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미 한국이콜랩 HR Director

‘세상을 깨끗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기업’ 이콜랩(Ecolab)은 물·에너지·식품·위생 분야에서 고객사의 경제적 이익창출과 환경보호 등 공익가치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는 96년 역사의 글로벌 기업이다. 이름은 낯설지라도, 이콜랩의 비즈니스는 전세계 산업현장과 다양한 제품, 일상의 위생관리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Total Water Management 세계 1위 강자이자, 물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CSV 실천기업. 조은미 한국이콜랩 HR Director는 3년이 갓 넘어가는 이콜랩과의 인연을 ‘Talent Destination Ecolab, Own Your Future’로 정의하며 개인과 회사의 성장뿐 아니라 환경보호라는 미래가치 창출이 일의 동기부여가 됨을 역설했다. 고등학교 영어교사, 프랭클린코비코리아 컨설턴트, 옥션, 아스트라제네카, 라이나생명 등 유수 기업의 HR 담당자로 화려한 이력과 다양한 경력을 쌓은 그녀가 이콜랩을 ‘행복한 일터’라고 칭하는 데는 충분한 근거가 있지 않을까. 한국이콜랩 Agile Office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콜랩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회사소개를 부탁한다.

이콜랩(Ecolab)은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세계인의 생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100년 역사가 머지않은 글로벌 기업이다. 1923년 미국에서 설립되어 위생관련 화학제품을 본격적으로 개발했고 2011년 수처리 전문기업 ‘날코(Nalco)’를 인수합병하면서 현재의 규모를 갖추었다. 수처리 사업을 중심으로 170개국에 진출, 48,000여 직원들이 근무하며 14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창출했으며, 8,700여 개의 특허와 최고의 기술 및 서비스로 업계를 이끌고 있다. 한국이콜랩은 1987년 설립 이후 현재 약 300명의 직원과 8,000여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조직문화 측면에서도 Agile Office, E3, Talent Move 활성화, EBP, D&I 문화 구축 등 효율적인 조직 운영과 임직원의 역량강화 및 자기계발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2년 연속 마이클 포터 재단의 ‘CSV Porter Award’ 수상을 비롯한 2017, 2018 대한민국경제리더대상 지속가능경영부문 수상, 2018 Fortune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화학부문 수상 등 기업경영의 탁월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콜랩의 B2B 비즈니스 모델과 주요 고객은.

사업부문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산업용수 활용기술과 폐수처리 및 재활용을 돕는 ‘수처리’, 석유 및 가스 생산 관련 특수화학 서비스인 ‘에너지 관리’, 식음료 제조업과 호텔, 레스토랑 등의 ‘식품위생 관리’, 병원과 요양기관 등 ‘환경위생 관리’이다. 상품을 많이 팔아 이윤을 얻는 구조가 아닌, Value Business이기 때문에 최고의 기술 개발과 맞춤 솔루션을 위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우리의 주요 고객은 글로벌 기업, 대기업이다. 수처리 부문을 예로 들면,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물에 케미컬 복합물을 처리해 다양한 기술, 효과를 거두도록 하며 공정 후 발생하는 폐수를 재사용, 재활용하여 기업의 비용절감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창출한다.

다양한 HR 인더스트리를 경험했기에 이콜랩의 강점과 약점을 빠르게 파악했을 듯한데.

컨설팅, 컨슈머, 제약,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HR 담당자로 일하면서 조직마다 인사의 역할과 철학이 다름을 경험했다. 글로벌 기업은 매트릭스 조직의 특성이 강한데 이콜랩은 그 기준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사업부별 독립성이 매우 강하며 각각 P&L Ownership 을 가지고 있다. 대표가 공표하고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부문별 리더들과의 소통을 통해 상호 이해시키고 하나의 결과로 정리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처럼 각각의 사업부와 리더들을 이해하고 강력한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역할을 HR이 담당한다. 작년까지 한국의 HR Head뿐만 아니라, Asia Pacific 13개 국가 F&B Business Division의 HRBP 역할을 겸임하면서 글로벌과 한국이콜 랩을 이해하고 HR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최근 이콜랩의 HR 이슈와 변화는 무엇인지.

