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경기 회복 지연, 유럽의 재정 위기, 불안한 중동 국가들의 형세 등 다사다난했던 상반기 매월 주목 받은 경영 키워드들이 있다. 올 1월부터 8월까지 사회, 경제, 문화 키워드를 되짚어보고 하반기 경영의 시금석으로 삼아보자. 1월 - 프로 보노(Pro Bono) 점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시되는 가운데 많은 기업들이 프로 보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무료봉사’라는 뜻인 프로 보노는 라틴 문구인 ‘공익을 위하여(Pro bono publico)’의 약어로 원래 변호사가 소외계층에 무료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은 연간 공익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최소 50시간을 이 활동에 사용하도록 의무화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 7월 개정된 변호사법에 따라 국내 변호사들에게 연간 20시간의 공익활동이 의무화되었다. 2월 - 재스민 혁명 철저한 언론 통제와 인터넷 검열로 인한 중국 시민들의 불만이 터졌다.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재스민 혁명’인터넷 검색이 차단됐고 수시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불통되는 등 온라인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었다. 튀니지의 국화 재스민에서 따 온‘재스민 혁명’은 2010년 12월 18일 튀니지에서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말한다. 시위는 튀니지의 시디 부 지드에서 시작됐다. 물가폭등과 높은 실업률로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태에서 과일노점상인 무함마드 부아지지의 분신자살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이 반(反)정부 시위로 23년 장기집권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이 영구 축출되었다. 3월 - 이익공유제(Profit Sharing)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안한 ‘초과이익공유제’로 큰 논란이 있었다. 재계를 비롯한 일부에서는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포퓰리즘적 주장’이라는 비판과 함께 심지어 “사회주의의 배급과 뭐가 다르냐”는 불만 까지 쏟아냈다. 이익공유제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올 2월 23일 제시한 개념으로 대기업의 이익 중 일정 부분을 떼어서 협력업체와 나누는 게 골자다. 동반성장위원회는 협력업체가 거래 관계에 있는 대기업의 이익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평가하는 방법, 적용 범위 등을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4월 - 플랫폼 비즈니스(Platform Business) 세계적으로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있는 대표 기업인 애플과 구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IT기반의 성공적인 ‘플랫폼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사업자(공급자)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여기에 소비자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형태를 말한다. 즉 고객과 파트너간 IT기반의 가상 거래시장을 제공함으로써 거래 거리를 좁혀 혁신을 주도하고, 효율성을 제고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칭한다. 이 모델을 통해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기 제조업체들은 각종 소프트웨어 공급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다. 5월 - 100세 시대 프로젝트 고령화 사회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면서 정부는 ‘100세 시대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100세 시대 프로젝트는 현재 평균수명 80세에 맞춰진 교육, 정년, 복지 등 국가정책의 큰 틀을 100세 시대에 맞게 바꾸는 작업으로 퇴직한 고령자의 재취업 등 사회참여 확대방안과 고령친화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중점 발굴할 방침이다. 6월 -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되고 검색 기능이 날로 발전하고 있어 누군가의 정보를 얻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사회적 관심이나 지탄을 받게 된 사람의 과거 행적을 찾아 퍼뜨리는 이른바‘신상 털기’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연예인 같은 유명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언제든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본인이 원할 경우 온라인상의 모든 개인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잊혀질 권리’를 도입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7월 - 경제고통지수(Economic Misery Index) 올 들어 경제고통지수가 지난해보다 높아진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경제고통지수는 평균 8.0으로 지난해 6.6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의 7.9보다도 높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경제고통지수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심한 고통을 느끼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기상용어인 불쾌지수를 차용해 고안했다. 지수가 높을수록 물가가 비싸고 실업률이 높아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8월 - 파놉티콘(Panopticon) 지난달 네이트온, 싸이월드 가입자 3,500만 명의 개인 정보가 해킹을 통해 유출되면서 사회적인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소셜 네트워킹이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는 가운데‘21세기파놉티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제시한 파놉티콘은 소수의 감시자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모든 수용자를 감시할 수 있는 형태의 감옥이다. 벤담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이 파놉티콘을 이상적인 사회의 축소판으로 보고 감옥뿐 아니라 군대, 병원, 학교, 공장 등에까지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파놉티콘이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인터넷, CCTV, 신용카드, 휴대전화 등의 광범위한 사용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개인 정보와 행적이 수집되고 감시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휴가 시즌이 끝나고 2011년 하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여전히 불씨가 남은 유럽의 재정위기, 중국의 금융긴축 정책 등 잇달아 터지는 악재로 앞날을 가늠할 수 없는 경제상황이다. 과연 하반기에는 어떤 키워드가 신문의 1면을 장식할까?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많은 기업들은 하반기 핵심 경영키워드로 ‘상생, 미래 그리고 기여’를 택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반성장, 미래의 먹을거리 찾기 그리고 ‘사랑받는 기업’이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박 예 진 한경아카데미 연구원 ye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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