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흔히 사용하는 표현 중 ‘부카 (VUCA)’라는 말이 있다. 원래 미군들이 사용하는 군사약어로 상황을 파악하거나 예측할 수 없을 때를 일컫는데, 지난 2011년 세계적인 광고회사 사치앤사치의 CEO 케빈 로버츠가 ‘부카월드(VUCA World)’라는 표현을 강연에서 사용하며 유행하기 시작했다. 케빈 로버츠는 시대의 경영환경이 변덕스럽고(Volatile), 불확실하며 (Uncertain), 복잡(Complex)할뿐 아니라, 모호하기(Ambiguous)까지 하다라는 의미에서 부카(VUCA)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우리가 만일 2011년을 부카의 시대라고 동의한다면, 오늘의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슈퍼부카, 울트라부카가 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 다. 그리고 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은 이러한 슈퍼부카의 변화들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민첩한 적응성을 발휘하는 조직으로 변화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슈퍼부카의 경영환경에서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많은 것을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일과 성과에 대한 개념일 것이다.
뉴욕 기반의 조직문화 컨설턴트이자,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 세계 최고기업들의 조직문화에서 찾은 고성과의 비밀」의 저자인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는 부카의 경영환경에서 조직의 성과를 ‘전술적 성과(Tactical Performance)’와 ‘적응적 성과(Adaptive Performance)’의 두 가지 개념으로 설명한다. 먼저 전술적 성과는 ‘계획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행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는 계획된 것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실행 하는 개인과 조직의 능력, 그리고 그 결과로 얻는 성과를 말한다. 반면 적응적 성과는 ‘계획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것은 계획될 수 없는 일들에 대하여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개인과 조직의 능력 그리고 그 결과로 얻어지 는 성과를 말한다. 우리시대에는 많은 것이 계획될 수 없다. 특히 슈퍼부카의 시대에는 기존에 계획될 수 있다고 여겼던 많은 것이 계획될 수 없는 것에 포함된다.
개인 역량 관점에서 전술적 성과는 구성원들의 성실과 복종, 반복 적인 경험, 업무에 대한 전문성 등이 있으면 만들어지는 성과이고, 적응적 성과는 구성원들의 주도성과 열정, 창의성 그리고 업무 전문성을 통해 도출된다. 조직 차원에서 전술적 성과는 조직의 프로 세스와 시스템을 정교화하는 노력을 통해 이끌어 낼 수 있는 반면 적응적 성과는 조직문화를 통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 슈퍼부카의 경영환경에서 그리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변화를 시도하는 조직에서 전술적 성과와 적응적 성과 모두 중요하 다.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조직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IT기술의 진보를 중심으로 지능형 기계들이 대부분의 전술적 성과를 완전히 자동화시켜주는 것이 가능해진 특정 미래시점에 전술적 성과는 불필요한 것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원칙과 절차를 반드시 지키며 해야 할 일, 반복적이라 해도 자동화되지 못한 일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술적 성과가 바탕이 되지 않는데 적응적 성과만을 목표로 하는 조직의 성과는 보장될 수 없다. 동시에 전술적 성과가 아무리 최대치 가까운 수준에서 만들어진다 해도 적응적 성과가 만들어지지 않는 조직에서 탁월한 성과는 불가능하다. 조직을 움직이는 대부분의 경영시스템과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십은 궁극적으로 전술적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두 가지 성과가 모두 중요한 것에는 동의하지만 우리의 관심과 노력은 적응적 성과를 만들어 가는 것에 더 큰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린지 맥그리거와 닐 도쉬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이 어떤 행동이나 일을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6가지의 동기 매커니즘에 의해 이루 어지는데, 각각의 동기들이 전술적 성과와 적응적 성과에 서로 다르게 작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