글로벌 이콜랩의 Doug Baker 회장은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한 화두로 ‘Digital’과 ‘Talent’를 꼽았다. Vision 2020(200 Billion Dollars Revenue, 200$ Stock Price – 200$ M Sales/20% OI for Korea)을 달성하기 위해 Smarter/Better/Faster해야 함을 전달하면서 개인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HR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 현재 날코와 이콜랩의 법인이 분리되어 있는데, 이를 통합하기 위한 작업(시스템 및 취업규칙 통합 등)도 진행되고 있다. 2011년 양사 합병 이후 인사제도나 프로세스 측면에서 PMI 과정을 겪었다면, 이제 하나의 팀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지 비전을 그리고 각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Leadership & Culture Journey, 명명하여 “Korea as One”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여기서 HR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Talent Destination Ecolab’이라는 인사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EBP(Employee Brand Promise) 활동이다.

채용방식 및 인재상이 궁금하다.

상시채용을 바탕으로 회사를 알리기 위한 취업박람회, 채용 설명회 등에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Digital Transformation에 의한 채용이 두드러진다. 예를 들면, 글로벌 ERP Tool인 Workday를 통해 매니저가 채용이 필요한 포지션을 요청하면 LinkedIn을 비롯한 외부 주요 구인구직 사이트에 자동으로 포스팅된다. 또한 이콜랩 직원들도 시스템을 통해 전세계 이콜랩에 오픈된 포지션을 확인하고 언제든지 지원할 수 있으며 현재 오픈된 포지션과 상관없이 좋은 인재를 상시 추천할 수 있어 잠재적 인재군을 관리하는 데 용이하다. 최근에는 다양한 인재들이 회사의 정보를 얻고 직접 채용에 지원할 수 있도록 기업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탁월한 비즈니스 모델과 좋은 기업문화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B2B라는 특성으로 인해 일반인들에게 회사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디지털 프로세스 강화와 적극적인 EBP 활동은 시장의 젊은 인재들과의 소통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본다. 이콜랩의 인재상은 겉으로 드러나는 프로필보다는 Learning Agility(Change, Result, People, Mental, Self-awareness)를 중요시한다. ‘Own Your Future. Impact What Matters.’를 가슴에 품고 사회적 미래 가치와 개인의 꿈을 동시에 이룰 파트너를 기다린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지만, 직원들의 자부심은 상당히 높다.

내 경험에 비추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입사제의를 받았을 때는 회사 이름도, 사업분야도 생소해서 고사했었다. 시간이 지나 재차 연락이 왔을 때 다시 마주한 이콜랩은 훌륭한 리더십과 자율 적인 조직문화, 함께 성장하는 마인드가 강력한 기업이었다. 무엇보다 물과 환경, 위생을 케어하는 비즈니스 영역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거란 기대가 컸다. 이콜랩의 대주주인 빌 게이츠가 “지구를 위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이라 말할 정도이니 그 뜻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식수뿐 아니라 농업, 공업용수까지 머지않아 겪게 될 물 부족 현상에 대비해 수자원을 아끼고 보호하고 재활용하는 이콜랩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은 굉장히 자연스럽다. 이름난 브랜드나 보기 좋은 비즈니스가 아니어도 그 이상으로 자랑스러운 회사다.

한국이콜랩의 Agile Office가 눈에 띤다.

글로벌 기업답게 본래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또한 전 직원의 약 70%가 세일즈 파트이기 때문에 사무실보다 현장, 사이트를 오가는 일이 잦아 출퇴근 관리나 보고 대신 스스로 결과에 책임지는 ‘Performance Driven’이 조직의 DNA이다. 한국이 콜랩 본사 Agile Office는 2017년 직원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탄생했다. 근무하고 싶은 문화, 환경을 먼저 정의하고 오피스를 디자인했다. 작은 캐비닛을 제외하고는 고정된 공간이 없이 다양한 좌석, 오픈된 회의실, 편안히 통화할 수 있는 부스로 구성되어 있다. 당장 리더부터 매일 새로운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본다. 간단한 일은 링크로 소통하고 각자 알아서 일한다. 디지털 기반의 업무 프로세스와 오픈된 공간은 일의 효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인쇄물과 스트레스를 줄여주었다. 내 자리가 없다는 불안감 대신, 매일 새롭고 편리하게 일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50%, 젊은 조직을 이끌기 위한 변화가 있다면.

