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의 딜레마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어떤 답이 나올 수 있을까? 목조 주택이 모여 있거나, 가연성 물질을 많이 다루는 곳 등 다양한 답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소방관이 가장 많은 곳’이라는 답변이 나왔다면 어떻게 들릴까? 일면 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무래도 통계적으로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 또는 가능성이 높은 곳에 소방관이 많이 배치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군가 ‘화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방관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라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아마 말도 안 되는 소리이고, 이렇게 결과를 내는 사람들은 아주 무식하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다른 사례를 한번 보자. 미국 어느 주의 경찰서에서는 범죄지역의 범죄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범죄를 일으킬 후보를 압축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 작업을 수년간 진행해 왔다. 빅데이터 분석은 범죄 예방률을 높이거나 범죄 발생 시 출동 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었지만, ‘특정 민족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라는 통계 수치도 내놓았다. 이 통계 수치는 어떤 결과를 야기할 수 있을까? 일단 범죄가 발생하면 이 민족을 먼저 수사 대상에 올려 놓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 면, 다른 민족에 비해 해당 민족 범죄자의 검거율이 더 높아지면서 그들의 범죄 확률을 점점 더 높이는 데이터 인풋으로 작용하게 될것이다. 이렇게 빅데이터나 통계 분석의 결과만을 보게 되면 잘못된 방향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기업의 인사 데이터 분석도 다르지 않다. 기존 인사 데이터의 분석은 다분히 활동 또는 현상에 대한 결과 조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많은 기업이 수년 동안 Score Card, KPI, Metrics라는 이름으로 인사관리 활동을 정량적으로 정의하고 분석하는 활동에 집중하 였지만, 그 결과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 사례와 유사하다. 예를 들어 ‘올해는 작년에 비하여 100명이 더 퇴사를 했다’라는 정량적인 결과만 가지고는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인사 경영의 트렌드는 이보다 훨씬 수준 높은 통찰력을 요구하고 있다. 만일 퇴사자가 늘어난다면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한 정보가된 것이다. 이와 같이 좀 더 통찰력 있는 정보를 추출하기 위해 HR 분석 활동에서 첨단 기술의 도입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기술의 도움을 받은 HR 분석 활동은 과거와 다른 모습이며 맥락과 원인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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