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새로운 도전적 과제가 인사부서에 줄지어 부과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속 조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문제 그리고 블라인드 채용 실시 등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과제들이 인사부서의 책상 위에 놓여 있다. 인사부서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현직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1980년부터 2015년까지를 돌이켜 보면 인사부서는 매 순간마다 새로운 과제와 도전에 직면해야 했었다.

80년대의 국가 경제는 확대 성장을 추구하는 정책의 궤도를 달리고 있었다. 특히 대외 수출은 국가경쟁력 향상의 원동력이었으며 대외 수출 경쟁력의 원천은 가격경쟁력에 있었다. 그 당시 인사부서가 담당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원가로서의 인건비를 관리하는 일이었다. 따라서 인사부서가 부여받은 최우선의 목표는 인건비 분석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사정책을 수립하는 일이었다. 즉 노동집약적인 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인건비 관리가 가격경쟁력 향상의 주된 수단이 되었다. 제품의 원가 중 인건비를 정확하게 계산하고 분석할 수만 있어도 상사로부터 총애를 받을 수 있었던 상황이 었다.

80년대 이전의 인사부서의 역할은 인건비 관리보다는 일반적인 인사 행정 업무에 집중되어 있었다. 80년의 시대적 상황은 인사부서가 인사행정 중심의 부서에서 인건비를 관리하는 부서로의 전환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인사부서가 새로운 영역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각종 인사 관련 서류를 관리하던 업무가 경제성을 계산하는 숫자 중심의 업무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인사부서는 노동생산성, 전체 부가가치 중 인건비의 비율로 계산되는 노동분배율 등 다양한 인건비 관련 지수를 계산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간접 인건비를 직접 인건비로 전환하는 작업은 철저한 논리와 복잡한 계산을 필요로 하였다. 문서관리 중심의 인사 업무를 숫자 중심의 인사 업무로 전환 시키는 것은 인사부서가 경험하는 새로운 과제이며 도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고도화된 ERP 덕분에 이런 일은 이제 컴퓨터가 처리하는 세상이 되었다. 80년대 말부터 1997년 IMF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주로 노사관계가 인사부서의 가장 중요한 도전적 과제였다. 노동조합이 설립되고 노동 조합과의 협상이 새로운 과제가 되면서 인사부서의 관심은 노사관계에 집중되었다. 사실 그 이전에는 노사관계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경영진이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80년대 말 이전에는 노동운동 자체가 억압되어 있었고 인사부서에서도 노사관계를 형식적으로 다룬 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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