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사용하는 컬러 골프공의 대명사, 볼빅(Volvik)

‘국가브랜드(Nation Brand)’란 유·무형의 가치들을 종합하여 국가가 지닌 대외 경쟁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국가 브랜드경쟁력지수’ 또는 ‘국가브랜드 자산’ 등으로 측정된다. 한 국가의 인지도, 호감도, 신뢰도에 의해 관광, 투자, 무역 등의 사회경제 이익이 창출되기도 하지만 드라마와 음악이 이끄는 한류, IT기업의 제품, 스포츠 스타들의 긍정적 이미지를 통해 국가브랜드가 높아지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문화예술이든 산업이든 결국,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야 상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말이다.
골프공 하나로 이른바 ‘컬러볼(Color Ball)’ 유행을 일으키며 브랜드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 바로 문경안 볼빅(Volvik) 회장이다. 골프를 즐기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을 한시도 놓은 적 없는 그는 회사의 성장 목표를 ‘누구나 인정하는 글로벌 브랜드’라 단언한다. 세계로 시원하게 뻗어가는 볼빅이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로서 좋은 타수를 이어갈 수 있을지, 문 회장을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2009년 취임 이후 볼빅을 컬러볼(Color Ball)의 대명사로 키워냈다. 그간의 과정을 되짚어 본다면.

상사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골프를 처음 접했다. 같이 치는 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주먹이 안 펴지고 갈비뼈가 나갈 정도로 열심히 치다 보니 골프광이 되더라. 그런 사람이 2009년 볼빅의 대표가 되었으니, 공을 잘 치려면 좋은 공을 만들어야 한다는 집념이 얼마나 컸겠나. 기존의 기술력만으로는 선두를 따라잡기 힘들고 무엇보다 브랜드가 약했다.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고민과 시도를 하던 중, 날아가는 공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에 떨어진 공이 내 공인 지를 헷갈려 했던 라운딩의 기억을 더듬어 떠올린 것이 컬러볼이 다. 그때부터 최고의 색, 경기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색을 고민해 지금의 연구원들과 함께 제품개발에 매진했고 그 결과, ‘컬러볼 하면 볼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100% 자체개발, R&D 투자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제조업에 있어서 기술력은 언제나 최고여야 한다. 다만, 골프공의 경우 기본적으로 만들 수 있는 형태와 소재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쟁사 간의 볼 만드는 기술은 정말이지 한 끗 차이다. 그 한 끗을 만들기 위해 더 창의적으로 고민하고 파고들어야 한다. 볼빅은 100% 자체개발을 통해 기획, 연구에서부터 제품화까지 속도가 빠르고 문제 발생 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기술 관련 특허만 40건, 상표권은 150건이 넘는다. 우리 기술, 볼빅의 특허다 보니 따로 로열티가 나가지 않는다. 기술력 축적과 비용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거다. 연구개발을 위한 인재 영입, 육성, 제조시스템 개선 등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돈을 벌기 싫다는 말이나 매한가지 아닐까.

볼빅 골프공에 담긴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이중코어 기술’로 외층은 부드럽고 내층은 강하게 해 고무의 반발 탄성 발현을 강화했다. 고온의 고무공정에서 수축했다가 성형완료후 팽창하는 ‘비스무스 금속’과 탄성 에너지를 증가시키는 ‘지르코 니아 커버’를 사용한다. 딤플을 직접 설계해 공의 성능에 맞춘 최적의 딤플을 선택 사용하며 공기의 흐름을 고려한 특수 설계를 제품에 적용해 골프공 성능을 향상시켰다. 시인성이 뛰어난 컬러볼의 경우 후발 주자들과는 비교 불가능한 50여 가지의 색상을 혼합 사용해 컬러의 농도를 조절한다. 2016년 세계 최초로 ‘무광 컬러볼’을 출시해 타사들도 따라하고 있다. 컬러볼 점유율 1위, 80여개국 수출은 탄탄한 기술력이 밑바탕에 깔려있기에 가능하다.

국내외 골프산업을 어떻게 바라보며, 컬러볼의 인기와 시장성을 어디까지 기대하는지.

