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창조경영
당대에 창업해 한 나라 제일 갑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미국에서 아마존이, 중국에서 알리바바가 그 성공 사례를 보여줬다. 이틀에 한 명씩 억만장자가 새로 나타나는 부(富)의 재편, 기회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벤처 창업의 열기가 끓어오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기존 기업들에는 위기다. 세계 최고 회사라고 예외가 아니다. 노키아의 추락 사례는 이미 구문이 됐고 미국을 대표하는 GE와 GM의 부진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부의 재편은 의사결정이 빠른 벤처기업이 거대한 대기업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사업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대기업이 발 빠르게 변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100년도 더 된 20세기적 경영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기존 기업으로서 누리는 기득권이 큰 걸림돌이다. 시장 점유율이 높을수록, 돈을 잘 버는 회사일수록 더 그렇다.
업종에서 톱 3 또는 톱 10 정도 되면 약간만 노력해도 일정한 수익이 보장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수많은 사람이 어제와 똑같이 열심히 일하고 있으면 외부에서 오는 위기의 징조를 느끼기 어렵다.
업종 밖에서 강력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날 때, 국경의 벽을 넘어 글로벌 강자가 들이닥칠 때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뀐다. 추락한 노키아는 한동안 휴대폰 세계 1위였고, AGFA는 필름 사업 최강자였다.
권영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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