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_혁신의 시기, 이젠 평가도 달라져야

미사일과 로켓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차이가 있다. 같은 무기체계에 있지만 유도기능이 있는 무기를 미사일이라고, 유도기능이 없으면 로켓이라 부르고 있다. 즉, 로켓은 목표물을 조준하여 발사하면 목표물과 부딪혀서 폭발하는 방식이고, 반대로 미사일은 유도기능을 기반으로 목표물에 접근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방향을 ‘유도’ 받는다.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미사일은 마치 차량용 네비게이션과 같이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하는 부분은 두 개의 무기를 운용하는 방식과 목적이 ‘다르다’라는 것이다. 로켓은 발사하기 전에는 발사 지점을 선정하고 바람과 지형의 상황을 모두 고려하여, 정확히 조준 발사하는 방식이다. 즉, 발사하기 전에는 정성을 쏟지만 발사 후에는 어찌될지 장담하기는 어려운 무기이다. 반면 미사일은 매우 다양한 곳에서 발사가 가능하다. 육지에서, 바다에서 그리고 하늘에서도 발사할 수 있고 심지어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발사가 되고 나면 여러 유도 기능을 통해서 목표물에 도달할 때까지 끊임없이 방향과 속도를 조정하며 목표물을 폭파하는 방식이다. 물론 두 무기 모두 전쟁 시에는 적절하게 그 목적에 따라 사용될 것이다. 하지만 전쟁 비용에 제약이 없다면 당연히 로켓보다는 미사일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실제로 목표물을 파괴하는 기능이 동일하다면 미사일은 로켓보다 적게는 수배에서 수십배까지 비싸다.

로켓과 미사일 그리고 HR

로켓이나 미사일을 HR에 바로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그 작동원리는 꽤 생각해 봄 직하다. 지금까지는 좋은 인재를 뽑아서 목표를 부여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로켓과 같은 방식이었다면, 최근에 는 목표물에 정확히 도달할 때까지 끊임없이 ‘유도(Guided)’하는 미사일 방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언급했듯 미사일은 비싸고, 목표를 완료할 때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하다. 대신 정확도는 매우 높다. 지금의 경영환경에 빗대어 표현해 보자면 마치 미사일이 바람과 주변 환경, 지형적 제약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하여 유도되듯이 ‘파괴적 혁신’이 일반화된 경영환경 또한 예측이 어렵고, 수시로 전술적 상황을 조정해 가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인 IBM도 과거 사업이 비교적 안정적 상황에서는 로켓과 같은 평가 방식을 사용하였다. ‘PBC(Personal Business Commitment)’라는 이름의 평가는 직원이 연간 목표를 정의하고, 중간 리뷰를 받은 후에 연말에 최종적으로 평가결과를 정하는 방식이었다. 즉, 연초에 목표물을 조준해서 발사한 후 연말에 목표물을 잘 맞추었는가를 확인하는 형태였다. 평가의 항목도 Business, Development, Manage(관리자에 한함) 세 가지 항목으로 단순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결과는 1, 2+, 2, 3, 4의 5단계 등급으로 관리되었다. 평가 관리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이슈들(예를 들어 공정성, 정확성 등)을 차치하고라도 일 년에 한 번씩 자신의 업적을 정리하고 평가자가 기억을 더듬어 직원들을 평가하는 결코 쉽지 않은 활동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이슈는 평가의 목적이 변화한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수시로 조직개편과 사업방향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연초의 목표가 연말까지 유효할지는 매우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으며, 궁극적으로 성과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평가 제도가 오히려 목표 업무를 달성했는지를 확인하는 단순한 지표 관리로 축소되고 있다는 현실적 오류가 확인되기 시작하였다.

IBM 평가제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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