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기자의 일상다반사
Episode 19.
평소 집돌이, 집순이와 ‘이불 안전주의’를 외치던 사람들마저도 요 몇 달을 지내면서 몸이 근질근질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외출도 부담스럽고 더군다나 사람이 붐비는 실내에서의 활동을 꺼리는 상황에서 나름의 해결책은 ‘사람이 덜 붐비는 야외’가 되는 모양새다. 특히나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현 시점에서 안전하고 경제적인 휴가를 보내는 방법으로 ‘캠핑’이 대세가 된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싶다.
공중파 방송은 뉴스나 가끔 틀까 말까, 이제 TV도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풀가동 중이다. 내가 요즘 멍하니 틀어놓는 유튜브 채널은 주로 ‘솔로캠핑, 가족캠핑, 감성캠핑’ 등 야외로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어찌나 잘 먹고 잘 놀고 잘 쉬는지, 야외로 떠난 사람들 저마다의 컨셉으로 내게 대리 만족을 주고 있다. 여자 혼자 텐트 치고 거창하게 안주 한 상 차려놓고는 거침없이 소주 원샷을 이어가는가 하면, 단출한 캠핑용 조리도구로 일류 레스토랑 요리를 선보이는 남자, 아기자기한 소품과 예쁜 조명으로 꾸민 텐트를 자랑하는 사람, 다양한 캠핑장비를 요리조리 소개하는 사람 등 모습도 재미도 각양각색이다. 일찍이 캠핑 바람이 불긴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캠린이(캠핑+어린이, 캠핑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말) 폭증 수준으로 치닫는 느낌이랄까. 유튜브 채널수만 봐도 캠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계속 방송을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캠핑용품을 찾아보게 되었다. 어설프게 사면 나중에 이중으로 돈 나간다고들 해서 제대로 갖추자 생각하니까 최소 2~300만원이다. 텐트, 접이식 테이블 등 인기 있는 제품은 서너 달 예약대기를 각오해야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