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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침해 행위는 친고죄인가, 비친고죄인가?김기태의 저작권 클리닉
김기태 세명대학교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 | 2019년 07월호, 제173호 | 승인 2019.06.27 11:40

Q. 얼마 전 모임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는 친구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봤다. 어느 대학 앞에서 복사집을 운영하는 사람이 자사 발행 교재를 무단복제해서 팔다가 걸렸는데, 복사집 주인의 사정이 딱한 데다 진정으로 용서를 비는 것 같아 저자와 함께 그 죄를 묻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런데 저작권 보호단체에서 다른 무단복제물과 함께 자기 출판사 발행물까지 포함시켜 이를 증거로 복사집 주인을 고발했고, 권리자가 용서를 하겠다는데 왜 제3자가 고발 운운하느냐고 항변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저작권 침해죄는 친고죄인지, 아니면 비친고죄인지, 경우에 따라서 다른지 궁금하다.

현행 저작권법 제140조에서는 저작권 침해범죄에 대한 친고죄 및 비친고죄 여부를 규정하고 있다. 먼저 친고죄란 “범죄의 피해 자나 그 밖의 법률에 정한 사람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를 말하며, 강간죄‧강제추행죄‧모욕죄 등이 대표적이다. 다시 말하면, 형사상의 범죄는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검사만이 공소의 제기 즉, 형사소추를 할 수 있는데, 피해자 등의 고소가 없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를 가리켜 친고죄라고 한다. 이러한 친고죄는 극히 개인적인 사권(私權)에 있어서 그 침해에 대한 형사책임 추궁의 여부는 피해자인 권리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적당하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작권 관련 침해에 있어서도 개인적 권리와 밀접한 것들은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친고죄의 공소시효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며 고소를 일단 취소한 경우에는 다시 고소할 수 없다. 따라서 저작재산권자, 저작인격권자, 배타적발행 권자, 출판권자, 데이터베이스제작자, 저작인접권자, 복제권자 및 저작자 등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권리자로서 침해에 따른 고소권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공동저작물이나 공동실연인 경우에는 그 권리의 침해에 대해 각자가 단독으로 고소할 수 있으며, 고소의 시효나 취소 또한 각자에게 별도로 적용된다. 아울러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그의 배우자‧직계혈족‧형제자매가 고소할 수 있다.

한편, 저작권 관련 침해죄 중에서 비친고죄에 해당하는 것도 있다. 먼저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첫째 “복제, 공연, 공중 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작성 등의 방법으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경우”, 둘째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복제·배 포·방송 또는 전송의 방법으로 침해한 경우”, 셋째 “침해행위로 보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비친고죄에 해당하므로 제3자에 의한 고발이 가능하다. 인터넷 등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만연한 오늘날 저작권 침해가 대규모로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 결과 산업적 피해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친고죄 규정에 따라 저작자인 ‘개인’이 그 침해사실을 일일이 알아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시간 및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저작재산권 등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비친고죄를 적용하게 된 것이다. 기존 법과는 달리 비친고죄 대상 범위를 “영리를 위하여 상습적인(영리 and 상습)” 저작권 침해에서 “영리 목적 또는 상습적인 경우(영리 or 상습)”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앞의 예에서 등장한 복사집 주인은 비록 저작권자와 출판권자가 용서한다 해도 제3자에 의한 고발이 가능하며, 결국 법적 판단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도 비친고죄에 해당한다.

▶ 각종 저작권 관련 등록을 거짓으로 한 경우
▶ ‘복제·전송자에 관한 정보 제공의 청구’와 관련하여 해당 정보를 청구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경우
▶ ‘기술적 보호조치의 무력화 금지’ 중 정당한 권한 없이 고의 또는 과실로 기술적 보호조치를 제거·변경하거나 우회하는 등의 방법으로 무력 화한 경우, 그리고 정당한 권한 없이 장치, 제품 또는 부품을 제조, 수입, 배포, 전송, 판매, 대여, 공중에 대한 청약, 판매나 대여를 위한 광고, 또는 유통을 목적으로 보관 또는 소지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
▶ ‘권리관리정보의 제거·변경 등의 금지’ 중 정당한 권한 없이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를 유발 또는 은닉한다는 사실을 알거나 과실로 알지 못하고 권리관리정보를 고의로 제거·변경하거나 거짓으로 부가하는 행위, 권리관리정보가 정당한 권한 없이 제거 또는 변경되 었다는 사실을 알면서 그 권리관리정보를 배포하거나 배포할 목적으로 수입하는 행위, 권리관리정보가 정당한 권한 없이 제거·변경되거나 거짓으로 부가된 사실을 알면서 해당 저작물 등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을 배포·공연 또는 공중송신하거나 배포를 목적으로 수입하는 행위 등을 한 경우
▶ ‘암호화된 방송신호의 무력화 등의 금지’ 중 암호화된 방송신호를 방송사업자의 허락 없이 복호화하는 데에 주로 사용될 것을 알거나 과실로 알지 못하고, 그러한 목적을 가진 장치·제품·주요부품 또는 프로그램 등 유·무형의 조치를 제조·조립·변경·수입·수출·판매·임대하거나 그밖의 방법으로 전달하는 행위를 한 경우
▶ ‘라벨 위조 등의 금지’를 위반하여 저작물 등의 라벨을 불법복제물이나 그 문서 또는 포장에 부착·동봉 또는 첨부하기 위하여 위조하거나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 배포 또는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하는 행위를 했거나, 저작물 등의 권리자나 권리자의 동의를 받은 자로부터 허락을 받아 제작한 라벨을 그 허락 범위를 넘어 배포하거나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 다시 배포 또는 다시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하는 행위를 했거나, 저작물 등의 적법한 복제물과 함께 배포되는 문서 또는 포장을 불법복제물에 사용하기 위하여 위조하거나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 위조된 문서 또는 포장을 배포하거나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하는 행위를 한 경우
▶ ‘방송 전 신호의 송신 금지’를 위반하여 공중이 직접 수신하도록 할 목적의 경우를 제외하고 정당한 권한 없이 방송사업자에게로 송신되는 신호를 제3자에게 송신한 경우
▶ 저작자가 아닌 사람을 저작자로 하여 실명(實名) 또는 이명(異名)을 표시한 다음에 그 저작물을 공표한 경우
▶ 실연자 아닌 자를 실연자로 하여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하여 실연을 공연 또는 공중송신하거나 복제물을 배포한 경우
▶ 저작자의 사망 후에 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법으로 저작물을 이용한 경우
▶ ‘암호화된 방송신호의 무력화 등의 금지’ 중 “암호화된 방송신호가 방송사업자의 허락 없이 복호화된 것임을 알면서 그러한 신호를 수신하여 청취 또는 시청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공중송신하는 행위”를 한 경우

이처럼 2007년에 저작권법이 전부 개정된 이후 비친고죄 부분을 대폭 확대하고 있으므로 이용자들에게는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아울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 ‘공정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공정이용 여부를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김기태 세명대학교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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