2015년 42세였던 사내 평균연령이 39세로 떨어졌다. 스타트업, 소셜마케팅 비즈니스가 아닌 케미컬 인더스트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젊다는 것은 사회 전반적인 현상을 반영하는 듯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신입, 관리대상이 아닌 실무의 주축이자 리더로 이동하고 있고, 때문에 리더십 트렌드와 동기부여 방법도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한다. 솔직한 자기표현, 사생활 보호, 적절한 성장 기회와 보상을 요구하는 이들의 특성을 고려하고 그에 맞게 조직과 업무를 설계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콜랩의 경우 Agile Office, Workday System, 유연근무/재택근무/시차출퇴근제 운영 등 권위와 명령이 사라진 자율적 근무방식을 지녔다. 또한 전체 10% 정도의 인원이 Cross-Functional하게 이동하거나 해외근무/단기파견근무 또는 Multi-Role을 통해 자기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데스크에서 일하고, 무거운 인쇄물 대신 사람과 소통하고, 원하는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밀레니얼 세대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높은 이직률, 짧은 근속연수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임직원 역량강화와 자기계발을 독려하는 문화가 돋보인다.

앞서 밝혔듯이 우리는 개개인의 역량을 중요시 여기고 Talent Move 활성화, Multiple Career를 지향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과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개발하고 다루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다. 이콜랩에 입사한 이상, 자신이 섰던 출발선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 이다. 기술, 영업, 리더십 등 분야별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성과평가 프로세스에 자기계발 계획을 포함시켜 매니저의 멘토링과 코칭을 통해 경력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LMS를 통해 제공되고 이력이 관리된다. 예를 들면, 전세계 Ecolab People Leader들에게 공통으로 제공되는 ‘Manager Essential’ 코스는 Digital Play Book을 활용한 사전학습, Class Room Training, Coaching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즈니스 특성상 전체적으로 여성 인력이 많지 않은데, 이들의 경력개발과 업무 몰입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는 ‘E3 Chapter’의 경우 2017년 말 한국에 오픈한 이후 여성 임직원 인게지먼트 지수가 16% 증가했다. 이 밖에도 본인의 업무 영역을 넘어 회사 전체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Employee Resource Group’도 자기계발 도구로 활용된다.

이콜랩 HR 부서의 역할과 비전은 무엇인가.

인사 전반의 프로세스 설계와 이행은 인사부서 주도하에 진행되지만, 궁극적인 인사관리는 현업 매니저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각 부서, 부문별 리더들과의 파트너쉽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HR이 완성될 수 있다. 이콜랩은 사업부 문별 독립성이 강하기 때문에 그들의 강점과 이점을 극대화하면서 회사 운영 측면에서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일관성을 다잡는 일에 HR 담당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즉,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통해 현업 매니저들 스스로 인사관리의 챔피언이자 지지자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이콜랩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조직을 만들어 갈 것인가’라는 큰 틀 아래 비즈니스, 조직, 인프라, 커뮤니티, 고객 등 각 분야별 이니셔티브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실행할 수 있도록 HR이 이끌겠다.

HR 전문가로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Resilient leader is not born. Life experiences make you stronger and better.” 작년 12월, 글로벌 이콜랩 국제사업 총괄 리더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던진 메시지다. 더 나은 사람,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통찰력은 반드시 수많은 경험과 노력에서 비롯된다는 평소 생각과 맞닿아서 크게 공감했다. HR도 마찬가지다.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을 이끌어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고민과 해답을 찾는 시간에 투자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콜랩에서 Region Role을 통해 국가별, 성별, 직급별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코칭하는 역량을 키웠던 경험이 큰 보상이 되었다. 나 역시 훌륭한 동료, 리더들로부터 배우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일과 사람을 통해 경험한 가치를 본인의 역량으로 쌓아가는 HRer가 되었으면 한다.

이콜랩, 어떤 기업으로 성장할까.

이콜랩의 임직원은 우리의 비즈니스가 현재와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물 절약, 식품위생,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 깨끗한 환경을 위한 최고의 기술과 서비스는 회사의 상품이기 이전에 삶의 가치가 되었다. 모든 기업의 모토인 양적 성장에만 치중했다면 이처럼 하나된 마음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을 깨끗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기업’이 되기 위해 경주해온 이콜랩은 Vision 2020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Digital과 Talent를 무기로 기업 성장과 구성원의 꿈을 동시에 이루는 곳,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환경보호와 공익을 실천하는 이콜랩의 비상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뜻을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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