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연 SNA-DDI 컨설턴트

IBM의 ‘Recruiting 2020’ 리서치에 의하면, 2030년에는 미국조차도 2천 3백만여의 인력 충족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S&P 100대 기업은 서로 겹치는 37개의 포지션을 모집하고 있어 인재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이 37개의 포지션이 S&P 100대 기업에서 필요한 총 직군의 5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제2의 인재전쟁(War for Talent)이 예상된다. 한국에서도 블라인드 채용, AI 채용 등 채용의 질적 업그레이드가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가 속한 조직의 상황도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귀 조직에서 채용공고를 내면 인재들이 줄을 서는지에 대해서 묻고 싶다. 구직하는 사람은 직장이 없다고 하고, 채용하는 쪽에 서는 인재가 없다고 한다. 기다려도 고도는 오지 않는다(Waiting for Godot by Samuel Beckett)는 마음으로 일단 공석을 채우고 교육을 통해서 육성하겠다는 생각을 한 번쯤 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큰 오산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좋은 선발은 항상 좋은 개발을 이기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DDI의 한국지사 SNA-DDI가 지난 11월 29일에 주최한 “Selection triumphs Development(선발은 개발을 항상 이긴다)” 의 일부 내용 -인재 선발 시 HR이 어떤 관점과 기준을 가져야 하는지- 을 소개한다.

조직에서의 선발은 크게 신입/경력직 채용과 같은 외부선발(external hiring)과 High Potential Pool의 후보군을 파악하는 선발 결정(screening in/out), 승진(promotion)을 결정하는 내부선발(internal selection)이 있다. 이때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부서는 바로 HR이다. 이러한 critical한 선발에 우리 HR은 어떤 upskill을 해야 할지 재고해 보고자 한다. 외부 후보자 선발 시 경력, 학력, 전문지식 외에 역량과 성격의 검증을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게 효과적인지, 승진이나 Talent Pool의 후보자를 선정하는 내부선발 시에는 다양한 데이터를 어떻게 통합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래 3가지의 주제를 꼽았다.

1. Personality: How to assess candidate’s personality whether it fits to Org. culture ?
후보자가 우리 회사의 문화와 맞는 인성을 가졌는지 아닌지 어떻게알 수 있는가?

2. How behavior science is applied in selection process ?
Behavior Science(행동과학)에 근거하여, 후보자의 행동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고 선발에 반영할 수 있는가?

3. 내부선발과 관련된 국내 굴지 기업사례:
승진 대상이나 Talent Pool에 포함할 후보자를 선발한다고 해도 선발 결정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타당한 이유가 반드시 제시되어야 누구나 수긍하는 선발 결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HR은 폭넓은 관점으로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1. Personality in Selection(선발 과정에서의 인성검사)

종종 성격진단 결과지를 보고 저 사람이 괜찮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HR이 가져야 할 스킬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어느 조직에서는 반드시 심리학자를 면접관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룰을 정하기도 한다. 성격진단 결과를 가지고 외향성이 높고 끈기가 있으니 좋은 사람일 것이다, 라고 판단하는 것이 정말 괜찮은 사람을 뽑는 것일까?

선발 과정에서 지원자의 성격을 고려한다는 것은 우리 조직과의 문화 적합도(culture fit)를 본다는 것이다. 즉 우리 조직문화에 잘 녹아 고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이는 지원자의 성격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기 전에 반드시 우리 조직의 fit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가령 회복탄력성이라는 것을 하나의 예로 든다면, 회복탄력성이 높다는 것은 어느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패나 실수에 굴하지 않고 돌진하는 성격을 가진 후보자가 실수치를 크게 허용하지 않는 조직이나 부서에서 일해야 한다면 회복탄력성이 높아도 조직에 적합한 인재가 될 수없음을 의미한다. 인성(성격) 검사에서 1점은 나쁜 사람 10점은 좋은 사람이라고 단순한 판단을 지을 수 없다는 뜻이다. 즉, 우리 조직의 기준을 나타내는 조직의 프로필을 먼저 파악하지 않고, 기준 없이 맞는 사람을 찾아낼 수는 없다는 뜻이다.

