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름없는 마스크와 함께하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 깜깜이 환자가 많다는 기사가 아침부터 우울하게 다가온다. 회사에서 받은 마스크로 단단히 중무장하고 출근하니 조직별로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권장한다는 메시지가 떠 있다. 턱스크에 코스크가 빈번한 대중교통을 피할 수 있겠구나! 반가우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연초에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할 때는 가족돌봄 재택근무 중심으로 운영되어, 재택근무를 조직단위로 사용해 본 적은 없는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해졌다. 그때 마침 HR로부터 반가운 정보가 도착했다. 재택근무 관련 지침, 시행 Guide, 그리고 기존에 일부 팀을 대상으로 한 Pilot 내용, 마지막으로 팀 자체적으로 재택근무를 준비해 볼 수 있는 Workshop Template가 도착한 것이다. 내용이 조금 많긴 한데,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따라하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우선 다른 팀에서는 어떻게 했는지 보면서 힌트를 얻어볼까!

정리된 내용을 보니 어느 정도 감이 오는 것 같았다. 우선 업무관리 차원에서 팀의 업무를 전반적으로 리뷰하고,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Performance Goal과 핵심업무가 무엇인지 팀원들이 모두 공감하는 것이 필요했다. 또한 재택근무에서 불가능한 업무가 무엇인지, 그 업무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대안도 있어야 했다. 그리고 팀원 간의 신뢰 차원에서 재택근무 Ground Rule을 모두가 함께 정하고 실행해야, 서로 눈치게임 할 필요 없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장비! 회사 시스템을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각종 시스템 사용을 신청하고, 집에서 사용할 PC도 확보하고, 모두가 함께 사용할 협업 툴이 있다면 그 사용법도 알아놓아야 했다. 이걸 오늘 하루 만에 다해서 내일부터는 재택에 들어가야 한다. 정말 다할 수 있을까?

마침 팀장님께서 전체 팀 회의를 제안하셨다. 당일 오후에 재택 근무 Guide에 따라 컴팩트하고 빠르게 회의를 진행했고, 생각했던 모든 요소를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었다. 회의에서 논의된 ①어떤 상황에서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업무 요소와 ②제약 사항에 대한 대응, ③합의된 Ground Rule과 ④팀원별 재택근무 일정은 모두에게 이메일로 공유되었다. 이제 각자 장비와 시스템만 갖춰서 재택근무에 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회사에서 대여해 준 노트북에 WVD(Windows Virtual Desktop) Program을 설치하고, MS TEAMS까지 설치 및 테스트를 마친 후, 재택근무에 꼭 필요한 각종 자료를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부터는 지금까지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근무하게 되는 것이다.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