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 HSG 휴먼솔루션그룹 전문연구원
신입사원이 자신의 업무 관련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정리하던 것을 간단한 코딩 작업을 통해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둘째, 팀 회의를 잡을 때마다 팀원들 일정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은데 온라인으로 팀원 일정을 공유하면 회의 어랜지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자, 팀장인 당신의 결정은?
‘나 때는 어떤 업무가 주어지던 묵묵히 했는데 요즘 애들은 일을 가려서 하려는 것 같아. 신입사원이면 그에 걸맞게 겸손한 마인드로 일을 대해야 하는데, 본인이 잘났다 이거지. 이전 선배들은 바보라서 그렇게 일했겠나. 아무튼 뺀질이들이라니까.’
혹시 이런 생각을 했다면 불행히도 당신은 앞으로 마음고생이 끊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컬어 ‘요즘 애들’이라고 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이미 많은 조직에서 50%를 넘나들고 있으며 2025년이면 전세계 노동력의 75%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내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지혜로운 대처법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할 지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먼저, 신입사원의 앞선 두 가지 제안을 ‘있는 그대로’ 해석해 보자. 왜 그는 주어진 방식대로 업무를 하지 않고 굳이 시키지도 않은 코딩 작업을 시도해 보겠다고 하는 걸까? 왜 다른 팀원들이 싫어할 지도 모를 새로운 공유 시스템을 쓰자고 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교육 학자인 마크 프렌스키(Marc Prensky)가 처음 사용한 용어인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은 디지털 언어와 장비를 마치 특정 언어의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의 대중화와 1990년대 휴대전화 및 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이뤄진 디지털 혁명기. 그 한복판에서 성장기를 보낸 세대, 바 로 밀레니얼 세대를 지칭한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디지털 이주민(Digital Immigrants)’이 있다. 후천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적응해 간 기성세대를 일컫는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디지털 신기술에 대해 디지털 원주민과 이주민의 반응은 다를 수밖에 없다. 디지털 원주민에게는 공기와도 같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반면, 디지털 이주민에게는 매번 스트레스를 받으며 학습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