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R. Strauss, Also Sprach Zarathustra, Op. 30)’가 어두운 연회장의 공기를 울리고, 번쩍거리는 광선들이 복잡하게 얽히며 스크린에 뿌려진다. 광선들은 한데 모여 사람의 뇌 모양을 이루다 우주를 달려 막 일출 시점의 지구를 향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 시청각 클리셰는, 의외로 소박한 종착지로 향했다. 그곳은 바로 채용이었다.

몇 달 전 한 국내 IT업체의 채용 솔루션 발표회에서 상영한 영상이다. 사실 신입사원 채용만큼 힘들고 지치며 불확실한 의사결정이 없다. 비슷비슷한 자기소개서 수천 장을 읽고, 어색한 정장을 똑같이 차려 입은 수백 명의 판에 박힌 대답을 들으며, 어렵게 채용 결정한 신입의 무능에 절망해야 하니까. 이젠 이를 인공지능이 대량으로 빠르게, 객관적이며 과학적으로 대신 해준다니,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지류가 비로소 척박한 HR 영역에 도달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드디어 HR에 다다른 인공지능

HR 분야는 전통적으로 정보기술의 관심에서 소외되어 왔다. 기업용 솔루션들은 HR을 재무 관리나 협업/생산성 도구에 덧붙여진 편의기능으로 대했고, 블라인드 같은 모바일 앱들은 전통적인 HR 기능을 조롱했다. 물론 HR이 일부러 쇄국정책을 쓴 것은 아니었다. 기술이 필요로 하는 ‘정보’가 특징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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