우리 HR은 성격 분석을 잘하는 심리학자가 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조직에 잘 적응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근접성을 알아보는 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영국계 Psychometrics 전문 검증기관인 Arctic Shores社의 심리학자 Dr.Yvonne Tan은 조직의 ‘fit profile’만 명확하다면 30분 이내의 게미피케이션을 통해 조직 적합도의 측정이 가능함을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하였다.

2. Behavior Science in Selection(선발과정에 있어서의 행동 평가)

성격 fit만 선발에서 본다면 만사형통일까? 사실 한 사람 전체에 대해 알아본다는 것은 성격뿐만 아니라 총 네 가지 요소인 C·A·K·E 의 모든 요소를 볼 수 있어야 한다. ‘C’는 역량(Competency), ‘A’는 성격(Attribute), ‘K’는 지식(Knowledge), ‘E’는 경험(Experience)을 뜻한다.

지식과 경험은 이력서를 통해서 쉽게 확인이 되고, 성격은 앞서 이야기한 게미피케이션과 같은 간단한 툴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실제 행동할 수 있는 능력 혹은 이 사람의 태도로 볼 수 있는 역량이라는 것은 단번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역량을 검증하는 단계는 심도 있는 행동기반 질문을 통한 인터 뷰를 필요로 하고, 이 인터뷰에 소요되는 시간과 소요되는 집중도(intensiveness) 때문에 선발 프로세스상에는 후반부에 포지션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미 어느 정도 추려진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적용 하여야 효율적이다. 많은 기업의 HR담당자가 행동 기반 인터뷰 기법을 오래전부터 사용해 오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제대로 행동 기반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다음 몇 가지 질문들을 통해 스스로 확인해보길 바란다. 아래의 다섯 가지 질문 중 단 하나라도 Yes가 나오지 않는다면 제대로 행동/역량기반 채용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1. 우리 회사는 역량 모델이 있다. (Y/N)
2. 우리 회사의 라인 매니저는 본인 부서의 역량 모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Y/N)
3. 우리 회사의 라인 매니저는 본인 부서의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만들어낼 수 있다. (Y/N)
4. 우리 회사의 라인 매니저는 행동 질문(behavior-based question) 을 만들 수 있다. (Y/N)
5. 우리 회사의 라인 매니저는 인터뷰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합리적이고 이유 있는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 (Y/N)

행동 기반 선발 과정에 있어 흔히 간과하는 부분은 바로 Data Integration(데이터 취합)이다. Data Integration이란 행동/역량 면접 이후에 면접관들이 모여 각자가 매긴 역량 점수에 대해 debating 하며 당락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면접 자체는 일종에 데이터 수집의 장이지, 채용의 당락을 결정짓는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에서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가, 라는 “How to”에만 함몰되어 정작 중요한 면접으로 얻어낸 후보자의 역량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채용의 마지막 절차인 당락 결정 시 우리는 후보자의 얼굴과 인상을 떠올리기보다는 면접을 통해 얻어낸 후보자의 데이터를 떠올려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역량을 파악하는 면접을 했다면 도출된 역량 데이터의 해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DDI 社의 Targeted Selection에 따르면, 역량 데이터는 크게 다음 3가지의 면을 고려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1. Trainable competency(역량이 트레이닝 가능한가? 혹은 쉽게 개선될 수 없는 역량인가?)
2. Inter-relation amongst competencies(역량 상호 간에 긍정적 시너지 혹은 보완성이 있는가?)
3. Knock-out competency(이 job에서 성패를 가르는 단 하나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즉, 개발 가능한 역량의 점수가 낮은지, 개발이 어려운 역량의 점수가 낮은지에 따라, 이 후보자의 채용 결정은 완전히 다르게 나올 수가 있다. 상호 보완이 되는 역량 중에서, 낮은 점수가 나온 역량을 높은 점수가 나온 역량이 메워줄 수가 있는지, 혹은 모든 역량에서다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필요한 ‘knock-out’ 역량 하나에서만 낮은 점수를 받지는 않았는지를 보면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행동/역량기반 인터뷰를 하고도 rationale(합리적 근거) 제시 없이 당락을 결정한다면 앞의 모든 절차는 무의미해진다. 미국은 이를 두고 근거 없는 채용 결정이라 하여 법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일도 있다.

