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을 변화시켜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그 변화는 참으로 쉽지가 않다. 만약에 행동을 변화시키는 일들이 마치 우리가 숨을 쉬듯이 쉬웠다면, 이 지구상에는 전쟁, 테러, 범죄 등은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변화해야 살아남는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는 것은 쉽지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창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매우 간단하게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말하는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보통 말을 할 때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더 그렇다. 뇌에서 반응하는 대로 흔히 독설이라고 표현하는 방식이다. 말도 폭력이 될 수 있듯이 이는 굉장히 위험하다. 비즈니스 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말 한마디로 회사의 운명이 좌우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말하는 논리와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행동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방송인 노홍철의 경우를 보면 확연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사람의 에너지 넘치는 언변을 듣고 있으면 평소 행동이 어떨지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도 애플의 신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기계에 영혼을 불어넣듯이 발표를 하곤 했다. 이는 애플의 성공신화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해 오고 있다. 그의 발표 장면을 보면 말의 힘이 그의 제스처나 시선처리 등 행동의 자신감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대부분의 경우 말이 곧 행동으로 직결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말해야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며, 나아가 행동의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에도 스텝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에 MBC TV에서 ‘Dancing with the Stars'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 있었다. 스타와 춤을 잘 추는 전문가가 조를 짜서 경연하는 방식이었다. 춤에 초보인 스타들이 처음 춤을 배울 때 무엇을 먼저 하는가를 떠올려 보자. 춤에 기본인 스텝을 먼저 배우게 된다. 그런 이후에 표정과 세밀한 동작 등을 익힌다. 스텝을 익히기 전까지 초보자인 스타들의 몸은 대부분 뻣뻣하다. 왜냐하면 그 스텝, 움직임, 즉 순서를 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온통 신경이 순서를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몸이 경직되어 있다. 어느 정도 순서를 익혀서 발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지면 몸이 부드러워지고 표정도 자연스러워진다. 따라서 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의 움직임이다. 이것이 춤의 기본이다. 춤은 발동작의 움직임으로 종류를 알 수 있다. 발동작, 즉 스텝을 먼저 익히지 않으면 춤을 배울 수 없다. 또 다른 예를 보자. 지난해 MBC TV 일밤의 ‘신입사원’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를 공개모집하였다. 이 여파로 한국경제신문도 ‘나는 기자다’ 라는 공개채용을 진행하기도 했었으며, 유사한 공개채용 및 오디션 프로그램이 줄을 이었다. 유사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그렇듯이 이 프로그램의 첫 관문 역시 응모자의 기본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 원고를 읽는 것과 1분 스피치하는 것을 테스트하였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주어진 원고는 잘 읽었지만 주어진 주제에 대한 1분 스피치는 잘 하지 못했다. 어느 선배 아나운서가 평가하길 “후보자들의 순발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한 순발력이란 무엇일까? 사전적인 의미는 ‘순간적으로 판단하여 말하거나 행동하는 능력’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판단력이다. 그렇다면 갑자기 주어진 주제에 대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때 체계적인 전개력이 필요하다. 말의 움직임, 말의 순서, 즉 말의 스텝이다. 말을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어떻게 이야기하고, 그다음 단계에서는 어떻게 전개해 나가고, 마지막은 어떻게 마무리한다는 것이 말의 전개, 흐름 또는 움직임이다. 국민체조를 배울 때에 부분 동작들을 먼저 익히고 그 다음에이어서 전체 동작을 배운다. 그래야만 동작이 정확해지고 빠른시간 안에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말에서 하나하나의 구분은 스텝이다. ‘말의 스텝’을 익히면 말을 잘하게 된다.

말하기에서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프로세스다. 지난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을 보자. 선정된 이유야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을 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김연아와 나승연 대변인의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짜여진 틀과 대본이 물론 있었겠지만, 그들의 공식ㆍ비공식 기자회견 당시 평창개최의 당위성을 조리 있고 명확하게 밝혀 큰 점수를 얻었다고 한다. 이 프로세스는 결코 단 시간에 늘 수 없는 테크닉일 것이다. 수다스러워야 한다. 친구와 시간 때우기 수다가 아닌, 업무적으로 수다스러워야 자연스럽게 체계적인 프로세스에 익숙해진다. 다른 사람앞에서 건설적으로 수다스러운 것을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 한국사회는 나서서 말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부끄러워 말고 말을 해야 한다. 단, 스텝을 밟으며 말하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이처럼 말의 스텝과 프로세스를 익히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본인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으며, 말의 정화는 곧 행동의 정화로 이어진다.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내 행동의 전체로 보여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 유쾌하고 건설적인 말하기 스텝과 프로세스를 생활화하고 연습하면 행동에도 자신감이 묻어나올 것이다. 행동의 변화는 큰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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