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넷마블문화재단 사무국장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의 기업들도 단순 기부를 넘어 진정성과 철학을 담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중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 기업 ‘넷마블’의 행보를 주목해 볼 만하다.
넷마블은 ‘문화적 가치 확산을 통한 우리 사회 미래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올 1월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했다. 2000년 창립 이후 꾸준히 전개한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전문화, 체계화하겠다는 의지다. 건강한 게임문화의 가치 확대는 물론 미래 인재양성과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재단은 다양한 공익사업과 진정성 있고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나영 넷마블문화재단 사무국장을 만나 ‘문화 만들기’, ‘인재 키우기’, ‘마음 나누기’ 등 세 가지 집중영역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재단의 사회공헌 현황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 등을 들었다.

넷마블 소개를 부탁한다.

2000년 3월 창립한 넷마블은 지난 해 2조 4,24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게임업계 단일기업 2조 매출 시대를 열었다. 창립 당시부터 국내 게임업계에 ‘퍼블리싱’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로 시장을 선도했고, 2012년부터 모바일 게임사업에 본격 진출해 ‘리니지2 레볼루션’,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마블 퓨처파이트’ 등 다수의 장기흥행작을 배출했다. 글로벌 게임시장의 개척자로 발전을 거듭해 온 넷마블은 4,000여 명의 임직원이 글로벌 메이저 게임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올 1월 ‘넷마블문화재단’이 설립됐다. 설립 취지와 활동 전반을 개략적으로 설명해 준다면.

재단 설립 이전부터 넷마블은 20여 년 가까이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문화재단은 이러한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들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속하고자 설립된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갈수록 중요성을 더할 뿐 아니라 게임 산업에 요구하는 사회전반의 기대도 확대되고 있다. 이사회와 사무국으로 구성된 재단은 사회적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사회에 공헌할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행에 옮기고자 노력하고 있다. 재단 설립 이전의 사회공헌 활동이 게임문화체험관 개설이나 단편적인 지원 등 양적 부분에 치중했다면, 재단 설립 이후에는 인재 양성이나 부모, 자녀 간 소통 강화 등 활동의 질적 수준을 보다 향상시키고 사회복지 차원 전문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재단의 설립 목적은 ‘문화적 가치 확산을 통한 우리 사회 미래 경쟁력 제고’다. 핵심 키워드라 할 문화적 가치 그리고 미래경 쟁력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나?

넷마블은 기업 미션 ‘재미있는 게임으로 전 세계에 즐거움을 선사한다(We entertain the world with fun games)’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 세상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재단의 비전 역시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기업 미션에 기반해, ‘게임’을 중심으로 한 문화콘텐츠가 가진 힘과 가치, 즉 문화적 가치를 십분 활용하고 재단의 본래 역할인 사회공헌에 힘씀으로써 장기적으로 사회가 발전하고 상생해나갈 미래 경쟁력을 만들어갈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사랑을 쏘아 만든 희망의 별을 나타내는 재단의 FI(Foundation Identity)도 이러한 다짐을 담고 있다. 미션을 실천하는 기업의 의지와 임직원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마음을 담아 더 나은 미래사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간다는 것이 재단의 존재 이유이자 궁극적인 목표다.

△문화 만들기 △인재 키우기 △마음 나누기 등 세 가지 분야를 집중영역으로 삼은 배경과 로드맵이 있다면.

집중영역을 선정함에 있어, 비전에서 제시된 문화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경쟁력을 어떻게 높여나갈 수 있는지 고민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산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제반 문화나 인재 양성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재단은 콘텐츠산업을 건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 문화를 창조해나갈 젊은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판단해 ‘문화 만들기’와 ‘인재 키우기’라는 집중영역을 선정했다. 더불어 공익재단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재단 사업의 영향력을 더욱 신장시키고자 나눔 문화를 확산 해가는 ‘마음 나누기’ 또한 집중영역으로 선정했다. 명확한 방향성이 수반돼야 사업 효과도 높아진다. 향후 세 가지 집중영역을 중심으로 긍정적 영향력을 늘려갈 다양한 사업을 개발, 추진할 예정이다.

넷마블문화재단은 집중영역별 프로그램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위부터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게임아카데미’, ‘게임소통교육’ 모습

넷마블문화재단은 집중영역별 프로그램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위부터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게임아카데미’, ‘게임소통교육’ 모습

집중영역별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문화만들기 영역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전국 장애학생, 비장애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이다. 2009년 시작해 10년째를 맞이한 e스포츠 대회로 올해는 역대 최다인 3,800여 명이 참가했다. 장애학생들의 새로운 여가문화를 형성하고 자부심과 성취감을 고양시키며, 다양한 IT체험 활동으로 올바른 e스포츠정신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애학생의 신체적․사회적 발달 및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전국 특수학교와 유관기관 등 32곳에 ‘게임문화체험관’을 개설했다. ‘게임소통교육’은 게임에 관한 부모와 자녀 간 갈등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 전국 초등학생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게임을 매개로 한 소통 및 관계증진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건전한 여가인 게임의 기능을 이해하고 부모와 자녀간 견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재 키우기’ 일환으로 진행하는 견학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고 전해진다.