3. 내부 선발: Highpo Talent Pool과 승진에서 선발 결정

내부 선발은 HR의 큰 고민 중 하나이다. 내부 선발의 경우 후보자에 관한 다양한 자료가 수집되어 있기는 하지만 앞뒤가 쉬이 연결 되지 않는 모순적인 정보가 많고, 또 특정된 자료에 함몰돼 편향된 분석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본사에서 해외 인재 풀인 Global Talent Pool을 운영할 때는 이런 기본적인 자료조차도 구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 같은 사례를 겪은 S社가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인사이트를 아래와 같이 공유한다.

S社는 3년을 주기로 인재풀을 운영, 인재의 발전 정도에 따라 해마다 50%의 인원만 풀에 잔류시키는 selecting in-out을 시키는 제도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준의 norm이 있고, 기본 리더십 역량을 검증하는 평가센터를 활용하기로 했다. 사용된 언어만 하더 라도 4개 국어가 쓰일 정도로 글로벌 풀에는 여러 나라의 Highpo Talent로 추천받은 후보자 군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대상자를 외부의 검증된 툴이, 더구나 정교한 평가센터의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다면, screen in & out 시켜야만 하는 HR의 부담이 많이 줄어든 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평가센터를 사용할 때, 우려되는 부분은 조직에서 기대했던 후보자의 수준과 평가센터의 결과가 판이 하게 나왔을 때이다. 이때 누구의 평가를 기준으로 당락 결정을 하는 것이 옳은지, 이것이 내부 선발과정에서 가장 챌린지 한 경우이 며, 바로 HR담당자의 데이터 분석에 대한 혜안이 가장 필요한 때이 기도 하다. S社도, 한 후보자의 경우 그를 강력히 추천한 상사의 기대치에 비해 평가센터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경우가 있었다. 이때 어느 한쪽의 평가가 더 옳은지를 논쟁할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데이터라도 그것이 Fact임을 인지하고 통합적 해석을 통하여 후보자 선발 결정을 해야 함을 배울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다.

평가센터의 점수는 낮지만 자신의 상사가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스폰서쉽을 발휘해 주고 있는 경우라면, 이 후보자는 거의 이기는 게임에 투입되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후보자의 개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인물은 후보자 자신도 사장님도 아닌, 바로 직속 상사이기 때문이다. 좀 더 세밀하게 들어가서 평가센터에서 측정된 역량 중 낮은 점수로 나온 역량이 교육을 통해 개선 가능한 trainable 역량이라면 이 후보자가 선택될 가능성도 더 커진다. 더구나, 아직은 보직을 받아야 할 때가 아니어서 이 gap을 메울 시간이 있고 잘 준비된 1년간의 Learning Journey까 준비되어 있다면, 우리는 이 후보자에 대해서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비록 평가센 터의 결과는 낮았으나 이 후보자가 차기 Highpo Talent로 선택될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다양한 데이터와 관점과 잠재력과 시기성이 모두 고려되어 판단의 근거로 제시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우리는 인간의 편견이 개입되지 않은 하나의 툴이 명확한 판단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HR이나 리더의 견해도 중요하지만 인간 이기에 편견이 개입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결정하는 모든 ‘선발/채용’의 판단은 단 한 번도 단 하나의 툴이 전체를 대신한 적이 없다. 즉, 적절한 툴을 활용해서 이를 분석하고 결론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HR담당자가 갖춰야 할 스킬이다.

위의 S社의 사례에서와 같이 선발과 개발은 Talent Management 라는 하나의 선상에서 서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일반 기업에서 흔히 말하는 HRM과 HRD처럼 서로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개발 계획과 선발 결정은 당락의 결정을 뒤집을 정도의 영향을 주고 있다. 이렇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선발(Selection)과 개발 (Development)이지만 이 둘의 중요도는 같지만은 않다. 리더십 평가 전문기관인 DDI社의 Point of Veiw에 의하면 조직에서 10만큼의 재화가 있다면 7을 선발에 쓰라는 말을 한다. 즉, 제대로 된 선발은 개발을 이긴다는 것이다.

혹시 지금 이 시각에도 새로운 연간 교육 계획 수립을 위해 동분서 주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한 발짝 뒤로 물러서 멀리 내다보고 생각해 보길 바란다. 우리 조직에서는 과연 올바른 외부/내부 선발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저작권자 © 월간 인재경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