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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화려한 귀환권영설의 창조경영
권영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 2020년 04월호, 제182호 | 승인 2020.03.25 14:50

1등이 늘 그렇듯 MS는 질시를 많이 받았다. 윈도우 시리즈 운영체제(OS) 성공에 힘입어 1998년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이 됐지만, 각국 경쟁당국은 MS의 시장독점적 행위를 찾으려 혈안이 돼 있었다. 21세기 들어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으로 승승장구하고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이 약진하면서 MS의 시절은 끝난 것으로 보였다.

그랬던 MS가 2018년 12월 나스닥 시가총액 1위로 화려하게 귀환 했다. 이후 애플과 엎치락뒤치락 1위를 다투고 있지만, 시총 1조달러 이상의 빅4(아마존, 구글 포함) 가운데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호사가들은 MS를 디지털전환(DT: digital transformaion)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는다. 특히 클라우드 기업으로 변신한 것에서 성공 비결을 찾는다.

그 가운데 눈여겨볼 것은 MS가 깃허브(GitHub)를 인수한 ‘사건’이다. 2018년 6월 당시 인수금액은 75억달러나 된다. 깃허브는 오픈 소스 기반의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이다. 2800만명 이상의 개발자가 8000개 넘는 소스코드 저장소를 운영하며 협업하는 거대한 ‘열린 공간’이다. 자유, 개방, 혁신을 모토로 누군가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올리면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이 그 소프트웨어를 응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 또 업그레이드한 것을 남기는 방식이었다.

이것이 왜 의미 있는 사건인가 하면 MS야말로 OS를 ‘독점’하고 시장을 ‘장악’하려던 폐쇄형 회사였기 때문이다. 그런 회사가 깃허브를 인수하자 시장의 첫 반응은 싸늘했다. “잘나가는 경쟁자를 사서 죽여버리는 것 아니냐”는 논평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MS의 깃허브 인수는 ‘신의 한 수’였다. PC 시대의 강자가 모바일 신흥 세력에 밀리며 주목한 것은 오픈 플랫폼, 협업 그리고 개발자들의 참여 같은 새로운 가치였다. 회사 차원의 시각으로 보면 ‘우리’가 가진 자원만으로 개발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오히려 세상 ‘모든 사람’에게 문을 열어두면 비교도 할 수 없는 새로운 가치가 폭발적으로 창출될 수 있음을 MS는 보여줬다. 깃허브 인수로 MS의 기업 문화도 달라졌다. 천재가 회사를 이끈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협업과 팀워크를 존중하는 조직으로 바뀌었다. 윈도와 오피스 제품도 구매가 아니라 구독으로 전환했다. 20세기 기업이 21세기 기업으로 완전히 환골탈태한 것이다.

한국형 ‘산업AI 깃허브’ 만들어야

MS와 깃허브에 주목하는 이유는 좀체 진척되지 않는 국내 인공지 능(AI) 산업이 극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이 여기에 숨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각국이 벌이는 ‘AI 퍼스트’ 경쟁에서 우리는 특히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는 인재가 너무 부족해 밀리고 있다.

최근 국내 한 대기업에서 자사 AI 알고리즘을 짤 30대 인재를 스카 우트하려다 연봉을 50만달러 넘게 불러 포기한 적이 있다. 이게 시장이다. 뛰어난 천재를 구할 수 없을 때 회사 내부 역량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다행히 한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경쟁력을 여전히 자랑하고 있다. 한국의 산업 노하우를 AI로 개발해낼 알고리즘 허브를 지금 만들어야 한다. 다른 산업이나 기업에서 시험해 본 알고리즘을 가져다 쓰고, 빌려 쓰고, 그 응용 과정을 남기는 가운데 우리 알고리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한국의 이공계 두뇌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이 형성돼야 우리의 산업 경쟁력도 권토중래할 수 있을 것이다.

권영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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