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첫머리부터 꽤나 부러운 장면이 연출된다. 아니 어쩌면 위화감을 가질지도 모른다. 아래의 개략적인 일정을 보고 대체 누구의 하루인지 맞춰보라.
▪ 7시 잠에서 깨어난다. ▪ 7시 25분 아침을 먹는다. ▪ 이후 점심까지 휴식(여가 시간)을 취한다. ▪ 11시 50분 점심을 먹는다. ▪ 이후 저녁까지 휴식(여가 시간)을 취한다. ▪ 16시 40분 저녁을 먹는다. ▪ 17시 가취침(휴식)을 한다. ▪ 21시 잠자리에 든다.
가(仮)취침이란 잠자리 들기 전에 가지는 휴식시간으로 실내조명은 그대로 둔 채 간단히 잠을 청할 수 있다. 식사 이외의 여가 시간엔 본인 의사에 따라 단순한 작업(민간업자와 계약)을 하고 수입을 취할 수 있으며, 별도의 운동과 목욕 시간을 가진다. 눈을 뜨면 밥을 먹고, 휴식한 뒤엔 다시 잠자리에 드는 일상의 반복이다. 한 마디로 팔자가 늘어졌다고? 누군지는 모르지만 참 부럽다고? 나도 꼭 한번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고? 늘 삶에 쫓기는 사람들 입장에선 충분히 그런 원망(願望)이 터져 나올 법하다.
그런데 아는가. 실은 위 스케줄은 사형 집행을 앞둔 ‘사형수’의 일과 다.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사형이 확정된 사형수의 하루는 대략 위와 같단다. 이제 어떤가, 그래도 부러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