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직 시에 관계냐 업무냐를 두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그 당사자가 당신이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든든한 상사가 버티고 있어서 적응에 대한 부담이 적은 회사? 아니면 내부에 아는 사람은 없지만 성과가 좋으면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회사? 이러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했던 필자의 한 후보자의 사연을 소개해볼까 한다. 어느 날, 고객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인사담당자는 경쟁사에 근무하는 A씨의 이직의사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단, 회사 측에서 지목했다는 사실을 A씨에게는 비밀에 부쳐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현업부서 임원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라면 직접 만나보지 않아도 A씨는 업계에서 꽤나 인정받는 전문가일 확률이 높았다. 역시 만나보니 그는 스펙, 경력, 그리고 인품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훌륭한 후보자였다. 필자를 만나자마자 A씨는 필자가 자신에게 어떻게 연락을 하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자신에게 솔직하게 얘기해주면 필자에게 솔직하게 할 얘기가 있다고 했다. 필자는 고객사의 윗선에서 강한 영입 의사가 있음을 전달하러 왔다는 것을 밝혔다.

다음에는 그가 비밀을 털어놓을 차례였다. 그는 이미 필자의 고객사의 신임 CEO로부터 2∼3달 전에 러브콜을 받았다고 했다. 신임 CEO에게 있어서 A씨는 전 직장에서 꽤나 신임하던 부하였다고 한다. 러브콜을 받고 A씨는 명확하게 대답을 못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에 필자가 A씨에게 연락을 해오자 A씨는 혹시 CEO가 보낸 사람인지 아닌지를 확인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CEO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후에는 회사차원에서 그에게 영입의 손짓을 보낸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도 마음이 많이 기울어진 듯 보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진행은 별 무리가 없으리라 예상을 했다. 그러나 생각지 못했던 복병이 있었다. 제안 받은 자리의 보고라인에 있는 임원이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임원이 데리고 온 전 직장 부하를 이 고객사의 부장으로 끌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A씨가 영입되면 그 부장의 상사로 배치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임 CEO는 A씨가 마음에 들어서 해당 임원에게 A씨의 영입에 대한 지시를 내렸고 마지못해 해당임원은 A씨의 영입을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간을 지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해당 임원과 해당 부장에게는 A씨가 별로 달갑지 않은 존재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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