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현 포스코 기업시민실 그룹장

젊은 세대들 사이에 구글 같은 정보통신기업으로부터 채용 인터뷰 참여를 제안하는 메일을 받았다는 입소문이 나기도 한다. 구글의 유별난 채용 방식이라 생각하지만, 상당수 미국 기업은 채용팀이 먼저 메일을 보내어 면접을 요청한다. 남의 나라 얘기로 생각했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직원 모집이나 화상면접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우리 기업들의 최근 채용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하지만 70여 년 이상 유지해 오던 공채 방식도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청년들이 공채 시험에 매달리는 사회현상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 있다. 본고에서는 최근 우리 기업의 채용 방식의 트렌드와 변화동인, 개선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기업의 채용절차에 대한 법제화로 성별, 학교, 지역 등 차별적 내용을 서류에 기입하도록 요구하지 않게 됐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베이비붐 세대의 숙련된 직원들이 퇴직하기 시작했고, 젊은 세대 인구 감소로 장기적인 인력 부족 현상이 예상된다. 지금은 청년 취업이 사회적 문제로 얘기되지만, 앞으로 젊은 인재가 부족하여 기업마다 인재 모시기 경쟁을 할 수도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으로 세대 간인식 차이가 뚜렷해지고, 새로운 세대에 적합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확산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소위 워라밸 문화는 근무환경과 복리후생 등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을 바꿨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리크루팅이 확산하고, AI 면접관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채용 환경 변화동인들은 한국 기업 채용관행 형성의 문화적 배경을 고려할 때 채용문화 혁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기업들은 공채 관행에서 벗어나 수시 채용 방식의 체계적 도입을 준비해야 한다. 전문 직무 중심의 채용 트렌드뿐만 아니라 장기적 응시자 인력 규모가 감소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당장 공채를 폐지하고 직무별 수시 채용으로 대체하기 쉽지 않다. 우선 연구개발, 정보통신기술 분야 등 기술 전문성을 갖춘 분야부터 경력과 전문 인력 중심의 수시 채용 방식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이에 반해 전사적 조직 역량이 중요한 기획지원, 생산, 영업 등 사업 분야는 기존 채용 방식을 일정기간 유지해 볼 수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의 300인 이상 매출 500대 기업의 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으로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이해(65.1%)’와 ‘전공역량 함양(40.5%)’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대졸 신입 수시채용 비중이 증가할 것(50.8%)’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이 전문 직무 분야에 수시채용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수요에 맞추어 수시채용 방식을 운영하려면 우선 ‘직무별 채용 방식’을 선행해야 한다. 공채의 경우 지원분야를 선택하더라도 차후 배치 과정에서 조정하는 경우가 많아 직무 중심 채용이 무색해지곤 한다. 반면 지원분야와 배치부서를 지원 단계부터 확정한다면 직무 전문성을 고려하여 선발 방식을 구성할 수 있다. 물론 전문 엔지니어,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개발 등 신입사원 시기부터 전문성 발휘가 가능한 분야는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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