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 스마트 오피스

555미터, 지하 6층 지상 123층, 축구장 115개 면적. 롯데월드타워가 보여주는 숫자는 거대한 규모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500만 명이 머리와 손발을 맞대어 일군 미래수직도시, 더욱 높아질 앞으로의 가치가 우리를 설레게 한다. 롯데월드타워/몰을 개발, 운영하는 롯데물산은 2017년 타워 그랜드 오픈과 함께 롯데그룹 계열사 최초로 롯데월드타워 19층에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 유연하고 효율적인 근무 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수직으로 곧게 뻗은 타워 속 수평의 공간, 이들이 일군 변화를 김혜정 롯데물산 경영지원팀 대리를 통해 들어보았다.

롯데월드타워‧몰의 그랜드 오픈과 함께 롯데물산도 변화가 많았을 것 같다.

롯데월드타워 건설은 롯데물산의 오랜 숙원이었다. 1987년 사업지 선정부터 타워의 외관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만 30년이다. 롯데월드타워‧몰의 개발과 운영 주체로서 건물의 높이를 한 층씩 올려갔던 앞선 시기와 비교하면 최근 몇년 사이의 변화는 임직원 모두에게 새롭고 낯설었다. 랜드 마크를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 예술, 라이프 스타일을 새롭게 제시하는 미래수직도시로서 우리의 비전을 실행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는 유연한 조직력을 갖추기 위해 공간혁신, 문화혁신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새롭게 시작한 공유 오피스 사업을 비롯해 롯데자산개발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들을 고민하고 있다.

롯데의 주요 그룹사들이 2017년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하면서 ‘스마트 오피스’ 구축이 큰 이슈였다. 롯데물산의 스마트 오피스 오픈 과정을 되짚어 본다면.

2017년은 롯데 창립 50주년이자 롯데월드타워를 오픈한 상징적인 해였다. 롯데그룹은 새로운 50년을 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수평적 기업문화,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유무형의 변화들을 과감히 실행하였다. 특히, 빠르게 고도화되는 기술과 젊고 유연한 인재들이 이끄는 시대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직장의 근무환경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동일한 출퇴근시간, 똑같은 책상과 의자, 임원 중심의 공간, 필요성을 떠나 정례적으로 진행되는 회의 등 일관되고 경직된 환경을 바꾸어 보다 수평적이고 효율적인 일터를 조성하는 일이 그룹사 전체의 과제였던 만큼, 롯데물산은 선도적으로 스마트 오피스 도입을 결정했다. 공사 마무리까지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타사 벤치마킹과 전문가 카운셀링, 임직원 의견 수렴 등 사용자 편의 중심의 공간 설계를 위해 공을 들였다. 현재 180여 명의 롯데물산 전 임직원이 롯데월드타워 19층에서 근무하며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서측, 동측으로 나뉘어진 공간은 다시 라운지를 비롯한 각종 컨셉 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공간별 목적과 특징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스마트 오피스인 만큼 IT 기술의 활용을 극대화해 ‘Wireless, Paperless, Borderless’ 즉, 3無 업무방식을 도입했다. 전 직원에게 노트북을 지급하여 무선 랜(LAN) 기반 유동적 업무환경을 만들어 개인업무와 회의, 보고 등 모든 프로세스를 시스템 중심으로 개편했다. 임원실은 최소화하여 내측에 배치, 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비중을 확대했다. 가장 큰 변화는 ‘변동좌석제’이다. 유연근무제(5개 출퇴근시간 유형 운영)에 따라 본인이 선택한 출퇴근시간에 맞춰 사무실에 도착하면 개인 락커에서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챙겨 그날그날 앉고 싶은 자리에서 일하면 된다. 별도의 유선전화 없이 본인의 휴대폰을 해당 테이블에 연결해 사용하고 좌석은 얼마든지 이동 가능하다. 친환경 라운지, 카페형 및 오픈형 사무공간과 소규모 스마트 회의공간, 업무 특성을 고려한 포커스룸(개인업무공간), 편안한 통화를 위한 폰부스, 모성보호를 위한 맘편한방, 안마의자가 설치된 비타민룸 등 업무 특성과 직원 편의를 고려한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기존의 사무환경과 비교하여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고정된 자리가 없이 매일 다른 좌석에서 일하는 방식이 처음에는 낯설었다. 과연 업무에 집중이 될지, 팀원과 부서 간 소통은 원활하게 이루어질지, 보고와 회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변동좌석제를 통해 개인의 근무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직원 대상 스마트 오피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75%가 공간에 대한 만족은 물론 높아진 업무효율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내부 의사소통 문제 역시 메신저의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직급에 상관없이 편하게 얘기할 수 있어 수평적 조직문화 형성에도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말과 글로 정하는 정책, 제도보다 공간과 시스템을 바꿈으로써 더욱 빠르고 효과적인 조직문화 변화를 이끌 수 있음을 체감했다.

