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하면서 순수한 글로벌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의 정신이 훼손되었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올림픽은 원래 정치적 행사였고 지금도 글로벌 정치지형을 반영하는 체육 이벤트이다.

고대올림픽은 제우스를 위한 제전이자 전쟁상태였던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잠시 휴전을 하고 평화적으로 군사력 경쟁을 하는 각축장이었다. 쿠베르탱에 의해 부활된 근대올림픽은 히틀러 나치즘의 선동에도 기여하였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은 나치즘을 국제적으로 공인한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높이고 서울을 세계적인 대도시로 유명하게 만들었지만 1980년 광주학살을 자행한 전두환 독재정권에게 국제적인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하였다. 결국 올림픽은 스포츠를 도구로 하는 세계적인 정치이벤트이다.

냉전 시대의 올림픽은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체제경쟁의 장이기도 하였고 국가 간 갈등으로 인해 올림픽이 비정상적으로 개최되기도 하였다. 1956년 올림픽에는 네덜란드, 스페인, 스위스가 소련의 헝가리 침공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불참하였다. 1970년대에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로디지아의 인종차별 정권에 항의해 올림픽 참가를 거부했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는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대한 항의로 미국을 포함한 65개국이 불참했고 1984년 LA올림픽에는 루마니아와 유고슬라비아를 제외한 소련과 동구권 국가 등 사회주의국가들이 참가하지 않았다.

더욱이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상업적인 대규모 스포츠 행사가 된 올림픽을 통해 특권적 이득을 얻는 글로벌 이익 단체이다. IOC는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뇌물청탁, 독재정권의 야합 등 각종 비리와 스캔들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IOC 위원들은 세계 곳곳에서 올림픽을 명분으로 초호화 여행을 다니고 국빈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거액의 돈을 챙겨주는 미디어와 후원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며 올림픽이라는 상품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올림픽 개최국은 행사를 위해 장기간에 걸쳐 많은 비용을 투입하지만 IOC는 자신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올림픽으로 인한 각종 권리와 수입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개최지 선정의 조건을 달고 개최 도시에 대한 개최 정부의 재정보증을 요구하여 빚더미 올림픽을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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