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 재미있는 교육컨설팅 대표 / (주)더더 강사에이전시 대표이사

‘죽을 때 웃을 수 있는 삶을 살자’를 좌우명 삼은 어느 달동네 소년의 꿈은 연극배우였다. 평범함 보단 남들과 다른 삶을 택한 그는 무모할법한 도전을 계속했다. 비록 연극배우 활동은 잠시 멈췄지만, 제2의 무대 ‘강단’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프로강사’로 꽃을 활짝 피웠다.
정승호 ‘재미있는 교육컨설팅’ 대표의 삶은 그가 그렇게 오르고 싶던 무대의 연극처럼 드라마틱하다. 프로열전이 그의 삶을 스토리텔링한다.

경기도 용인 시내에서도 10여km 떨어진 한적한 시골의 어느 카페. 정승호 대표와 가족들은 2년 전 이곳 인근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번잡한 도심에서의 삶 대신 택한 마당 넓은 전원주택은 아들 셋이 마음껏 뛰놀며 자연과 호흡할 수 있어 좋다.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지 방에서 열리는 강의현장을 찾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어제는 오전에 서울대 대학원생 대상 강의, 오후에 제주여성단체 협의회 여성 리더십 특강이 제주에서 있었다. 8월 초에는 베트남 진출기업 임직원 관리자 대상 강의를 위해 하노이를 다녀왔다. 몸은 조금 피곤해도 강의를 청하는 곳이 많다는 것은 큰 보람이다.”

제주에서 밤늦게 돌아와 피곤할 법도 한데 정 대표는 단정한 머리 스타일에 개량한복을 말끔히 입고 호탕한 웃음으로 말문을 연다. 시원시원한 목소리와 제스처에서 자신감 넘치는 프로강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의 프로필에는 ‘前 연극배우’라는 눈에 띄는 이력이 하나 있다. 서글서글한 호감형 외모와 어울리지만 한편으로 평범치만은 않았을 과거를 유추해볼 수 있다. 연극배우 정승호는 어떻게 프로강사가 됐을까.

“중학교 때 독서실에 앉아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지?’라는 고민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가 ‘죽을 때 웃을 수 있는 삶을 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금까지도 삶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웃으면서 죽을 수 있는 삶’은 내 모든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 이다. 그래서 중학교 때는 무술을 배우겠다며 신문배달로 돈을 벌어 권격도라는 무술 도장에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극단 문을 두드렸다. 연극배우가 되기 위해서였다. 여러 배역을 맡으며 다양한 삶을 사는 배우가 매력적이었다. 주어진 대로 살기보다 내가 원하는 삶을 극으로 표현하며 즐겁게 살아보자는 마음이 강했다.”

그는 배우를 하며 접한 희곡과 소설, 논문을 읽으며 사회학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고 삶의 관점을 뒤바꿀 만큼 감명 깊게 읽은 논문 저자의 제자가 되겠다며 충북대학교 사회학과에 진학한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도전은 계속됐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 출마한 총학생 회장 선거에서 밑바닥 표심을 훑으며 노력한 덕분에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총 다섯 팀이 출마해, 그 해 전국의 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한 선거였고, 모두들 그가 꼴찌를 할것이라고 예상했던, 최하위 후보의 ‘언더독(Underdog)’이었다.

“사실 총학생회장에 당선됐지만 회장 임기 1년은 아직까지도 내 인생 통틀어 가장 힘든 시절이었다. 생각지도 않게 권력을 가진 사람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자의든 타의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값진 교훈이기도 했다. 중요한 일을 하려 한다면 그에 걸맞은 충분한 준비를 하고 책임질 자세도 갖춰야 함을 배웠다. 수많은 청중을 교육하는 지금도 그때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마음가짐을 새로이 한다.”

대학 졸업 후 이런저런 직장을 다니면서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줄곧 앞섰다. 무엇보다 꿈이었던 연극을 포기한 것에 대한 자괴 감이 강했다. 남들에게는 평범한 월급쟁이 직장인의 모습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다. 과감히 그 옷을 벗어 던졌다.

“그때 강사라는 옷을 새로 맞췄다. 사내에서 종종 강의도 했지만 무엇보다 강사라는 직업을 택한 건 연극배우와 공통분모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강단이라는 무대에서 라이브로 관객들, 즉 청중들과 호흡하며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사를 택한 이유다. 어머니는 물론 반대하셨다. 하지만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 승부를 걸었다. 성공 하지 못하면 신문배달이라도 하겠다는, 젊은 나이에 뭘 못 할까라는 자신감 하나로 뛰어들었다.”

강사라는 직업 그리고 강의 현장에서 그는 ‘물 만난 고기’였다. 대부분 강사가 강의 스킬을 배우기 위해 아카데미 등 교육을 거치지만 연극배우 경험이 대신했다. 아니 그보다 훨씬 큰 시너지를 냈다.