그간 개선된 부분 또는 계획이 있다면.

공간의 변화는 크게 없지만 새로운 기술, 기능의 접목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회의실의 경우 착석한 사람의 이름을 자동으로 보여주는 전자명패와 회의실 밖에서 현 상황과 좌석별 참석자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예약안내보드도 임직원 의견 반영을 통해 새롭게 개선한 사례다. 이처럼 사용자 중심의 사무공간인 만큼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하여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인 환경을 만들고자 ‘스마트 오피스 2.0’을 준비 중이다. 개발단계에 있는 ‘좌석확인 시스템’도 그 중 하나로서 변동좌석제 이용 시 매일 바뀌는 직원들의 위치를 인사 시스템을 통해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임직원 간의 교류, 함께 하는 시간은 어떻게 가져가는지.

‘통(通)쾌한 프라이데이’는 매주 금요일 4시부터 6시까지 다양한 컨셉의 이벤트를 진행하는 전사 소통 제도이다. 매달 첫째 주는 전 직원이 31층 강당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아크로폴리스 파티, 둘째와 셋째 주는 혁신토론회나 톡톡투게더 같은 부문별 차담회 등을 진행하며 넷째 주는 봉사활동을 위한 ‘해피데이’, 그밖에 외부 강사를 초청해 소양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모든 행사는 직원들이 추첨을 통해 직접 진행하며, 전사가 모인 자리에서 경영성과와 부서 별 이슈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신입사원부터 경영진까지 회사에 대한 정보를 일관되게 공유할 수 있다.

환경의 변화가 조직문화에 끼치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앞서 밝혔듯, 공간의 혁신은 업무혁신과 조직문화 개선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스마트 오피스 도입이 겨우 2년 넘어가는데, 그 변화는 10년 강산이 바뀌듯 눈에 띤다. 업무의 자율성 보장, 다채 롭고 자유로운 공간, 편리한 소통방식은 자연스럽게 열린 조직문화를 만들어 주었다. 기업문화가 바뀌기를 바란다면, 우선 환경부터 개선해 볼 것을 권한다.

프리미엄 공유 오피스 ‘워크플렉스(workflex)’도 운영 중인데.

‘Premium Serviced Office’를 모토로 개인 또는 소규모 단위 그룹의 원활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는 공유 오피스 임대 사업이다. 롯데월드타워 30층에 위치하며 2인실부터 75인실까지 다양한 Private Office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조망과 최고의 비즈니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물산의 스마트 오피스가 대규모 조직을 위한 공간 구성이라면 워크플렉스는 글로벌 기업의 프로젝트성 업무, 프리랜서와 같은 개인 작업 중심 공간으 로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스마트 오피스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유의할 점을 조언한다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개인의 특성에 맞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앞으로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스마트 오피스 구축이 IT 기반의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업무수행과 수평적 기업문화 정착을 목표로 함은 모든 기업들이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화려한 인테리어와 최첨단 기술을 스마트 오피스의 정의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업의 노력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조직의 문화를 바꾸고, 나아가 개인의 삶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작업이다. 공간의 혁신이 기업과 임직원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제공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제 필요한 공간과 기능을 설계하여 운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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