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올해 정명(定名) 천년을 맞이한 경기도의 정치적·행정적·경제적 위상은 수도 서울에 못지 않다. 전 국토의 10.2%를 차지할 뿐 아니라 9개 도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곳이 바로 경기도다. 때문에 1,300만 경기도민이 선출한 도의원들로 구성된 ‘경기도의회’의 역할과 책임 또한 지대하다. 전국 최대 규모의 광역의회이자 대의기관(代議機關)으 로서 국가 지방자치의 방향을 좌우할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재적 의원 142명의 대표로서 제10대 경기도의회를 이끄는 송한준 도의회 의장이 지난 10월 17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전국 829명의 광역 의원을 대표하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도 맡고 있는 송 의장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도민을 섬기고 소통하는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겠다”며 “의회가 의회다워지면 지방정부가 지방정부다워진다. 한 사람의 열 걸음이 아니라 열 사람의 한걸음으로 경기도민 나아가 국민 모두가 경기도의회의 발걸음에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제 연정과 협치를 넘어 공존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한반도에서 남과 북은 평화로 공존해야 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분권으로 공존해야 하며, 의회와 집행부는 공약(公約)으로 공존해야 한다” 고 전했다. 다음은 송 의장과의 일문일답.

경기도의회 의장으로 취임한 지 석 달여 시간이 지났다. 그간의 활동을 정리해 준다면.

지난 10월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동안의 활동 내용을 설명 드렸고, 의회와 도, 도교육청의 소통과 공존을 위해 3개 기관장이 참여하는 정기 월례회도 제안했다. 의정은 바퀴가 굴러가듯 자연스레 돌아가는 게 아니라 확고한 동력이 필요하다. 특히 도민과 소통하며 공약을 잘 이행하는 것은 의회를 의회답게 만드는 큰 틀이다. 의장의 역할은 그러한 틀을 구성하고, 의회가 의원들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약속을 지키는 의회다운 의회를 구성하기 위해 의장에 선출되자마자 도의원 공약을 집대성했다. 의원 142명의 공약을 모두 꼼꼼하게 살펴봤다. 공약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발 빠르게 해 나가는 게 이번 의회만의 특화된 점이다. 앞으로도 도의원들의 공약이 이행돼 도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그 외에도 경기도의회 의장이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하며 도의회 위상을 높였고, 의원 의정활동 지원과 공약 추진을 위해 도민권익담당관을 만들고 협치지원담당관도 신설했다.

취임 때 ‘의회다운 의회’, ‘약속을 지키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약관리 TF팀 구성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의회다운 의회를 위한 구체적인 청사 진과 실행 계획을 밝힌다면.

공약관리 TF팀에서는 의원들의 공약이 헛된 약속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의회 차원에서 공약관리를 추진해왔으며 얼마 전도민권익담당관으로 확대 개편했다. 경기도의회 역사상 의원 공약을 집대성한 것은 처음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총 4,194건에 달하는 도의원 공약에 대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공약집을 발간했다. 이어 공약관리 토론회를 열고 비교섭단체 간담회를 통해 공약 추진상황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공약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유사한 공약을 묶어 도청에 33 건, 도교육청에 10건 등 총 43건의 정책을 제안했고, 제시된 정책이 2019년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도의회와 집행부 간 정책간담회도 열었다. 집행부에 제안한 정책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예산 반영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예로 ‘학부모 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한 무상교복 실시’ 건은 총 49명의 의원이 내세운 공약으로, 공청회와 설문조사를 거쳐 지난 9월 12일 본회의에서 중학교 신입생에게 무상교복을 지급하 기로 최종 결정됐다.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공약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이 지속된다면 분명 가시적이고 의미 있는 결실이 맺어 지리라 기대한다. 전폭적인 지지와 관심이 필요하다.

현재 경기도의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경기도의회를 어떻게 이끌 계획인지 궁금하다.

현재 도의원 95%가 민주당 소속이며 집행부 수장인 경기도지 사도 같은 당 출신이다. 3선 도의원, 거대 여당의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도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거대 여당 구조 속에서는 ‘야당 같은 역할’도 하겠 다. 의회다운 의회라는 것이 비판과 견제라는 큰 틀 안에 있는 것이 다. 의회 본연의 임무인 집행부 견제와 비판 또한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집행부가 잘 하는 것은 칭찬하고 못하는 것은 시정하도록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도의회 의장에 취임한 후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처음 만났을 때, 의회를 존중하고 의원을 존중해 달라고 말씀드렸다. 더디 가더라도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 조심하고 존중해야 할 것이다. 의회와 집행부는 양 날개와 같아서 균형 잡고 잘 날아야 도민의 진정한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 새가 잘 날아가는지 늘 도민께서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노력해야 한다.

지난 8월에는 전국 829명의 광역 의원을 대표하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에 선출됐다. 줄곧 지방분권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데, 협의회장으로서 어떤 부분에 주안을 두고 활동하실 계획인가.