“연극배우는 무대에 서기 위해 피나는 훈련을 거친다. 어릴 때부터 훈련으로 다져진 연극 스킬이 교수법을 효율적으로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됐다. 연극은 기본적으로 스토리텔링 예술이다. 마찬가지로 청중들도 단순히 설명하는 것 보다 사례를 엮어 이야기하듯 전하는 강의에 훨씬 더 몰입한다. 강단에 올라 마치 무대 위에서 연극하듯 청중들에게 가감 없이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주된 강의 주제인 청렴교육이나 소통, 조직활성화 등의 교안 준비에는 학부와 대학원의 전공인 사회학과 경영학을 배우며 얻은 지식들 그리고 연극배우를 하며 접한 소설과 희곡, 각종 논문들이 보탬이 됐다.”

‘재미있는 교육 컨설팅.’ 단순하지만 명료한 회사 이름은 재밌고 쉽고 유익해야 대중에게 호소력 있는 강의가 될 수 있다는 정 대표의 대중교육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 동안 많은 강의를 접하면서 느낀 건,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대중의 관심과 흥미를 끌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주)더더 강사에이전시’ 또한 더 쉽고 더 재미있고 더 감동적인 강의라야 비로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순간의 흥미로 금방 잊히는 교육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을 추구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은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며 행동의 변화는 곧 조직의 발전으로 귀결됨을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체험했고 줄곧 그 생각을 마음에 담고 대표로 일하고 있다.”

모든 강의 앞에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정 대표의 강의 분야는 국민권익위원회 청렴강사 자격으로 강의하는 △청렴교육, 윤리경영부터 △소통과 감성 커뮤니케이션 △조직 활성화/팀워크/액션러닝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 △리더십/목표설계 △안전교육 등 다양하고 세분화되어 있다. 자신의 강의 영상 1,100여 개를 유튜브에 공개하는 것도 정 대표의 특별함 중 하나다.

“문서로 만든 프로필은 과장하거나 허위가 있지만 강의 동영상은 강사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영상을 공개한 것은 쉽고 재밌게 강의한다는 내 자신감의 표현이다. 강의 스타일을 교육 담당자나 청중들에게 미리 홍보한다는 점에서도 영상 공개는 의미가 있다. 직장에서 교육담당자로 일할 때, 프로필은 화려함에도 정작 강의는 실속이 없는 강사 분들을 경험했다. 일선의 교육담당자들이 그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자신감 이야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아내가 붙여준 별명 ‘대자’다. ‘대단한 자신감’ 우스갯소리로 ‘대책 없는 자신감’이라 풀이되는 별칭은 어떤 일에도 망설임 없이 도전하는 그의 삶과 꼭 맞는다. 그 자신감이 오늘의 프로강사 정승호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항상 무대에 서서도 위축되지 않고 진취적으로 나아가겠다는 자신감, 직업에 대한 자신감을 품고 있다. 무한 경쟁인 강사계에서 이름 석 자를 진하게 새기며 자리매김한 원동력이다. 물론 자신감은말 그대로 동력이다. 그에 걸맞는 노력도 필요하다.”

정 대표는 강의에 앞서 매번 교안을 새로 쓴다. 같은 주제라 하더라도 청중의 성별과 연령, 직책, 지역 심지어 강의가 열리는 계절에 따라 환경이 매번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쉽고 재밌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웃음과 감동이 함께하는 강의라는 평가, 색다르고 즐거운 명강의라는 평가가 따르는 것은 이런 노력 덕분이다. ‘기업교육 명강사 30인’에 4년 연속 이름을 올리고 ‘한국을 이끄는 혁신 리더’ 로 선정된 것도 정 대표의 ‘대단한’ 자신감, 그에 더해 현재에 안주 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보다 더 나은 강의를 추구하 려는 노력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강사가 되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이들, 그리고 이제 막 신입강사로 입문해 강단에 서는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도움말이다.

“연습만이 살길이다. 관객이 없다면 캠코더 앞에 서 자신의 강의를 녹화해 돌려보며 미흡한 점을 고쳐야 한다. 유명 강사들의 제스처, 어투 등을 모방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 강의 스킬을 배우려면 어떻게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연극을 한 입장에서 조언한다면, 극단에서 마련한 직장인 연극교 실이나 아카데미를 찾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발성부터 무대공포를 이기는 법, 관객과의 호흡 등 강사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기술을 더쉽게 배울 수 있다.”

‘죽을 때 웃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자.’ 정 대표는 이미 중학교 때이 구절을 삶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좌우명을 실현하기 위해 때론 무모할법한 도전을 거듭했다. 자신감과 노력으로 때마다 닥친 역경을 딛고 프로강사로 우뚝 선 그는 이제 다시 도전한다.

“더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을 드릴 수 있는 강의를 충실히 하는건 제게 맡겨진 사명이나 다름없다. 강사로서의 외연을 넓히고자 시작한 ‘더더 강사에이전시’ 활동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직접 출강하는 것은 줄이는 대신 더 유능한 강사들에게 강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고 교육 컨설팅에도 힘 쏟을 계획이다. 그동안의 강의 경험을 엮은 책도 출간할 계획이다. 먼 미래에는 강단이 아닌 무대에 오른 연극배우 정승호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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