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패러 다임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인공지능(혹은 인공신경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기계(Machine)의 엄청난 능력에 기대어 인간의 두뇌로 해결할 수 없는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감이나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인공지능의 도입을 검토하거나 준비하고자 하는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기본적으로 인간의 인지적 모델을 모방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인공지능(혹은 기계 학습) 분야의 유망한 기술 중의 하나인 딥 러닝(Deep Learning)은 인간이 학습하는 인지 구조를 본떠 기계적으로 학습을 수행하는 신경망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경영학과 인지과학 분야의 대가인 사이먼(Herbert Simon) 교수는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이라는 인간 이성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완전한 합리성의 가정에 갇혀있던 학문들의 이론적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행위자)은 제한된 합리성으로 인하여 모호한 목표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목표에 대한 대안들을 완벽히 평가하지 못한다. 따라서 인간은 ‘만족과 희생(Satisficing)’을 병행하는 탐색(Search)의 과정을 거쳐 대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탐색은 반복을 통해 규칙화(Rules/Routines)된다(이무원, 2015).
인공지능이 구현하는 알고리즘은 탐색의 반복을 통해 규칙화된 과정을 기계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의 인지 모델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하는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최적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구심을 갖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비약 적으로 발전하여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이 도래할 때까지 투자를 유보하기 보다는, 기업들은 성공에 대한 확신은 차치 하고라도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선제적 투자의 필요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수준에서는 인간의 인지능력과 인공지능이 유사한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하여 인간의 많은 활동을 대체하도록 하는 유인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