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리더에게
‘옆 사무실에서 고성이 흘러나온 지도 꽤 되었다.’
우리나라 기업의 프랑스 법인장을 지냈던 프랑스인 에리크 쉬르데 주씨가 쓴 책 『한국인은 미쳤다!』(북하우스, 2015)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쉬르데주씨는 한국 회사에 입사한 첫날 이 모습을 접했고, 고성을 지른 사람은 당시 법인장이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그날 하루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다. 쉬르데쉬씨에게 한국 상사는 화를 심하게 내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필자도 하루는 복도를 걷고 있는데 어느 교수의 연구실에서 고성이 흘러나왔다. 조금 멈추었다간 다시 고성이 이어졌고 교수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로 화가 나 있었다. 한참 떨어진 곳까지 그소리가 들렸으며 필자가 화장실을 다녀 온 후인데도 상황이 끝나지 않고 있었다. 학생이 단단히 잘못한 모양이다. 얼마 전 재벌 사모님이 공사현장에서 협력업체 사원에게 야단치는 동영상이 유포되어 인구에 회자되었다. 그 사모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는지 욕설을 하고 설계도면을 집어 던지고 직원의 등을 떠밀기도 했다.
화가 나면 이런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리더도 사람인데 어찌 화나는 일이 없겠는가? 그렇지만 보통은 그냥 참고 넘어간다. 정말 분통이 터지는 일이 있더라도 적당히 다스린다. 왜냐하면 화를 내 보았자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화를 내면 여러 가지로 안 좋다. 인간관계가 안 좋아지고, 심하면 부하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거나 경외의 대상이 된다. 정말로 심하게 화를 내게 되면 징계를 받게도 되고 형사 처벌의 대상도 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참고 눌러 둘 수만도 없다. 속병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삶과 일에 의욕이 떨어진다. 그러면 화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것인가? 인격 수양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어려운 것 말고 할 수있는 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