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사회는 말 그대로 激動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 사회의 사고와 행동양식을 제어해 왔던 기존의 가치와 질서, 관행과 관습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관행과 관습을 명분으로 묵인되고 용인되어 왔던 봉건적 가부장적 권위주의와 뿌리 깊은 불공정과 차별적 행태들은 이제 反사회적, 反인권적 적폐로 간주되어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랫동안 눌러 왔던 시민들의 권리와 정의에 대한 의식이 깨어난 것이다. 이제 한국 사회의 전통적 가치와 질서는 갈림길에 직면해 있다.

사회와 조직이 만든 질서와 관행에 순응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미덕이었다. 조직 내의 불공정과 비합리, 차별이 있더라도 가급적 조직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참고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구성원의 자세였다. 이의제기는 곧 조직에서 비주류와 따돌림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상사의 권위주의적 횡포나 갑질은 개인의 독특한 개성 정도로 이해되어 왔고, 조직의 위계질서는 반대와 다름을 허용하지 않는 암묵적인 규칙이자 굴레였다. 그것이 조직의 힘으로 인정하고 순응하며 살아왔다. 사회와 기업의 저변에 깔려 있던 이러한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이고 폐쇄적인 문화와 DNA가 드디어 변곡점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변곡점

최근 이른바 항공사 오너들의 갑질 이슈가 거대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 철없는 재벌 자제들의 갑질 이슈가 사회적 가십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대개는 흐지부지 되었다. 이번처럼 오너의 갑질에 대하여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전례는 없었다. 개선된 의식과 가치관의 변화가 오너들의 봉건적이고 계급적인 차별을 용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해당 기업의 직원들이 회사의 치부를 감싸고 숨기려 하지 않고, 스스로 전면에 나서서 오너 퇴진과 회사의 혁신을 요구하는 모습은 생경한 풍경이다. 아마도 이것은 사회적 가치와 인식의 변화에 영향을 받은 직원들이 노동조합과 같은 조직적 방식이 아닌 자발적, 개별적으로 기업의 문제해결에 뛰어든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것 같다.

유료회원전용기사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을 해주세요. (유료회원만 열람가능)

로그인 회원가입
저작권자 © 월간 인재경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