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호 우아한형제들 인사지원실 인사협력팀장

일부 기업의 특별한 복지혜택처럼 느껴지던 재택근무가 이제는 일상이 되고 있다. 아마도 많은 기업이 충분한 여유 없이 성큼 다가온이 뉴노멀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안착시킬까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2월 말부터 재택근무를 시행한 우아한형제들도 지금까지 이런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팬데믹 이전부터 감기, 독감 등 특정한 상황에서는 재택근무를 하도록 지침을 마련해 두고 있어서 재택근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으나, 전사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사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사실 재택근무의 업무 효과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연구가 이루어졌다. 재택근무라는 것이 처음 제안되었던 1969년부터 도미네틱스(Dominetics), 텔레커뮤팅(Telecommuting) 등으로 불리며 연구가 진행되었고, 1990년에 미국 정부가 연방 공무원 2,0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를 통해 업무 성과 및 효과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근무형태의 하나인 재택근무는 각 기업의 문화나 산업, 직무 등에 따라 그 효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전 연구는 참고자료일 뿐 각 기업환경에서 성과 측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니콜라스 블룸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가 지난 2010~2011년, 중국의 한 콜센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재택근무 효과에 대한 연구를 보면 오히려 실적이 개선되고 퇴직률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있는 반면, 고(故) 스티브 잡스는 “이메일과 인터넷 채팅만으로 아이디어를 발할 수도 있다는 건 미친 소리다.”라고 한 적도 있다.

때문에 우아한형제들이 전사 재택근무 시행과 함께 가장 먼저 한것은 각종 업무 관련 지표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전사적인 재택근 무가 우리 회사의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일상적인 업무들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회사 내 업무 시스템 내 각종 지표를 재택근무 이전과 비교했다. 시스템상에서 대부분의 업무가 진행되는 IT기업 특성상 업무 시스템에 새로 등록되는 업무, 업무 진행 및 완료 상황, 그리고 이메일 수/발신 기록, 사내 메신저 이용률 등을 비교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 회사에서는 재택근무가 일상적인 업무에 주는 영향은 극히 적으며, 재택근무 이전과 비슷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회사의 일이라는 것이 모두 일상적인 업무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즉, 긴박하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업무나, 창의성을 요하는 업무들을 어떻게 재택근무로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 더해, 재택근무 환경에서도 어떻게 하면 사무실에서와 같이 충분한 소통을 할 수 있을까도 중요한 고민거리였다. 숙고 끝에 우아한형제들은 재택근무로도 충분히 많은 것들을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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