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더십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두 가지 동인을 찾는다면 한 가지는 ‘90년대생의 등장’이고 또 한 가지는 ‘코로나19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90년대생이 온다”라는 키워드로 유행된 신세대의 등장은 최근 1~2년 동안 리더십에 있어서 가장 큰 화두였다. 새로운 가치로 무장한 신세대가 등장함에 따라 기업들은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에 대해 크게 자각하게 되었다. 필자가 보기에 90년생의 등장에 따른 리더십의 위기는 ‘가치의 충돌’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즉, 기존 리더에게 익숙한 폐쇄, 상명하달, 명령, 권위 등 구가치와 신세대에게 익숙한 개방, 투명, 피드백, 수평 등 신가치의 충돌이 그 핵심이다.
신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나면서부터 개방, 투명, 자유로운 의견개진 등에 익숙하다. 여기에 더하여 청탁금지법, 미투 방지법, 괴롭힘 방지법, 52시간 근로제 등 법규의 변화는 이들의 가치를 더욱 강화시켰다. 사실 이러한 새로운 가치는 70년대생, 80년대생도 간직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환경의 변화는 과거 구성원들 안에 숨겨진 가치까지 자극했다. 이에 90년대생뿐 아니라 많은 직원이 조직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요구가 점점 커지자 기업에서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가치를 수용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이 와중에 고통스러운 대상이 나타나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닌 ‘리더들’이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매우 당황스러운 충돌이다. 기존 리더들이 경험해왔던 문화는 대개 수직, 열정, 성실, 근면 등의 구가치에 기반한 문화였다. 이들의 관점에서 “왜 이 일을 해야 돼요?”, “꼭 이때까지 이 일을 해야 해요?”, “왜 우리의 의견을 묻지 않아요?”라는 질문들은 매우 듣기 불편한 질문일 수밖에 없다. 이 에 많은 리더는 꼰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전통적인 가치의 리더들은 이 꼰대 리더십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쳐왔다. 새로운 가치를 이해하려 하고 자신의 행동도 바꾸어 보려 노력해왔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 과정 중 코로나 이슈가 터졌다. 사실 코로나 이슈는 겉으로 보기에는 90년대생과의 갈등이슈를 덮어버린 듯했다. 그러나 막상 내부로 들어가면 그것이 아니었다. 코로나는 그렇지 않아도 힘든 리더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었다. 필자의 진단에 의하면 90년대생의 등장은 전통리더들에게 있어 ‘가치의 충돌’을 가져왔다면, 코로나의 등장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식의 한계’를 가져왔다. 그래도 코로나 이전에는 리더들이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았다. 가치의 충돌은 명확했지만 많은 기업에서의 업무방식은 과거와 유사하게 오프라인 중심이었다. 여전히 리더들의 눈 안에 구성원들이 들어왔다. 각종 오프라인 회의와 보고의 형태를 통해 직원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다. 또한 회식이나 체육 행사 등의 방식을 통해 팀빌딩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근무시간의 변화가 이러한 방식에 큰 펀치를 날렸다면 코로나는 또 한 번의큰 펀치를 날리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