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월요일 오전, 미국에 거주하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신 사장,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한 가지 부탁이 있어서 전화했는데, 도쿄 시내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곳으로 호텔 예약 좀 부탁할 수 있을까?” “갑자기 웬 호텔?” “응, 연말에 가족들하고 일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일본은 처음이라 지역상황도 잘 모르겠고, 내가 예약하는 것보다 자네한테 부탁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아서, 아무래도 일본 하면 또 신경수 아니겠 어(^^!)” “…… ……” “아, 참 그리고 호텔 예약한 김에 가볼 만한 관광지도 미리미리 예약해 주면 더 좋고, 오케이?”
고객들 전화에 분주하게 응대하는 여행사 직원 이미지가 갑자기 떠올랐다. 졸지에 가족여행 주문을 받는 여행사 직원이 되어 버린 기분 이었다.
그렇다고 그 친구가 여행사를 이용할 돈이 없어서 나에게 전화한 건결코 아니다. 10여 년 전에 빈주먹으로 도미(渡美)하여 지금은 LA에서 수십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는 성공한 비즈니스맨이다. 무엇보다도 그 친구의 장점은, 곤경에 처한 친구들이나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그냥 모른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선천적인 정의감 때문에 학교 다닐 때에도 친구들 사이에서 꽤나 인기가 좋았다.
신경수 아인스파트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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