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남 인사전문 칼럼니스트

2019년 말 세계보건기구가 새로운 감염병 발생 사실을 공식 확인한 이후 벌써 열 달이 지났다. 9월 18일 기준 전 세계의 누적 확진자는 3천만명 이상, 사망자는 94만명이 넘는다. 우리나라의 확진자, 사망자 수도 각각 22,783명과 377명을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 초반 많은 사람들이 ‘V’자형 또는 ‘U’자형 회복에 희망을 걸었지만, 점차 위기의 장기화 쪽으로 시각이 옮겨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 근무 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업들의 능력이 더없이 중요해졌다. 과거 재택근무는 선택의 문제였다. 하지만 비대면 근무가 필수가 된 지금은 ‘어떤’ 재택근무를 하느냐가 초점이 되었다. 새로운 근무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운영 방식을 거기에 맞게 바꾸는 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임시방편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코로나 19가 종식되기만을 기다리는 기업들도 있다.

재택근무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에 대해 많은 조사가 이뤄졌다.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많고 최소한 떨어지지 않았다는 내용들이다. 관리자들은 소통과 업무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직원들은 업무 집중도 제고, 시간 낭비 감소, 출퇴근 시간 절약 등으로 생산성이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9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69개 기업 응답) 88.4%가 사무직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고 그중 대부분이 생산성에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에 앞서 8월 머서(Mercer)가 전 세계 8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94%가 재택근무 이후 회사의 생산성이 코로나19 대유행 전과 같거나(67%) 오히려 더 높아졌다(27%)고 답했다.

하지만, 비대면 근무방식은 여러가지 도전도 가져다준다. 첫째, 직원들의 유대감 및 친밀도를 낮출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 재택근무가 기대만큼 빠르게 전파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팀빌딩과 협업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둘째, 고립된 환경하에서 근무함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 일과 휴식의 경계 모호, 소통의 부담 증대 등 소프트한 측면의 문제들도 여전히 많다. 셋째, 기존에 대면 방식으로 업무를 지시, 코칭, 평가하던 중간 관리자들의 부담 증가와 적응의 문제도 중요하다. 넷째, 직원들이 모여서 상시 소통하며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프로젝트 성격의 업무를 비대면으로 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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