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관리를 다시 논하다
최근 IT업계나 스타트업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OKR’이란 용어가 급부상하였다.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라는 책(원서 제목: WORK RULES!)에서 구글의 성과관리방식인 OKR(Objectives & Key Results)이 소개되면서부터이다. 주요 결과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검증 가능해야만 하고 모든 주요 결과를 달성하면 목표를 이루게 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2010년을 넘어서면서 구글과 같이 기존 전통적인 성과관리방식을 탈피해 새로운 성과관리방식으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이유는 무엇일까?
기존 성과관리제도 운영의 한계에 봉착
그 대표적인 기업의 하나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과관리제도는 자유시장 경쟁 논리에 입각해 철저히 상대 평가하고 보상의 차등도 강화하는 방식으로, 경쟁 메커니즘이 조직 운영 원리로 작동되도록 해왔다. 오랜 기간 ‘스택 랭킹(Stack Ranking: 80년대 GE에서 도입해 널리 확산된 제도로, 구성원을 성과에 다라 일정 비율 즉, 고성과와 저성과자를 분류해 고성과자에게는 다양한 형태의 보상과 기회를 주고, 저성과자들은 불이익을 주거나 해고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라는 상대평가 기반의 성과관리제도를 유지해 온 것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까지 10년 넘게 사용하던 이 시스템을 전격 폐지했다. 그 이유는 한 동안 이와 같은 성과관리방식이 구성원들 간의 긴장감과 경쟁 심리를 자극해 성과를 높일 수 있었지만, 경쟁 중심의 성과주의 성과관리 체계가 야기하는 부작용을 제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 간의 협업을 통해 창의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견제하고, 사내 정치, 조직 두려움 촉발, 상호 정보 공유 꺼림 현상 등 근본적으로는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나쁜 조직 문화, 일하는 방식을 낳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실제로 스탠포드 제프리 페퍼 교수는 “사람을 상품(Commodity) 취급하듯이 양품과 불량품 도장 찍듯 등급화하는 것은 상대평가제도와 이에 따른 개인간 과도한 차등보상제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의 건강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사람 관리 제도를 도입할 때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성과관리제도 운영 트렌드는 지나친 내부 경쟁보다는 협업을 촉진하기 위한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지나친 상대평가 등급제도 폐지, 양적 평가보다는 질적 평가를 강조하며 과정을 중시하는 수시 피드백 도입, 평가 및 보상 제도 에서 리더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팀장과 팀원 간 수시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도록, 상시 피드백을 주고받도록 하여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시로 변화는 상황에 맞게 목표뿐 아니라 필요한 자원 투입도 유연하게 조정한다. 궁극적으로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성과 창출을 통해 개인 목표 달성에만 매몰되기 보다는 조직 전체의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