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기자의 일상다반사
Episode 17.
나는 온라인 게임에 흥미가 없다. 단계를 높여가다 보면 어렵기도 하고, 하나에 오래도록 집중하는 끈기도 없는 덕분(?)이다. 보통 남자들은 다 게임을 좋아한다는데 내 주변 지인 중에는 신기하게도 게임에 빠져 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그래서인지 끼니를 거르고,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게임에 푹 빠진 사람들을 보면 신기방기하다. 처음부터 게임을 사랑한 걸까, 아니면 그렇게 빠지도록 무언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까.
하루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4인 가족이 내 옆자리로 들어왔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와 이제 막 걸음을 뗀 여자아이가 엄마의 도움을 받아 나란히 앉았다. 익숙하다는 듯 남자 아이는 엄마에게 휴대폰을 받아서는 주변에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무언가에 집중했다. 조금 기다리니 아빠 휴대폰은 여자아이 차지가 되었다. 엄마가 떠먹여주는 밥을 입에 넣고 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작은 화면에 집중하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뭔가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와 친구가 식당을 먼저 나서는 시간까지도 남자아이는 열심히 뭔가를 눌러가며 웃고 찡그리기를 반복했다.
“야, 아까 그 꼬맹이들 계속 그렇게 휴대폰만 봐도 괜찮나 몰라. 어른들이야 편하고 좋겠지만 애들한테 너무 해로울 것 같은데.” “뭐냐 꼰대냐 너? 우리 때도 팩게임, TV 예능에 미쳐있었잖아. 요즘 서너 살 애들도 지들이 찾아서 유튜브 보는 시대야. 그리고 부모가 다 알아서 적당히 보게 하겠지. 참 걱정도 팔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