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이다. 처음에는 늘어진 뱃살을 관리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배드민턴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작고 가벼운 셔틀콕을 때로는 사뿐히, 때로는 강력한 스매싱으로 코트에 꽂는 쾌감은 형용할 수 없는 희열을 가져다준다. 그런가 하면 배드민턴이 아니고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나이도 직업도 전혀 다른 사람들과 땀을 흘리며 교감을 나누는 것도 배드민턴이 주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 그런데 가끔 이러한 즐거움을 방해하는 사람이 있어 아쉬운 감정이 들 때가 있다.

경기 중 내 실수에 대해 파트너가 과민하게 반응할 때로 그렇잖아도 실수해서 미안한 감정이 있는데, 파트너라는 사람이 어이없다는 듯대놓고 인상을 찡그릴 때면 덩달아 내 기분도 일그러진다(참고로, 동호회에서의 배드민턴 경기는 주로 2:2 복식경기다).

더욱 문제는 이 같은 모난 행동은 나와의 경기뿐 아니라 다른 회원들 과의 경기에서도 매번 나온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눈살을 찌푸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과한 승부욕이 빚어낸 치기어린 행동 정도로 치부하고 넘기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클럽 분위기가 적지 않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는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이 아닌 클럽 내 다수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고 필자가 속한 클럽에 이런 사람이 많은 것은 결코 아니다. 대부분이 상대의 실수에 대해 “괜찮아, 편하게 해”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인자한 얼굴들이다.

사형수의 초상화에 대한 일화가 있다. 전문적으로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가 3일 후면 사형이 집행될 사형수의 초상을 그리기 위해 감옥을 방문했다. 험악한 인상의 사형수는 화가에게 화를 내며 왜 자기 얼굴을 그리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화가는 지금까지 순수하고 예쁜 아이의 얼굴을 많이 그려봤기 때문에 그 반대인 얼굴을 그려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사형수에게 순수하고 해맑게 빛나는 아이의 얼굴 그림을 보여줬다. 그러자 사형수가 통곡하기 시작했다. 화가가 사형수에게 통곡하는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사형수는 그림 속 맑고 순수했던 아이가 자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돌보지 않 고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악한 행동을 하다 보니 세상 사람들이 증오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고,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비참한 신세가 됐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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