조직 구성원이 그가 속한 조직에 노력과 충성을 기꺼이 바치려는 의욕, 개인의 존재를 조직과 결합하려는 태도, 또는 조직의 목적을 수용하려는 신념을 의미한다. 이러한 몰입은 조직 및 직무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에서 비롯되는데, 긍정적인 경험은 임금에 대한 만족, 동료 관계나 상사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 등을 포함하며 직무에 대한 도전감과 자기효능감, 의사소통의 원활함, 따뜻한 조직 분위기 등을 통해 얻어진다. 반면, 유지적 몰입은 종업원이 조직을 떠나면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에 계속해서 조직에 남고자 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유지적 몰입은 계산적이고 교환적인 측면에서의 몰입의 성격을 지닌다. 마지막으로, 규범적 몰입은 의무감이나 책임과 관계있다. 규범적 몰입은 조직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 가치 및 사명을 내면화함으로써 개인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상태로, 도덕적 의무감, 책임감, 죄책감, 조직을 위한 희생정신 때문에 조직이 부여한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가치관에 대한 몰입이다. 위의 세 가지 몰입 개념을 정리해 보면 정서적 몰입은 조직에 남고 싶다는 감정 상태이고, 조직에 남아야 하기 때문에 유지적 몰입이 생기며, 남아야 한다고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규범적 몰입이 생기는 것이다. 구성원 사기, 그 힘의 8할은 리더의 진정성에 달려 있어 구성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 많다. 구성원에 대한 존중과 신뢰, 핵심가치의 내재화, 일과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주인의식 고취, 공정하고 객관적인 성과평가, 충분한 성장기회를 제공하기 등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런데 이 모든 활동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단 하나 결정적인 요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바로 리더십이다. 일례로 위기 극복의 신(神)이라고 하는 파나소닉社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보라. 그는 23살에 회사를 창업해 94세에 사망할 때까지 70여 년간 그만의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불황을 극복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1929년 대공황기에 회사는 매출 급감과 쌓여만 가는 재고로 위기에 직면했다. 한 회사 간부가 “종업원을 반으로 줄여야 합니다.”라고 하자 당시 병상에 누워있던 고노스케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장래에 마쓰시타를 더욱 키우려고 한다. 때문에 한 사람도 해고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불황이라는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 그 안에는 꼭 CEO를 비롯한 리더들의 진정성이 녹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희망의 불씨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CEO가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해야만 희망이 싹틀 수 있다고 여기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이것이 잘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 오히려 구성원들은 리더의 진정성에서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곤 한다. 그리고 진정성은 구성원의 마음을 얻고 희망을 심어주는 토대가 되고 궁극적으로는 사기를 높이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우니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무조건 ‘너부터 졸라매라’라는 식이 아니라, 리더가 ‘나부터 졸라매겠다’라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이를 실천할 때야 비로소 구성원의 마음을 얻고 사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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