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데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직접 체험’ 을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먹어보았는데 진짜 맛있었다.”라든지, “써 봤는데 효과가 있었다.” 등과 같이 자신의 ‘직접 체험’을 언급하며 주장을 어필하는 것은 확실히 큰 효과를 낳는 방법 중 하나다. 이런 식의 광고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 제품판매에도 큰 도움을 준 인물이 둘이 있는데 한 분은 ‘윌’이라는 요구르트의 광고모델로 출연한 적이 있는 호주의 베리 마셜(Barry James Marshall) 박사이고 다른 한 분은 ‘산수유액’으로 유명한 천호식품 대표이사 김영식 회장이다. 우리에게는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라는 광고 인물로 유명한 마셜 박사는 1982년 호주의 로열퍼스병원(Royal Perth Hospital)에서 박사과정 논문을 준비하고 있던 도중에 궤양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or pylori·이하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학계에 전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젊은 의사의 주장을 세상은 믿지 않았고, 어떻게든 자신의 주장을 믿게 하고 싶었던 마셜 박사는 1984년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헬리코박터균이 가득 찬 컵을 마시게 된다. 그로부터 며칠 후, 위에 번식한 헬리코박터 균으로 인해 구토가 시작되고 위궤양의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 면서 비로소 세상은 그의 주장을 믿게 된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마셜 박사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기에 이른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궤양 발생률이 높은 나라다.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때문에 거의 모든 한국인은 한 번쯤 위궤양에 시달려 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표된 헬리코박터균은 한국인에게는 희소식이었고 이 균의 퇴치제로 ‘윌’이라는 제품이 만들어지면서 광고모델로 마셜 박사를 기용한 것이다. 마셜 박사의 광고 등장은 대성공이었다. 덕분에 ‘윌’이라는 제품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지금까지 24억 병이 팔려나갔다고 한다. 특히나 광고 수익을 전액 과학재단에 기부한 마셜 박사의 착한 행동은 사람들로 하여금 광고의 신뢰도를 더욱 높여주는 작은 효과도 덤으로 안겨 주었다.
마셜 박사처럼 직접 체험을 강조하며 TV 광고에 출연한 분이 또 한분 있다. 천호식품의 김영식 회장이다. 이렇게 소개하면 어떤 이는 “누구?” 할지도 모르겠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는 말을 하며, 속 시원히 말 못 하는 답답한 표정을 지으신 인자한 얼굴의 회장님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를 것이다.
제품을 만든 이가 호소를 한 덕분인지는 몰라도 천호식품의 순이익은 TV광고 이후 크게 올라간다. 실제 광고 이전인 2009년에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순이익이 2011년 광고를 하고 나서는 50억 원대로 껑충 뛰게 된다. 이후 2015년까지 매해 순이익이 50억대 후반에서 70억대 후반을 기록하게 된다. 마셜 박사의 출연 이후 윌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처럼 김영식 회장의 출연으로 천호식품의 산수유액 판매도 고공행진을 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