게임 산업에 관심 있는 청소년 대상 특강과 사옥견학을 지원하는 ‘견학프로그램’은 1년간의 프로그램 신청이 연초 단 이틀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 있다. 게임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직무체험 실습, 임직원 멘토링도 프로그램 중 마련된다. ‘인재 키우기’ 영역의 또다른 프로그램인 ‘게임아카데미’에서는 게임 인재를 꿈꾸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게임개발 교육을 진행한다. 게임에 관한 전문지식을 배울 뿐 아니라 게임인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익히고 세계관 철학관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마음 나누기’ 영역의 대표적인 활동은 ‘어깨동무 문고’다. 장애인권을 이해하는 동화책 출판과 관련 인권교육을 진행하고 점자 동화책, 게임, 영상 등 온라인 교육자료도 배포해 동화책의 교육 효과를 증진시키고 있다. 이밖에도 ‘참여&나눔활동’을 통해 임직원 기부와 봉사활동, 바자회 개최 등 사내 나눔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으며, 지역 사회 나눔 활동 참여, 게임이용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대상 나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재단 활동의 많은 부분이 장애를 가진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게임이라는 문화콘텐츠만의 특징 때문이다. 게임 안에서는 장애가 있건 없건 모두 평등하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일지라도 게임 안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공감이나 효과 또한 비장애인에 비해 훨씬 크다는 것을 다양한 활동 안에서 확인하고 있다.

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트렌드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비전과 목표가 자주 변경되고, 사업이나 프로그램도 3년 이상 지속 되기 힘들다. 트랜드에 민감한 것이 좋을 때도 물론 있다. 하지만 넷마블은 조금은 우직하게 보일 수 있지만 같은 방향과 명확한 집중영 역을 가지고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해 왔다. 타사와의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10년간 진행해 온 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좋은 예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묵묵히 인내심을 갖고 지속해 온 행보야말로 사업 효과를 높인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공헌활동에 관한 임직원들의 참여와 반응은 어떠한가. 조직문화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궁금하다.

재단 창립 초기부터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이 임직원들의 참여와 반응이다. 현재 재단에서 임직원이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부분은 기부, 봉사활동이며, 기부는 물질적 기부와 재능 나눔 모두 포함하고 있다. 올해 처음 오픈한 임직원 사내 ‘나눔사이트’도 매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많은 분이 선뜻 기부에 참여해줬고, 특히 명절 나눔기 부, 명절 나눔축제 등의 사내 행사에는 다수 임직원이 동참하고 있다. 사회공헌의 순기능 중 하나는 조직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부나 봉사활동에 한 번이라도 참여했던 임직원들은 넷마블의 사회공헌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고 이는 자연히 회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사회공헌 활동의 지속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사회공헌 활동이 지속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효과를 내는 것,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 사회공헌 활동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사업별 지표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신규 사업의 경우, 기획 단계 에서부터 참여대상을 포함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설문, 인터뷰 등을 통해 수렴해 적극 반영하고 있다.

오랜 시간 사회공헌 분야에서 활동해 온 전문가로서, 사회공헌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조언한다면.

사회공헌 활동은 지역사회, 단체, 개인의 변화와 연계된 것이 대부분이므로, 좀 더 여유를 가지고 3년 이상 지속적으로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단순히 몇 명에게 좋은 일을 했다’가 아닌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었고 운영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은 없었는지 끊임없이 점검해 경쟁력과 지속 당위성을 높여가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 사회공헌 활동은 사실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경영진 또한 기업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진정 가치 있는 기여를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좀 더 긴 안목으로 지켜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면에서 20년 가까이 정말 우직하게 사회공헌 활동에 전폭적인 관심을 보내주고 계신 넷마블 경영 진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재단이 나아갈 방향, 중장기 목표에 대해 소개해 달라.

명확한 방향성에 기초해 현재의 세 가지 집중영역에서의 활동을 보다 활성화시키고, 점차적으로는 사업 범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020년에 완공될 예정인 넷마블 신사옥에는 게임박물관을 비롯해 대규모 도서관, 게임 캐릭터 공원, 지역 청소년 교육을 위한 게임아 카데미 등 문화재단의 활동영역을 보다 확장시킬 수 있는 시설들이 자리할 예정이다. 임직원 기부 및 봉사활동,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보다 활발히 전개함으로써 나눔 문화 전파에도 기여하겠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인지 ‘게임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제대로 하겠나’라며 의문부호를 던지는 분들도 여전히 있다. ‘그렇지 않다’ 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넷마블을 비롯한 많은 게임 기업이 누구보다 진정성을 담아 공헌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의 특성을 십분 살려 사회에 이바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넷마블문화재단의 사회공헌활동에 ‘공감’이라는 관심과 응원을 지속해주길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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