지방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지방의 원들이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 즉 자치입법 권·재정권·행정권 등을 지방에 과감하게 나눠야 한다. 선출 당시 지방의회 숙원 과제를 정책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서 협의회 명의로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서 지방 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9월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간담 회를 가진데 이어 10월에는 김부겸 행정안 전부 장관, 민형배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을 잇따라 만나 지방 분권형 개헌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자치분권 종합계획 수정·보완과 시․도의회 인사권 독립,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지방분권형 개헌 추진은 협의회가 지속적으로 요구 하는 사안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22일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국 광역시·도 의원이 참여하는 ‘지방분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기도의회는 전국 17개 시·도의회와 연대해 앞으로도 국회와 정당의 주요 인사 들을 직접 만나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법률 제·개정을 촉구할 방침이다.

도의회 수장으로서 동료 의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거나 조언 하는 게 있다면.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의회다운 의회란 곧 도민을 위해 일하는 의회를 뜻한다. 우선 의회 본질에 충실하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의회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하고 있다. 또한 사람중심, 민생중심의 가치를 정책에 담고 실현하면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데 목적을 둔 △도민을 섬기는 의회를 만드는데 의원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한다.
아울러 △소통하며 함께하는 의회다. 초선의원들의 열정과 창의가 살아나고, 다선 의원들의 경륜이 펼쳐질 수 있도록 활력을 불어넣으며 화합으로 함께하는 의회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주문하고 있다.
도의원 상호 간의 노력뿐 아니라 시민사회, 언론, 집행부에 두루 귀기울이면서 의회 안팎으로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도의원 개개인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 삶에 힘이 되는 의회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며,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신뢰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
공약을 지키려면 법적 근거도 마련돼야 하고 예산도 확보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이를 혼자 해내기는 쉽지 않다. 의회 차원에서 공약을 관리하려는 노력은, 의원들이 공약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 뒷짐 지고 관리·감독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의원의 공약을 공동 으로 책임지고, 신뢰를 쌓아가는 게 의장의 역할이라고 본다. 의원의 전문성을 살리며 의원들의 공약을 최대한 많이 실천하겠다. 이 부분에 있어 도의원들, 그리고 도민들과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 도록 좀 더 나 자신을 낮추고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힘쓰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서 내리 3선을 했고 도의회 의장에도 선출됐다. 명실 공히 정치계 리더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평소 ‘리더는 OO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신념이 있을 것이다.

리더는 소통해야 한다.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 속에서 열정과 창의가 살아나고, 활력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현장 속에 답이 있다’ 는 말을 스스로 자주하는데, 현장에서의 생생한 소통이 의정을 지혜롭게 이끄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10대 의회도 소통을 기반으로 이끌어 가고자 한다. 제10대 의회는 경기도의회와 집행부가 모두 같은 당이면서 거대 여당이기도 하다.
이제는 연정과 협치를 넘어 공존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한반도 에서 남과 북은 평화로 공존해야 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분권으로 공존해야 하며, 의회와 집행부는 공약(公約)으로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행부와 의회가 서로 도우면서 공존하지 않으면 공멸의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이러한 공존의 정신으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 집행 부와 함께 도민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정책들을 만들어 가겠다.

평소 마음에 품은 좌우명이나 삶의 지표로 삼은 격언이 있다면.

거창한 구호나 고상한 사자성어는 없다. 다만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자’ 가 좌우명이자, 인생철학이다. 이타적인 삶이란 맹목적 희생이라기보다 행복감이 더욱 풍성하게 들어찬 인생이라고 본다.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고 충실하게 살아가면 세상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
경험상, 남을 먼저 챙기다보면 자신의 일도 술술 풀리곤 하더라. 인생철학을 충실히 지키고 살아온 것이 3선 의원이 된 비결이기도 하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철학에 겸손한 태도가 곁들여지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겸손은 삶의 미덕이다. 요새 ‘소 확행’이라는 말이 유행하는데, 일상을 대하는 자세에 겸손함이 깃들어 있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본다. 겸손한 자세로 감사의 마음을 키우다 보면 세상 안 될 일이 없다고 본다.

앞으로의 계획과 개인적인 포부를 밝힌다면.

의원들의 공약을 최대한 많이 실현하는 게 목표다. 공약은 도민과의 신성한 약속이며, 도의원으로 뽑아주신 도민들에 대한 당연한 의무다. 선거는 평가이고, 공약 실현은 평가의 잣대라 할 수 있다. 공약은 내가 도의원이 되면 도민과 지역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헌신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며, 그 약속을 믿고 선택해준 도민들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약속을 지키는 경기도의회를 이끄는 의장이자,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으로 남고자 한다. 커다란 책임과 의무를 안고 활동하는 것이 때론 힘들고 어려 움도 많지만 또 그만큼 보람을 느낀다. 동료 의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한편, 도민들과 가슴으로 소통하며, 집행부와 발맞춰 나가는 ‘약속을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

■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 1960년 1월 17일 서울 출생
△ 서강대 대학원 사회학 석사
△ 단국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수료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에너지연구부 근무
△ 민노총공공연맹 한국해양연구원 노동조합 위원장
△ 단국대학교 겸임교수
△ 제19대 대통령 문재인 후보 경기도당 상근부본부장
△ 경기도의회 제8, 9대 의원
△ 안산시 농아인 수어센터 운영위원장
△ 現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교육연수원 부원장
△ 現 제10대 경기도의회 의원·전반기 의장
△ 現 제16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반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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