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상영된 영화 중에 ‘머니볼’이라는 헐리우드 작품이 있다. 영화의 모티브는 경제 저널리스트 마이클 루이스가 쓴 소설『머니볼』이며,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The Art of Winning an Unfair Game)’이라는 이름의 부제가 달려 있는 논픽션 소설이다. 글의 소재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빈’ 의 조금은 특별한 구단 운영과 관련된 이야기다. 내용은 결과 위주의 선발방식에서 탈피하여 숨어있는 잠재능력과 재능 위주로 선수들을 발굴하고 이렇게 선발된 선수들을 기용하여 팀을 승리로 이끈다는 스토리이다. 이 책에서는, 머니볼이라는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기존의 스타선수들 에게 관심을 갖기보다는 남들이 모르거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재능을 가진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여 남들이 가치를 알아내기 전에 선점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브래드 피트(Brad Pitt)가 구단의 스텝들과 스카우터들을 모아놓고 “우리는 돈이 없다. 그래서 많은 돈을 지불하고 스타선수를 데려가는 부자구단과 경쟁할 수 없다. 따라서 아직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재능이 가려진 선수를 찾아야 한다. 기존의 잣대에서 저평가 받는 선수들 중에서 우리의 기준을 만족하는 선수를 골라내야 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대목은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표현한 명대사로 꼽힌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화 속 주인공인 빌리빈 단장은 구단 취임 전, 메이저리그 최하위였던 오클랜드 애슬래틱스를 취임한 다음 해부터 메이저리그 최상위 팀으로 끌어 올렸다. 그뿐 아니라, 단장으로 재직한 16년 동안 5할 4푼의 평균성적을 만드는 대기 록을 달성하였다. 이는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와 거의 같은 수준의 기록으로 두 팀이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의 몸값을 고려했을 때, 실로 엄청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머니볼 전략’이라고도 불리는 빌리빈 감독의 야구이론을 경영에 접목시켜 성공시킨 기업가가 있다. 교세라그룹의 이나모리 가즈오( 盛和夫) 회장이다. 개인적으로 이 분을 직접 만난 적이 있는데, 지난 2012년 2월 서울 양재동의 외교센터에 위치한 교세라코리아의 대회 의실에서다. 하나금융그룹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나모리 명예 회장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일본인 CEO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였는데, 나는 일본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 교세라의 책임자인 다마가와(玉川) 사장의 특별 초청으로 그 자리에 참석하는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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