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GE가 성과관리시스템을 전면 개편한다고 발표했을 때, 국내외의 많은 인사조직전문가들은 적잖이 놀랐다. 19세기 말 토머스 에디슨이 개발한 전구로 사업을 시작하여, 20세기 굴뚝 산업시대의 대표적인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한 GE는 그동안 전 세계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GE의 식스 시그마, 바이털 커브 (Vital Curve: 상대 평가 등급을 책정하기 위한 곡선), 크로톤빌 리더십 센터 등의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했 다. 그런 GE가 “오늘날의 환경에서 기존의 성과관리시스템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라며 과거의 제도를 부정했다. GE를 예의주시하던 수많은 기업들이 그 배경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일부 전문가 들은 GE가 구성원들의 등급(Ranking)을 매겨서 상, 중, 하로 강제 할당하는 상대평가제도를 폐지한 점에 주목했다. GE의 사례를 들어 “창 의력, 협력이 중요한 시대에 경쟁을 부추기는 상대평가제도는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실 GE의 성과관리 시스템 개편은 단순히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와 같은 평가제도 개편의 이슈가 아니었다. GE는 성과관리시스템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사·조직운영시스템을 개편 중이다.

GE가 인사·조직운영시스템 전반을 개편하는 이유는 구글, 아마존 등과 같은 디지털 기업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GE의 CEO 인 제프리 이멜트는 “우리는 디지털 제조업(Digital Industrial)을 할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경쟁자는 구글과 같은 디지털 기업들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GE는 20세기의 기업을 운영하던 방식으로는 디지털 기업이 될 수 없다고 믿는다. GE는 새로운 일하는 방식인 패스 트웍스(FastWorks) 도입, 연간 성과 리뷰 폐지, 상대평가 폐지, 리더십 변혁 등 굵직한 변화를 동시다발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업의 인사·조직 운영 방식은 아날로그 기업과 달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MIT 슬로안 매니지먼트 리뷰는 지난여름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조직(Aligning the Organization for its Digital Future)’이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한두 개의 제도를 손질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디지털 시대의 특성에 맞게 사람과 조직을 관리하는 방식 전반을 ‘디지털 정렬(Digital Congruence)’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피하기 어려운 디지털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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