세계 골프인구는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순으로 높고 중국이 성장 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세계대회를 통해 배출된 유명 선수들의 높은 인지도와 2016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등은 호조라 하겠지만 야외 스포츠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시류에 대한 대책은 필요해 보인다. 한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8~10% 정도를 현재 골프 인구로 보고 있고, 이 정도 비율이면 이미 대중화된 거나 다름없다. 나이, 성별, 실력에 상관없이 실내외에서 함께 즐길 수 있고, 에피소드와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운동이니만큼 골프산업 관계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품을 통해 골퍼들을 만족시킨다면 시장성은 충분히 있다. 더불어 컬러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자연스 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모든 스포츠가 화려하게 변모하고 있고 특히, 골프는 구기종목 중 가장 멀리 날아가기 때문에 각자 자기 색을 가지고 치면 찾기 편하다. 또한 색채심리학을 활용해 개인의 성격, 컨디션, 환경 등에 맞는 색깔의 공을 활용하면 기분전환이나 성적 향상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팀 볼빅’은 국내외 유망 골프선수들을 후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밖에 국내외 골프대회 개최와 직장인 동호회 지원 등 골프 저변 확대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마케팅의 기본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회사와 제품의 이미지 를 제고하고 이를 판매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600억 규모로 국내외 프로 골퍼 200여 명을 후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볼빅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그에 더해 골퍼 개인이 더 좋은 환경에서 연습을 하고 실력을 쌓아 세계적인 선수가 된다면 수익을 떠나 의미 있는 일 아닌가. 더하여 직장인, 가족 단위 대회를 열고 다양한 소모임을 지원하는 것도 스포츠 마케팅의 일환이다.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볼빅에게 브랜드란 무엇인가.

일찍이 상사맨으로 해외시장을 봐왔기에 누구보다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지금 중국이 해외 유명 브랜드들을 싹쓸이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브랜드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 브랜드는 민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때문에 산업 브랜드가 올라가야 국가 경쟁력도 강화되고 다양한 산업군이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모델을 그릴 수 있다. 헌데 우리나라는 마케팅 비용을 R&D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남에게 사온 브랜드는 자산으로 인정하고 스스로 만든 건 인정하지 않고, 안타까운 일이다. 남들보다 앞서가려면 결국, 브랜드다. 어렵고 힘들수록 브랜드에 집중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야 한다. 독일이 수많은 중소기업 브랜드로 탄탄한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처럼, 볼빅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기업이 훌륭한 브랜드를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

기업의 성장은 조직에서 시작된다. 조직관리 철학,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바가 있나.

‘회사는 영원히 존속 발전해야 하며, 직원은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다.’ 현 SK의 전신인 선경그룹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제일 처음 배운고 마음에 새긴 말이다. 기업과 직원은 상호 가치를 교환하고 이용하여 발전하는 관계이지, 일방적인 희생이나 구속이 있어서는 안된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젊은 친구들 대부분이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를 잘 모른다는 거다. 전공은 중요하지 않다. 좋아하는 분야를 찾고 그에 맞는 기업을 조사하고 연구해야 한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취업은 기업도 직원 자신도 도태하게 만든다. 직원들에게 ‘직장에서 심부름꾼이 되지 마라’ 강조한다. 자기 일을 하면 훗날 본인의 자산이 된다. 돈을 받고 일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한다.

글로벌 성장 15년 계획과 포부를 밝힌다면.

취임 초 ‘브랜드를 알리는 5년, 브랜드 아이템을 확장하는 5년, 브랜드의 가치를 파는 5년’으로 글로벌 15년 성장 목표를 잡았다. 올해 10년차에 접어드는 만큼 골프용품, 의류 등 아이템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의류의 경우 볼빅 브랜드로 이미 라이선스 로열티를 받고 있다. 시작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10억씩 수익이 발생하고 있어 브랜드 라이센싱 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연말이면 제2공장을 완공해 생산량이 50% 정도 증가할 것이며 18년 500억, 19년 1,000억 매출을 목표로 전력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볼빅, 어떤 모습일까.

골프공만 본다면 국내시장 2위, 세계 랭킹 5위에 자리잡고 있다. 컬러볼의 기술력을 후발 주자들이 많이 따라붙고 있지만, 볼빅이 여전히 선두자리다. 기존의 강점을 살리고 좋은 제품, 브랜드를 더 많이 만들어서 빠른 시일 내에 종합 골프용품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싶다. 궁극적인 바람은 볼빅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가 있으면 산업을 남기기 마련인데 우리는 수많은 세계대회를 국내에서 치르면서도 그에 준하는 스포츠 브랜드는 전무하다. 골프 잘 치는 한국, 골프용품도 잘 만드는 한국을 만들기 위해 볼빅이 앞장서서 노력하고 이름을 알리겠다. 볼빅의 경쟁자는 모두 글로벌 브랜드다. 그들과의 라운딩에서 한국의 브랜드 볼빅이 멋진 샷을 날릴 수 있도록 도움과 응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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